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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꽃같이 살수만 있다면
2017-04-28 15:05:35최종 업데이트 : 2018-03-09 11:14:16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며칠 전 동사무소에 들러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입구에 새로이 꾸며 놓은듯한 동사무소 알림 벽 게시판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동사무소가 명칭이 주민센터로 변경 되었지만, 아직도 동사무소라는 명칭이 더 정겹고 낯설지가 않다. 
 
동사무소의 게시판에 있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동사무소의 게시판에 있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게시판에는 동사무소에서의 '재능 나눔'이나 사랑방의 역할로 각종 행사들이 게시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 눈에는 유독 '사는게 꽃 같네'라고 예쁘게 적힌 글씨가 눈에 들어 왔다.
동사무소를 다녀 온 이후로 한 며칠간, 그 곳에서 본 '사는게 꽃 같네'라는 글귀가 머리속을 맴돌고 있다. '사는 것이 꽃 같을 수가 있을까?' '꽃같이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하는 의문으로 며칠을 보내니 눈앞에 보이는 모든 꽃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비로인해 일월공원에 떨어진 벚꽃도 쓸쓸하지만 아름답다
비로인해 일월공원에 떨어진 벚꽃도 쓸쓸하지만 아름답다

동네에 있는 일월 공원에는 지난 번 비가 오더니 어느덧 벚꽃이 많이 지고 있지만 길바닥에 떨어진 꽃잎들도 사랑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쓸쓸하면서도 운치가 있다. 동사무소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단지 내를 둘러보니, 어느덧 철쭉이 너무나 예쁘게 피어있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한 장 사진을 찍어본다. 
 
단지내 철쭉이 화려하고 예쁘다
단지내 철쭉이 화려하고 예쁘다

이제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은 어딜 가나 지천이고, 곧 5월이 되면 장미도 담장에 피어나 수원에 유명한 길에는 장미의 화려한 변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미적 감각이 없다 손 치더라도 이 많은 꽃들을 보며 예쁘다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율천동사무소 입구에 쓰여 있던 '사는게 꽃 같네'라는 말은 아마 '산다는 것은 이토록 아름다운 일'이라는 뜻으로 쓰여 졌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 본다. 

인생을 사는 모습들이 제각각이듯 꽃들도 제각각의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화려한 꽃들도 예쁘고 보기 좋지만, 산기슭 어딘가에 피어 누군가 보아주기를 기다리는 작은 야생화도 꽃이긴 마찬가지다. 그 어느 꽃 하나도 예쁘지 않은 것이 없기에, 꽃처럼만 살 수 있는 인생이라면 그 어떤 인생도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들 여자들을 꽃에 많이 비유한다. 친구들끼리 농담 삼아서 이제 자식들이 혼기를 앞두면 '할미꽃'이라 하기도 하고, 주름지고 못난 여인을 '호박꽃'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 여자들은 '할미꽃'이라는 말과 '호박꽃'이라는 말을 많이 싫어 하기는 하지만, 할미꽃 호박꽃도 꽃은 꽃이고 예쁘기만 하더라는 농담도 한다. 
 
장식된 장미가 예뻐서 선뜻 포장을 풀지 못한다
장식된 장미가 예뻐서 선뜻 포장을 풀지 못한다

딸자식이 있다 보니 꽃 하고 친하다. 돈 아까워 선뜻 꽃을 사지는 못하지만 기념일 날 딸들이 챙겨주는 꽃다발이 싫지는 않다. 어제 큰애가 유명 제과점에서 사다 준 미니 케이크에도, 작은 장미 두송이가 장식으로 있어 선뜻 먹지 못했다. 역시 꽃은 설렘을 준다. 인생을 꽃같이 예쁘고 아름답게 살 수 있다면 그 인생은 분명 성공한 인생이다. 

굳이 인생을 꽃에 비유하자면 이미 내 인생의 화려했던 꽃봉오리는 이미 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길가에 진 꽃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지고, 내년에 또 새로운 꽃봉오리가 피어나기에 인생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아침마다 자식들이 예쁘게 단장을 하고 집을 나설 때면, 부모의 마음으로는 자식들이 한참 물오른 꽃봉오리 같다. 무엇보다 젊고도 풋풋하여 건강하니, 인생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자신들의 인생이 그토록 아름다운지 잘 모른다. 나처럼 부모의 눈이 되어봐야, 지금의 자신이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 인생의 한 순간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인생 100세 시대가 도래 했으며, 할미꽃 호박꽃도 꽃은 꽃이기에 남은 인생도 꽃처럼 예쁜 마음으로 아름답게 살아가길 바란다. 건강해서 오래토록 자식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내 곁을 떠나, 새로운 꽃밭도 일구고 또 그 꽃밭에서 예쁜 꽃들을 심어가는 것들을 보고 싶다. 
인생을 꽃같이 살수만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며, 후회 없는 인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세상에 핀 모든 꽃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예쁜 마음으로 세상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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