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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경건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2017-05-18 16:19:13최종 업데이트 : 2017-05-18 16:19:13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1980년도에는 나는 고등학교 학생이었다. 집에서 꽤 먼 거리의 여고를 다녔던 나는 아침에는 만원버스를 타고 다녔다. 그 당시 사회의 많은 뉴스들을 아침저녁으로 오가던 버스 속에서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틀어 주시던 라디오 뉴스를 통해 들었던 시절이다. 

바로 어제의 일처럼 생생한 기억인데 벌써 37년이 흘렀다. 오늘이 제37주년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올해는 5월 장미대선으로 새로운 제19대대통령이 탄생하였고, 오늘 5.18민주화운동 37주년기념식에 추모행사를 하는 모습을 TV화면을 통하여 지켜보았다. 

TV에서 5.18민주화운동 37주년기념식에'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을 수 있었다.
TV에서 5.18민주화운동 37주년기념식에'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을 수 있었다.

오전에 오랜만에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가수 전인권의 '상록수'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가슴 뭉클함이 밀려왔다. 
곧이어 9년 만에 5.18기념행사에서 제장된다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을 수 있었다. 대통령을 포함한 기념식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침울한 표정으로 제창하는 모습을 보니, 그 당시의 사회의 혼란함과 억울하게 죽었을 사람들이 생각나며 나 또한 슬펐다.

그 당시를 돌이켜보면 참으로 혼란한 시기였던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면 잘 사는 사람보다는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았던 시절이었고, 그러기에 현실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나와 출세를 하는 길이 부모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효도라 여기던 시절이었다.
광주에서 민주화항쟁이 있었던 그 시절에 편히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나는 독재와 탄압에 맞서 싸우다 목숨을 잃은 수많은 희생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오늘 기념식에서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나던 그 해에, 엄마 뱃속에 있었던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딸이 나와 추모사를 읽어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울컥했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들 한다. 신록이 푸르른 5월의 한가운데에서 여기저기서 꽃놀이에 한창인 계절이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가장 푸르른 봄날에 하루아침 불의에 맞서 싸우던 가족들을 잃고, 많이 절망하고 슬퍼했을 그 1980년의 광주에서의 봄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전에 TV화면에 나오는 '광주5.18기념식'의 기념사에서 문재인대통령께서 하신말씀 "5월 광주가 남긴 아픔과 상처를 간직한 채 오늘을 살고 계시는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처럼 오늘 하루라도 그 날 광주에서의 아픔과 상처를 국민의 한사람으로 잊지 않고 기리고, 마음속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간직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 당시 많은 전국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학생데모를 하다가 유치장에 갇히는 경우가 많았고, 애꿎은 부모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던 시절이었다. 나 역시 그 이후 대학에 합격하고, 가족들에게 처음 들었던 이야기가 "괜한 학생 데모한다고 앞에 나서지 말거라"였다. 

해마다 5월이 되면 캠퍼스에 장미냄새와 더불어 가끔씩 교내에서 최루탄 냄새를 맡기도 하였지만, 가족들의 바람대로 거창한 민주화운동이나 불의에 맞서 나서서 싸우지는 못했다. 하지만 항시 가슴속에 그들의 용기와 아픔과 상처에 대한 미안함를 가슴에 안고 있다. 지금은 잘 이해못하지만 그 당시에는 젊은이라면 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현실에 대한 현대사의 비극을 통감하던 시절이었고, 편히 산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사회에 대한 부채감을 느끼던 시절이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민주공화국'이 맞다. 올해 탄핵정국과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보면서, 최소한 37년 전에 벌어졌던 5월의 광주에서 벌어진 참혹한 일들이 다시는 대한민국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고, 결국 국민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희생자들 덕분에 평화로운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지금처럼 잘못된 일들을 국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헤쳐 나간다면 희망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것을 굳게 믿는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경건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려 한다.

5.18 민주화운동, 문재인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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