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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앞서 별거에 들어간 친구
어느 가정이나 서로 이해하고 보듬고 잘 살았으면
2012-12-01 15:26:43최종 업데이트 : 2012-12-01 15:26:43 작성자 : 시민기자   장영환

이혼 앞서  별거에 들어간 친구 _1
이혼 앞서 별거에 들어간 친구 _1

친구가 이혼을 할거라며 별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충격적이었다. 결혼식때 여러 친구들이 예식장에 몰려가 함께 축하해 주고, 집들이때 또 가서 한바탕 즐겁게 웃어주고, 돌잔치때 축하해 주고, 아파트를 장만했을때 또 가서 축하해 주었던 절친. 

이녀석이 이혼을 결심한 이유가 성격차이라고 했으나 참 속이 상했다. 여러 친구들뿐만 아니라 우리 부부와는 따로 만나 같이 밥도 먹고 여행도 다니면서 항상 서로를 위하며 지낸 사이였다. 
하지만 그 성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이들이 중학교에 다닐만큼 컸는데 이혼이라니. 아이들이 갖는 상실감은 얼마나 클까. '좀 참지 우라질 놈...'하는 마음에 내 마음이 더 속상했다.

소식을 들은 얼마전, 이 친구를 만나 소주잔을 기울였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참았던 속내를 털어놨다. 녀석은 내게 사춘기인 중학생 아이들이 더 걱정이라고 했다. 반항심이 커지고 툭하면 집에 안 들어오고, 학교에서 쌈박질도 한다며 우울함을 토로했다. 아이들이 아직은 착하지만 간혹 엄마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아파트 창밖에서 멍하니 먼 하늘을 쳐다볼때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괴로워했다. 

아이들을 볼때마다 괴롭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는 말 속에서 잘만 이해시키면 다시 서로간에 화해를 하고 합칠수도 있을것 같다는 희망의 싹이 보였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친구더러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다시 생각해보라고 일렀다. 다시 서로를 이해하고 합치는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준 것이다. 그래야 죄없는 아이들 상처가 더 커지지 않을것 아닌가. 

또한 부모야 욱 하는 마음에 서로 갈라서면 그만일수도 있고, 새 사람 만나서 잘 살수도 있다. 그러나 그 부모들의 이기심 때문에 아이들이 겪을 정신적 고통은 어쩔것인가 말이다. 내 말을 들은 친구도 다시 생각해 보고 아내를 한번 만나보겠다고 했다.
친구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합쳐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친구에게 진심으로 다시금 잘 생각해 보라는 말을 백번도 더 하고 부탁을 한뒤 집으로 돌아오면서 제과점에 들려 큰 케익을 하나 사고, 문화상품권 몇장을 준비했다. 딸 녀석 생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집에 와보니 아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딸내미 생일이라며 좋아하는 스파게티를 만들고, 핏자도 굽고 있었다. 치즈를 얹고 퐁듀도 만들고 과일도 깎았다.
다같이 앉아 저녁식사로 스파게티를 먹으며 가족간에 대화를 나눴다. 생일을 맞는 둘째는 요즘 같은 반 부반장 아이가 자꾸만 따라다닌다며 멋쩍게 웃었다. "니 얼굴에도 남자가 따라다녀?"라는 나의 농담에 아이가 샐쭉해진다.

아들놈은 노인병원에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8순의 할머니가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나오는 TV를 "할머니는 아들이 없나봐요?"라며 제법 철 든 소리를 했다. 대답하기 좀 난감하긴 했지만.
아내는 지금 다니는 회사가 사정이 너무나 어려워 곧 직장을 그만둬야 할지 모른다며 걱정을 했다. 아줌마 직원들부터 구조조정을 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내가 실직을 해도 좋다. 아이의 성적이 떨어져도 괜찮다. 나는 지금 우리 모두를 화목하게 해주는 가족들의 웃음이 더없이 고맙고 기쁘고 행복하다. 
돈으로 살수 없는 가족들간의 단란한 시간, 그리고 흉허물 없는 대화와 화목한 자리. 가족 아니면 느낄수 없는 안락함과 아늑한 보금자리다. 이보다 더 좋을수 없다. 

나도 한때 회사가 어려워 직장에서 나와야 할뻔 한적이 있으나 위기를 잘 넘겨 지금은 그저 버틸만 하다. 그 바탕은 남편과 아빠를 믿어주고 그 옆에서 견디며 용기를 준 가족 모두의 화목한 마음과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족은 산소같은 존재라고들 한다. 항상 가까이 있기에 그 절대적인 소중함을 모르는 산소. 그러나 그게 만약 없다면?  

물질의 풍요만이 참다운 행복의 기준은 아니리라.  재물이란 없다가도 있는 것이며 있다가도 없어지는 것이니. 오늘 나는 세상에서 가정의 행복만한 보약이 없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누구에게나 너무나 소중한 가족.  이혼하겠다는 내 친구 부부가 서로의 마음을 열고 다시금 좋은 마음으로 합치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리고 모든 가정이 항상 화목하게 사로 보듬고 이해하며 사랑으로 감싸 안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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