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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벼룩시장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씁시다
2014-10-21 11:06:16최종 업데이트 : 2014-10-21 11:06:16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우리 동네에는 일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아나바다 주민 벼룩시장'이 열린다. 얼마전 시간이 되어서 봉사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주민 벼룩시장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_1
주민벼룩시장에서물건을파는 어린이들

봉사자가 하는 일은 물건을 팔수 있는 부스를 설정해 주고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자전거등, 보행에 불편한 것들을 통제하고 행사가 끝나고 판매자와 구매자 행운권 행사를 돕는 일이다. 그다지 힘든 일도 아니고 행사가 끝나고 뒷처리나 의자 물품 옮기는 일 정도로 육체적 노동을 필요로 하는 것 외에는 중간 중간 벼룩시장을 돌며 실제로 구매도 할 수 있어 참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행사는 주민들을 위한 행사지만, 주로 초등학생들의 경제개념을 심어주기 위해 주변 초등학교 학생들의 판매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참여시킨다는 것이 다른 벼룩시장과 조금 다른 점이다. 고가의 물건은 없을뿐더러 모두 쓰던 물건이나 새것이지만,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내다 파는 장소이고 모두 동네 주민이라 말만 잘하면 거저도 얻을 수 있는 재미가 벼룩시장의 재미를 더해준다.

작년에는 먹거리 장터도 열렸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벼룩시장에 자신의 물품을 내다 팔아 번 돈보다 먹거리에 소비하는 돈이 더 커서 부모들의 권유로 올해는, 먹거리 행사는 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알뜰하게 자신의 물품을 아껴서 판돈으로 쏠쏠한 이익을 챙겼다고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이 경제관념을 확실하게 알아가고 '아나바다' 정신을 알게 되어 쓸데없이 새것을 사달라고 조르는 버릇이 없어지고 벼룩시장을 활용하여 평소 얻고 싶은 물건을 조달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고 좋아 하였다.

동네마다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작년부터 어떤 초등학생이, 스스로 네일아트 취미를 살려 어른들이나 친구들 네일아트를 해주고 용돈을 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취미를 활용해서 용돈을 벌고 앞으로의 진로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 듯 했다. 앞으로 커서 미용업에 종사하고 싶다고도 했다. 인기 만점이고 솜씨가 그럴듯했다. 나도 해보고 싶었으나 줄서서 기다려야 했으므로 포기했다.

주민 벼룩시장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_2
인기있는 네일아트코너

인기품목으로 조그마한 애완용 쥐는 500원이고 두 마리에 사료까지 1천원에 팔렸다. 아이들이 서로 사겠다고 아우성인데, 선착순 한명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선택받은 아이는 좋아서 환호성을 질러 주위를 즐겁게 했다.

주민 벼룩시장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_3
애완용쥐 판매

먹는장사가 없으니 급하게 주민이 팝콘을 튀겨 나와 한 봉지에 500원에 팔았다. 이것도 금방 다 팔려서 동이 났다. 
물건을 사든 안사든, 모두 한번씩은 벼룩시장을 둘러보며 주민들이 즐거워하였다. 어떤 주민은 자신도 평소 안 쓰는 물건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여기 와서 팔고 그 돈으로 자신이 필요한 물품을 교환하겠다고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요!"하며 늦게 안 것을 후회한다고, 다음번 주민 벼룩시장에는 꼭 참여해야겠노라 약속했다.
말이 봉사활동이지 내게도 유익하고 즐거운시간이었다.

오후 4시에는 행운권 추첨행사가 있었다. 주민들과 동네 어린이들의 아나바다 운동 참여를 위해 경품이 크지 않지만 후원을 받아 헬스 이용권이 주어졌다. 역시 행사의 백미는 경품권 추첨이 아닌가 싶다. 
모두들 오후 4시까지 기다려 행운권 추첨이 자신이 되기를 기다렸고, 판매자가 100명 정도 되었는데 판매자 중에서 1등 1명, 2등 1명, 3등 2명과 구매자 중에서도 차등을 두어 1등 2등 3등, 경품행사가 있었다. 
대부분 어린 친구들이 경품을 받았고 누구나 어린 학생들이 받으면 와, 하고 환호성과 박수를 쳐주는 모습이 훈훈했다. 경품이 너무 크지않고 '동네 헬스장 이용권'이라 적당하게 흥을 돋우면서 경품을 기대할 수 있고 여러 명에게 골고루 돌아가 내년에도 계속 주민 벼룩시장이 주민들의 행사로 자리 잡을 것 같다.

주민 벼룩시장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_4
즐거운 행운권 추첨시간

행사가 끝나고 행사장을 치울 때에도 동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쓰레기를 치우고 집으로 가져가는 모습이 이웃 간에 훈훈하고 따뜻한 정으로 느껴졌다. 덕분에 봉사자들도 큰 쓰레기만 치우면 되었고 힘들게 하는 사람도 없었고, 모두 이해와 배려 속에 주민행사를 마쳤던 것 같다.

내년 봄에 다시 8회 주민 벼룩시장이 열린다고 하니, 다음번에는 나도 봉사자가 아니라 판매자로 한번 나서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요즘 경제가 많이 어려워 소비를 너무 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부자들은 어느 정도 소비를 해주어야 두루두루 기업이 발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빠듯한 서민들의 생활이나 자라는 어린이들에게는, 지나친 소비를 억제하고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아나바다 운동만큼 경제적이고 바람직한 운동이 또 있을까 싶다.

이렇게 아껴서 모은 돈으로 학교에서 불우이웃 성금으로 1만5천원을 내겠다며 환하게 웃는 초등학생의 얼굴에서 어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벼룩시장 봉사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나바다, 주만벼룩시장, 경제관념,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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