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김장철에 김장김치가 거의 떨어져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김치도 먹고 싶고 또 요즘 제철로 채소들이 즐비하긴 하다. 무자체에 수분으로 물을 따로 넣지 않았어요. 잘 다듬은 알타리무를 씻어 굵은 소금인 호렴을 뿌리고 절이는 동안 찹쌀을 물과 함께 잘 저어가면서 익히는데 익히고 나면 식힌 상태에서 카나리액젓과 마늘과 양파 넣고 갈은 것 그리고 생강가루, 고춧가루를 함께 버무려 놓는다. 그렇게 하면 고춧가루가 더 차분해지고 부드럽게 양념이 잘 베이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작년에 처음 담아 본 매실 엑기스까지 넣고 나면 최대한 양념을 이렇게 준비하는 동안 알타리무가 절이어져 있다. 깨끗이 헹궈낸 다음 소쿠리에 짠기를 빼고 나면 양념한 것들과 함께 버무리는데 이때 쪽파도 살짝 넣으면 된다. 시어머님께서는 생시에 "너무 많이 버무리면 어스러지고 채소들이 서로 서로 엉키어서 물도 많이 생기고 모양새도 없다"고 늘 말씀하셨기 때문에 항상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김치와 함께 어머님생각이 같이 물결을 타고 흐른다. 나도 언젠가는 시어머니도 되고 손녀도 보겠지 그러면 어머님이 내게 해 주신 것처럼 이렇게 김치도 담가서 나눠도 주고 해 질지 그것은 자신할 수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어머님께서 주신 그 맛을 기억하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 어머님의 살뜰함과 정성이 깃든 김치만큼은 오래도록 어머님과 함께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아무리 맛있게 한다고 해도 어머님이 해주신 그 맛은 이젠 찾아 볼 수도 없고 세월 속에 나도 내것화 된 김치맛만남아 있다는 것이 알타리무를 만들면서도 괜실히 서글퍼만 졌다. 그래도 잘 가르쳐 주셔서 '이것 해라, 저것 해라'가 아닌 손수 담아서 보내 주셔서 그 맛을 기억하기 때문에 지금의 알타리무 김치 잘 담는 내가 되어 있기 때문에 어찌 고인이 마냥 내 곁에서 떠나고 안 계신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웃에게 한 접시 담아 갔더니 맛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칭찬에 또 다른 이웃에게 한 접시 담아 갔더니 "우리 남편이 그 집 김치가 딱 맞는다고 하네 어떻게 담은거야?" 내가 담은 김치를 타인에게 칭찬도 듣고 레시피를 알려도 주다니. 가끔은 내 자신이 적응 안 될 때가 이런 경우 같아서 혼자 웃음도 나고 한다. 김장김치 먹기 그럴 때 알타리무 김치 한번 담아 보는 것도 좋겠다. 알타리무는 무크기가 작은 것이 단단하고 맛있는 것 같다. 먹기에도 좋고 무도 맵지 않기 때문에 더 입맛을 돋게 한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에 나의 김치 맛도 이젠 제대로 소생하는 것 같다. 좋은 기운이다. 분명히. 알타리무, 시어머님의 맛을 기억하다, 무는 맵지 않는 크기가 작은 것, 시민기자 김성희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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