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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시대, 임신은 축하할 일인가요?
2017-05-16 17:44:50최종 업데이트 : 2017-05-16 17:44:50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요즘 항간에 '인구절벽'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인구절벽'이란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며 미래학자인 해리텐트가 만든 용어로,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과 인구통계 그래프가 급격하게 하락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즉 '한세대의 소비가 정점을 찍은 후에 감소하여 다음세대의 소비가 정점을 찍을 때까지의 경제가 둔화하는 시기'라고 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미래학자인 해리텐트가 2015년 10월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한국이 2018년에 인구절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고 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거창한 경제이론이나 국내외의 통계를 보지 않고서도, 평범한 우리의 주변에서도 신혼의 출생률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소위 말하는 베이비붐세대에 포함이 된다. 한국전쟁이후 혹독한 불경기를 겪은 후와 사회적ㆍ경제적 안정 속에서 태어난 세대를 지칭하는 베이비붐세대는 이제 곧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를 한 세대들이다.
우리가 태어날 당시에는 출산억제정책을 썼고, 여러 가지 재미있던 표어들이 지금도 생각나기에 참 격세지감을 느낀다.

작년에 친한 지인의 딸이 결혼 후에 몇 년간의 난임 끝에 결국 임신에 성공을 하였고, 얼마 전에 무사히 출산해 축하를 해 준 일이 있었다.
그녀의 출산을 며칠 앞두고 얼마 전 우연하게 같이 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녀는 결혼 후의 몇 년간의 난임 기간 중에 어렵사리 회사에 휴가를 얻어 병원을 다니던 힘든 일과, 임신 후에도 앞으로의 짧은 출산휴가 후에 혹시 자신의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괴로워했다. 그래서 다시는 둘째를 가질 엄두를 못 낸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경제학자가 아닌 평범한 나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젊은이들 둘이 결혼해 두명의 자식을 낳아야만, 상식적으로 인구가 보전될 것이란 평범하고 단순한 생각을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3포니 5포니 하며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데, 설사 결혼을 하여도 현실적으로 두명 이상을 낳아서 기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TV에서 출산준비물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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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확대되길 바란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확대되길 바란다

오늘 오전에 우연히 KBS에서 '미래기획 2030'이란 TV프로그램을 시청하였다. 한 임산부가 인터뷰한 내용부터 보게 되었는데 그녀는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만삭의 임산부로, 3개월의 출산휴가를 최대한 아끼기 위하여 만삭의 몸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남의 일 같지 않아 유심히 보게 되었다.
부모의 입장으로 그녀를 바라보니 참 안쓰럽고 딱하게 느껴졌다. 몇 명 되지 않은 직원들이 자신의 출산휴가로 인해 업무가 가중되는 것을 회사에 미안해하는 마음과, 정부에서의 출산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할 정도로 아이 한명 낳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에 직장을 포기 할 수도 없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
방송에서 자막으로 어머니를 '어! Money'라 패러디해야 할 정도로 아이 한명 출산하여 키우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자랄 때는 형제가 많았기에 옷이며 신발이며 물려 입었고, 제대로 갖추지 않아도 '자신의 먹을 것은 자신이 타고 난다'는 말로 위로하며 잘 자란 것 같다. 요즘은 어떠한가? 첫애 한명을 위해서도 많은 출산용품과 유아용품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없던 산후조리원 문화도 생겨 최소한 몇백만원은 더 들어간다고 한다.

근로기준법 제74조 1항에 90일의 출산휴가가 보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실에서 당당하게 출산휴가를 찾을 수 있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8조의 3항에 의하면 연간 3일간의 무급휴가를 난임 치료를 위해 쓸 수 있는 법이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TV프로그램에 나온 대다수의 임산부들이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임신 국민행복카드 바우처 기본지원인 50만원으로는 출산을 장려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좀 더 현실적인 출산과 육아 장려책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결혼과 출산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서 노령화 사회에 인구경쟁력을 강화해야만 앞으로 닥칠 인구절벽에 조금이라도 대비할 수가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출산율을 끌어 올려 생산과 소비 인구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에서 저출산을 해소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중장기 계획을, 정부에서 잘 기획해 조금이라도 더 출산을 장려하고, 임신을 축하하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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