아이를 대학에 보내 본 엄마의 조언
2012-11-26 12:19:06최종 업데이트 : 2012-11-26 12:19:0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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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난 지금 고3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피말리는 대입시철이다. 내년 2월까지 수험생이 있는 가족 모두에게는 비상계엄상태라고나 할까.
아이가 대입시에서 떨어져 삼수까지 하는것을 지켜본 부모로써 입시철만 되면 이것저것 생각나는게 참 많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로 서울에 있는 이름있는 대학에 보내려는 욕심에서 그랬을 것이다. 입시를 치르는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적어본다. 벌써 몇 년전의 일이다. 아이 나름으로 노력을 했지만 부모의 마음이나 조급함, 혹은 기대 또한 크니 숨이 가쁠 지경이었다. 아침 잠자리에서 깨어나 피곤한 아이에게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고 첫 번째 수능 시험을 보고 점수를 받았을 때 아이는 절망하고 부모는 마음으로 울었지만 겉으로는 아이를 격려하였다. 그것이 첫 번째 시련이자 재수의 시작이었다. 재수를 하고 다시 수능 고사를 보고 점수를 받았을 때 그 점수를 가지고는 역시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갈수 없음을 알았을때 그 불운한 시험 운에 또다시 가슴을 쳤지만 아이를 야단칠 수는 없었다. 아이가 열심히 애를 쓰는 모습을 우리는 늘 지켜보고 있었기에 상처를 입을 말 한 마디를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재수가 끝난 뒤 우리 가족은 전체회의를 거쳐 아이의 삼수를 결정했다. 물론 아이의 의사가 90%이상 반영된 결정이었다. 삼수를 하는 동안 우리 내외는 아이가 공부 스타일에 맞는다는 학원까지 왕복 두 시간 거리를 마다 않고 태우고 다녔다. 돈 받고 하는 일이라면 벌써 포기하고 말았을 일이었다. ![]() 아이를 대학에 보내 본 엄마의 조언_1 그렇게 자식 부모간에 애를 쓰고 세 번째 수능시험을 치뤘을 때, 아이의 점수는 보통 수준보다는 약간 더 잘 나왔다. 그 점수를 가지고 대학에 원서를 쓸 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릴것인지, 아니면 4수를 할수 없으니 안정지원을 할 것인지. 그러나 아이는 그도 저도 아닌, 갈등 끝에 좋은 대학 혹은 유명한 대학을 지원한게 아니라 장래가 유망해 보이는 모 대학에 입학했다. 더 좋은 대학에 욕심 삼아 넣을 수도 있었지만 아이는 미래에 유망한 직업을 선택할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그곳에 갔다. 그렇게 아이가 지금 휴학을 하고 군대에 간지 1년이 되었다. 입학 당시에 남들보다 3년이 늦었으니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들어간 아이들과 세대차이도 느꼈겠지만 나름대로 잘 적응했다. 미팅은 제녀석보다 선배인 3학년들과 했다나... 입학후 첫 학기에는 그래도 학과에서 제일 좋은 성적을 받아 장학금도 받았다며 좋아라 했다. 나중에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를 보면서 처음 수능시험 성적을 받아들고 엉엉 울었던 모습이 떠올라'그래도 잘 버텨주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입시를 치루는 모든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조언을 드리자면 수능시험 성적이 그 학생의 모든 능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학창시철 어느 철학 교수님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만일 장자(莊子)가 수능시험 문제를 낸다면, 60만명 모두가 일등 하는 문제를 낼 거라고. 공부는 못해도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으며, 그림은 못 그려도 운동은 잘 할 수 있고, 다른 능력은 없어도 인간성 하나는 끝내줄 수 있다. 그런데도 수능 점수 하나로 모두를 일렬로 세우니 그것이 전적으로 옳은게 아니고 내 아이가 부족하거나 모자란게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자. 명문 대학에만 지원하려고 할게 아니다. 점수에 맞춰 학교와 학과를 선택할것도 아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하는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일이라고 본다. 지금 잘 나가는 학과보다는 앞으로 어떤 학과가 잘 나갈지를 신중하게 생각해서 선택하는것. 그리고 이 시간동안 아이들이 기댈 곳은 부모의 가슴 뿐이다. 점수에 울고 웃겠지만 부모님들은 냉정심을 잃지 말고 아이의 통곡의 벽이 되어주기도 하고, 아이의 바다가 되어 주기도 하자. 인생은 대학에서만 끝나는게 아니니까.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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