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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며 영원하지 않다
상추와 베이글 그리고 김우영주간님 부친상
2013-04-22 22:01:52최종 업데이트 : 2013-04-22 22:01: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텃밭을 만들어 가꾸는 일은 보통 정성으로 하기 어렵다고 한다. 남들이 하는 것은 쉽게 보여도 사실은 내가 하기는 또한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도 한데 5일장이 열리는 날 새로 장만한 씨앗을 앞 베란다에 뿌려 보았다. 그리고 하루 이틀 사흘 아무런 소식도 없어 시간이 흐를수록 실망감이 앞서기도 했다.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며 영원하지 않다_1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며 영원하지 않다_1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며 영원하지 않다_2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며 영원하지 않다_2

사흘만 지나도 싹이 보인다는 말은 내게는 적당하지 않나 보다 했더니 우리 집에는 정확히 씨앗을 뿌린지 일주일 만에 싹이 보였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깜짝 놀랐다. 아침햇살이 그렇게 싱그럽고 고마울 수 없었다.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하여 상추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퇴비를 흙과 섞어 정성스럽게 스프레이로 뿌려 주었는데 정말 기다림은 상추의 싹을 보게 만들긴 하였다.

가정에서도 손쉽게 텃밭을 만들어서 상추, 오이, 가지, 호박, 고추, 피망, 파프리카까지 씨앗이나 모종을 이용해서 가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시도하고 보니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제법 근사한 모종들도 사서 옆에다 놓고 몇 번 몇 장씩 뜯어 먹기도 했다.

신기함 그리고 할 수 있고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일주일 만에 생겨 버린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설렘과 행복감을 주기도 하지만 그 결과론을 생각하다보면 결코 만만찮기는 하다. 봄의 향연 벚꽃보다 더 만개한 내 입가에는 또 다른 즐거움으로 일상을 잡기도 하는데 나름 흉내를 내어 보는 것이 텃밭 가꾸기와 베이글 만들기이다.

베이글은 도넛 모양으로 생긴 빵 종류인데 원래는 유태인들이 만들어서 먹던 것이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만들고 보니 강력분 밀가루에 적은 양의 설탕과 소금 그리고 올리브유 또한 아주 소량이다.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며 영원하지 않다_3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며 영원하지 않다_3

이 또한 여러 번 시도 끝에 해보았는데 인터넷에 올라 와 있는 레시피들이 개인차가 현저하게 많이 나기 때문에 실제 자신이 참고로 하고 직접 체험하고 경험한 것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최상의 맛인 것 같다. 집에서 만든 빵이어서 그런지 식으면 굳어지고 또 오븐에서 나온 그 따뜻한 맛 때문에 굽게 되는 것 같다. 별로 손도 가지 않는다.

밀가루 큰 한 컵에 소금이고 설탕을 아주 조금만 넣고 올리브유도 마찬가지이고 마지막 밀가루를 빵처럼 부풀리게 만드는 드라이이스트를 넣고 잘 섞은 다음 반죽을 하게 되는데 오래 할수록 베이글이 쫀득거리면서 감칠맛이 더 나는 것 같다. 

베이글도 그렇고 상추 키우는 텃밭도 그렇고 성급하게 기다리면 그 만큼 실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일주일 만에 상추의 씨앗에서 싹이 보이고 두 갈래로 잎이 갈라져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믿고 기다림을 알게도 되었고 베이글 빵을 만들 때도 반죽하는 시간 그리고 오븐을 예열하여 적당한 온도를 만들기 위해 이십분이나 기다리는 그 시간까지도 모든 것이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 어떤 것이든 그저 되는 것은 절대로 없다. 
그런데 김우영 편집주간님의 아버님 부친상 소식을 21일 일요일 듣고 보니 그것은 기다릴 수가 없었다. 수원에서 아주 잘 만들어 놓은 연화장이 있다. 그곳에 진달래실로 향할 때는 가슴이 왜 그렇게 콩당콩당 하는지 살면서 마냥 기다릴 수 없기도 하지만 또 그렇다고 기다린다고 해결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쓸쓸함을 뒤로하고 딸이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발걸음을 생각하니 엄마의 역할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고 보니 바삐 나오는 발걸음 보여 준 것이 왜 그리 또 자신에게 밉고 싫었던지 벚꽃나무의 꽃잎이 지는 것도 갑자기 그렇게 서운해 보인다. 

고인의 명복을 빌기에는 김우영 편집주간님 모습이 너무나 초췌하여 또 한 번 새롭게 거듭난 모습의 상주의 모습을 기다리면서 이 봄이 제법 나에게는 초연해짐을 부인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해맑게 미소 짓고 시아버님과의 애틋함을 이야기 해주시는 사모님이 옆에 계셔서 조금 든든해졌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김우영 편집주간님의 그 빈자리를 그 아내가 지켜 주듯이 장례식을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을 찾으시길 상추가 잘 자라길 기다리는 것보다 베이글이 알맞게 잘 구워지는 그 기다림보다 더 애절하게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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