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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프리 영화관이 많아졌으면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2017-04-20 13:15:27최종 업데이트 : 2017-04-20 13:15:27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오늘 4월 20일은 제 37회 장애인의 날이다.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1981년 제정됐다. 평상시에는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사회의 편견을 깊게 생각하지 못하는데 요 근래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얼마 전 친구가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아 손가락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친구는 열 손가락 중 한 손가락을 수술 받아서 한손만을 쓰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운전도 아직 할 수 없으며 세수조차 혼자 힘으로 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하며 평생을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에 대한 고통을 다시 한 번 이해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였다. 내가 좋아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영화를 관람하는 일인데 영화관을 방문 할 때 마다 맨 뒤에 있는 장애인석에 실제로 장애인이 앉아 관람하는 것을 별로 보지 못하였다. 

영화 시작 전, 광고 시간에 장애인석에 앉아 화면을 보았다
영화 시작 전, 광고 시간에 장애인석에 앉아 화면을 보았다

며칠 전에 우연히 영화관에서 장애인 관람석에 한 번 앉아 보았다.
장애인을 배려한 것 같지만 사실 큰 배려는 아닌듯했다. 바로 옆에 커플들이 앉아서 영화를 보는 널찍한 스위트 박스 옆에 세 좌석이 나란히 장애인석으로 되어 있었는데, 발을 올릴 수 있는 안전 바가 있었지만 오히려 공간이 좁아 장애인에게 생색을 내기 위한 자리로 보였고, 일반인이 앉아서 보기에도 무척 협소한 좌석이었다. 

또 며칠 전에는 서수원에 있는 대형 마트에 들러 쇼핑을 하고 나오니 갑작스런 돌풍과 함께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양손에 가득 든 짐 때문에 길 건너 차를 타기 위하여 할 수 없이 육교 아래에 장애인용으로 설치 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보게 되었다. 아마도 장애인을 위해 저속으로 운행되는 엘리베이터였는지 육교에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일층 바닥까지 내려오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상영관이 8개였는데 베리어프리영화  상영관은 없었다
상영관이 8개였는데 베리어프리영화 상영관은 없었다

한편으로 생각하니 평균 운행속도 보다 느리게 운행함으로서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설치한 것 같았다. 그러나 직접 타보니 속도도 느렸지만, 고장이 난 것인지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소리가 굉음에 가까운 소리가 나며, 올라가는 내내 소리 때문에 불안감에 휩싸여야만 했다. 다행히 무사히 올라오긴 하였지만, 반대편으로 내려 올 때는 무서워서 비를 맞으며 우산도 쓰지 못한 채 양손 가득 짐을 들고 육교를 내려오면서 그곳을 이용하는 장애인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고치고 개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과거에 비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어느 정도는 개선되었고, 여러 가지 배려하는 법들이 많이 생겨 난 것도 사실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만 해도 저녁에 아무리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하는 몰염치한 이웃은 아직 보지 못했다. 꼭 장애인 주차 구역에 주차하여 누가 신고라도 하면 내야 할 벌금이 무서워서 라기 보다도, 이제는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 의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믿고 싶다.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영화도 장애인을 배려한 '베리어프리'영화가 있어 반기고 있다. 베리어프리영화란,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을 영상에 삽입하여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만든 영화다. 화면 해설과 한글자막을 통해 다문화 가정이나 노인 및 어린이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다. 
베리어프리 영화는 청각·시각장애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영화에 한글자막과 한국어 더빙, 화면 해설이 제공되는 영화로, 여러 외화들이 베리어프리영화로 제작되고 있고 한국영화도 여러 영화를 베리어프리 버전으로 제작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소음으로 불안에 떨었지만 비상전화는 없었던 장애인 엘리베이터
소음으로 불안에 떨었지만 비상전화는 없었던 장애인 엘리베이터

그러나 정작 영화관에서 베리어프리영화를 관람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아침에 TV뉴스를 보니 한 장애인이 베리어프리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이 많지 않을뿐더러 일반인인 친구와 같이 볼 때는 몰입도가 떨어져 영화를 관람하기 쉽지 않다는 인터뷰를 보고는 저절로 수긍이 갔다. 나도 베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을 자주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베리어프리(Barrier Free)란 장벽에서 자유롭다는 영어합성어라 하는데 아직 영화관에서 진정한 장벽이 해소되어 활성화 되지는 못한 듯하다. 

오늘 장애인의 날을 맞아 사회적기업인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변호인', '7번 방의 선물', '더 테러 라이브', '도둑들', '블라인드', '마당을 나온 암탉', '완득이' 등 많은 베리어프리 영화를 상영 해 주는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는 소식이다. 바람직한 일이지만 장애인을 맞아 일회성 행사가 되지 않으려면 극장마다 베이어프리 영화를 상영해주는 회수를 늘리고 상설 상영관을 설치하면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영화를 사랑하고 관람하는 일이 손쉬울 것이다. 

장애인이 비장애인들과 같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평상시에 배려하고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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