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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여성만 좋아할 일 아니다
2017-07-08 13:34:14최종 업데이트 : 2017-07-08 13:34:14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매년 7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양성평등주간이다. 1995년 재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이 2014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되어 기존의 여성주간이 '양성평등주간'으로 명칭이 바뀐 것이다.

내가 태어난 시기에는 부모들이 보통 자녀를 4명 이상을 낳던 시절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딸이 많은 집안에서는 아들을 낳아야만 대를 잇는 것이라 해서 보통 아들을 낳을 때까지 낳다보면, 7~8명까지 낳는 집들도 있었고 놀랄 일도 아니었다.
다행히 3남 1녀의 막내 늦둥이로 태어나는 바람에 다른 집에서 느끼는 아들과의 차별은 받지 않았고, 오히려 늦둥이 막내딸로 자라 그 시대에 맞지 않은 호사를 누렸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이제는 그 어느 누구도 딸을 낳았다고 혹여 며느리에게 눈치주거나, 아들을 낳을 때까지 출산을 강요하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듯하다. 그에 걸맞게 여성으로서 느끼는 소외감이나 사회적 불합리한 많은 일들이 개선되거나 개선되고 있다. 2005년 3월 2일 민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인해 '호주제'도 폐지되었고, 오히려 남성들만 군대를 가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남성들도 생기고 있다.

여성들은 여성들에게 군대 가기를 강요하는 일은, 남성에게 출산을 하라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반박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미 여성이 간호장교가 아닌, 직업군인으로 인기직업이 된지 오래고, 여자대학에서도 ROTC학군단을 모집하는 등, 곳곳에서 양성평등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큰집의 큰조카가 여군으로 직업을 택해 부부 군인으로 결혼까지 이어졌고 출산까지 하고나니, 두 부부가 교대로 육아 휴가를 받는 등 이제는 육아휴직이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도 했다.

'G-LIFE'경기도 잡지에 실린 경기도 선진 여성정책
'G-LIFE'경기도 잡지에 실린 경기도 선진 여성정책

사실 큰집 형님은 내가 결혼할 당시에 딸만 둘을 두었었다. 아주버님이 그래도 좋다고 하셨는데 맏며느리로 집안의 대를 잇고 싶다며, 굳이 셋째를 임신했다. 그런데 병원에서 또 딸인 것 같다고 하여, 출산할 때까지 마음을 졸였는데 결국 집안의 장손을 낳고 굉장히 흡족해 하셨다. 그 조카가 벌써 대학 졸업반이 되어 건장한 청년으로 자랐다.
형님이 장손을 낳는 바람에 둘째며느리인 나는, 두 딸을 낳아도 집안의 환영을 받았다. 또 우연하게도 남편도 5남1녀의 딸이 무척이나 귀한 집안의 자제였기에, 다행히 어머니나 시누이는 그다지 아들 손자를 원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집안 분위기와는 별도로 사회 분위기는, 내가 자녀를 출산했을 때만 해도 분명히 여성들에게 불리한 게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무엇보다도 똑같이 공부하고 노력하였는데, 결혼만 하면 출산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것을 견디기 힘들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첫째인 딸에 이어 둘째딸을 출산하고는 그 당시에는 잠시, 서운함을 느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참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다. 예전에는 남녀평등이라 하였는데, 그마저 남자가 앞에 있어 불합리하다며 양성평등을 외치는 시기에 살고 있다.

이제 곧 진정한 양성평등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요즘은 사회적으로 저출산이 대세고 자녀도 한명만 낳아야 한다면 딸을 많이 원하는 시대다. 요즘은 남녀가 데이트를 해도 비용을 나누어 지불하고, 남자는 살집을 장만하고 여자는 혼수를 장만했던 혼사도 형편껏 혼수를 줄이고 둘이 힘을 합쳐 집을 장만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그만큼 여자들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웬만한 직장에서는 남녀의 임금차도 별로 나지 않고, 오히려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 사회적 진출이 1~2년 앞서니, 연봉이 여성이 같은 나이의 남성에 비해 더 높은 경우도 허다하다.
이제 바야흐로 남녀모두 양성평등을 반겨야 할 때다. 남자 혼자 집안의 경제를 도맡아 책임지는 시대는 앞으로 올 것 같지 않다. 그러니 이 어찌 여성만 양성평등을 바랄 일인가?

과거에는 여성이 직업을 고를 때는 가능한 한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직업군을 선호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벽이 허물어지고 있고, 유리천장이라던 여성임원의 벽도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라 격하게 환영할 일이다. 19대 문재인대통령도 내각의 30%를 채우겠다는 약속을 하셨다하고, 내가 사는 경기도에서도 시민사회와 손잡고 양성평등 거버넌스를 구성했다는 반가운 소식들을 접했다.
이제 여성이라서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는 시대다. 남성들도 여성들과 어려운 짐을 나누어 질수도 있고, 남성들도 여성의 출산은 대신할 수 없지만 육아는 같이 나누어 진정한 양성평등을 누려보길 바란다.

양성평등은 양성 모두에게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대우를 받으며,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길러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결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진정한 양성모두에게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기본권리라는 생각에 동감한다.
이제 양성평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다.  양성 모두에게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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