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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간, 한낮에 즐기는 브런치 콘서트
경기도 문화의 전당 브런치 콘서트를 다녀와서
2014-05-16 11:11:36최종 업데이트 : 2014-05-16 11:11:36 작성자 : 시민기자   차미정
15일 오전 11시.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문화의 전당이 북적북적하다. 
5월 햇살에 어울릴만한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차려입고 삼삼오오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고 있다. "자기가 공연하는 사람같아..."하는 누군가의 큰 목소리에 일행 전체가 까르르 웃는다. 

말 그대로 기대에 찬 싱그러운 표정들! 삶의 소소한 행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 입장을 알리는 벨이 울린다. 
"브러치 콘서트 서정학의 오페라를 노래하는 남자 입장 시작하겠습니다." 
그렇다. 오늘 이 사람들은 경기도문화의전당 대표브랜드 공연 '2014 브런치콘서트 Memories"를 찾아온 관객들이다. 

최고의 시간, 한낮에 즐기는 브런치 콘서트_1
브런치 콘서트를 찾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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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간, 한낮에 즐기는 브런치 콘서트_2
오페라를 노래하는 남자 서정학

평일 오전시간. 단돈 2만원에 공연도 관람하고, 브런치(도시락+커피)도 먹을 수 있으니 인기가 많은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조기예매할인 제도를 통해 20%할인까지 받을 수 있으니 브런치 콘서트 매니아 모임이 있다는 말이 사실인 듯하다. 

로비는 입장을 서두르는 사람들로 잠시 더 북적인다. 
하나 둘 자리를 찾아 착석하고 오늘의 프로그램을 살핀다. 오늘 공연을 보여줄 바리톤 서정학. 
소프라노 홍혜경, 신영옥, 조수미에 이어 남자성악가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한 재원. 'TVN 오페라스타' 김창렬, 신해철, 임정희, 테이 등 유명 가수들의 '멘토'로 출연. 슬슬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다. 

조명이 꺼지고 반주자만 나와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다. 
'어? 아직 성악가는 안 나온 것 같은데...?' 의아해하는 순간. 무대 뒤에서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란 관객들...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첫 등장부터 신선하게 우리의 머리를 자극하는 서정학씨. 
오페라의 '희노애락'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시작한다. 
1.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나는 이 거리의 제일가는 이발사' 2. 베르디 오페라 '팔스타프' 중 '꿈인가 생시인가' 3. 비제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4.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평소 흘려듣던 오페라의 아리아들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있는지, 인간의 어떤 감정을 노래하고 있는지 해설도 빼 놓지 않는다. 친절한 공연이다. 

문득 우리나라의 클래식 음악계도 참 많이 바뀌었구나!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어릴 적만 해도 클래식은 어렵고 까다로운 '그들'만의 음악이었고,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냥 '당신들이 이해하면 듣고, 아니면 말라'는 식의 콧대 높은 음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음악가들은 대중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아마 오늘 같은 브런치 콘서트도 그런 흐름의 영향일 것이다. 

어느 새 1부 순서가 끝나고 2부는 좀 더 친숙한 곡들로 채워진다. 
5. 쇼팽의 '탄식' 6. '봄처녀' 7.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8. '고마워요' 9. '베싸메 무쵸' 10. 영화 '여인의 향기' OST 'Pur una cabeza' 11. 거쉰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 중 'I got plenty of nothing'

바리톤 서정학은 혼자서 거의 쉬지 않고 정규프로그램 11곡과 앵콜 2곡까지 총 13곡을 다양하게 소화해 낸다. 관객들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아침시간 최선을 다해 공연한 연주자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최고의 시간, 한낮에 즐기는 브런치 콘서트_3
공연 후 앞뜰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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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간, 한낮에 즐기는 브런치 콘서트_4
서두르자! 다음공연 "셰익스 피어 인 클래식"

"안양에서 서울도 아니고 궂이 수원까지 와서 공연을 봐야하나 했는데, 정말 좋다. 다음에 또 올까봐..." 옆좌석 일행들의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수원시민으로서 어깨가 으쓱 해 지는 순간이다. 
생각해 보니 나도 좋다는 공연을 보기위해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며 서울까지 얼마나 많이 원정을 갔던가! 그런 측면에서 브런치 콘서트는 산책하듯, 소풍가듯 수원에서 편안히 즐길 수 있는 품격 있는 공연이기에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브런치 콘서트는 7월 17일 목요일 오전 11시 '셰익스피어 인 클래식'이다. '세기의 문학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 보는 문학과 음악'이라고 하니 귀로 듣는 셰익스피어를 만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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