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보는 햇빛에 기분이 좋았는데
2017-07-11 16:38:40최종 업데이트 : 2017-07-11 16:38:40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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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소강상태로 들어갔는데 오늘 그동안 지루한 비로 인해 눅눅했던 집안이 오랜만에 태양빛을 받고는 보송보송해 지는 느낌이라 상쾌하다. ![]() 나뭇가지에 흉물스럽게 걸려있는 음식물쓰레기봉투, 부끄럽다 ![]() 폭우로 깨끗해진 화단에 누군가 쓰레기를 버렸다 여기로 이사 오기 오래 전 한 아파트에 살 때 윗집에서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오늘 일처럼 우리집 베란다 난간에 걸려 있었던 적이 있었다. 쓰레기봉투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 봉투에서 나온 양념치킨 찐득한 오물이 방충망 사이사이에 잔뜩 끼어 닦이지 않아 낭패를 본 적이 있었다. 물로 세척해도 잘 닦이지 않고 방충망마저 찢어져버렸다. 너무 화가 나서 버린 쓰레기봉투를 뒤져본 적이 있었는데, 쓰레기봉투에는 바로 윗집에서 시켜먹은 치킨영수증에 동 호수가 기재되어 있었다. 저녁 때 쯤에 초인종을 눌러보았는데 답이 없었다. 할 수없이 하루가 지나서 다음날, 그래도 주의를 해 달라 이웃에게 간곡히 부탁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방문하였더니, 그 집 부모의 말을 듣고 돌아서고 말았다. 그 집 아주머니 말에 의하면, 남편과 함께 저녁에 운영하는 가게를 하고 있는데 아들 둘이서 집에서 치킨을 시켜 먹고는 남기면 혼날 것 같아 반 정도 먹고 흔적을 없애려고 창문으로 몰래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면 안 된다고 했지만 사춘기 아들들을 키우기 힘들다는 하소연과 함께, 맞벌이로 같이 있어주지 못하니 더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가 힘들다며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오늘 그때 일이 불현듯이 생각이 났다. 부디 어른이 한 일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아마도 고층에서 창가로 버린 것이 나뭇가지에 걸린 듯하다. 다행히 지나가던 사람들 머리에 떨어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지, 누가 버렸는지 그때처럼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부모의 마음으로 혹시 자녀들이 부모 몰래 한 행동이면, 꼭 바로 잡아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해 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나뭇가지에 걸린 음식물 봉투는 내 손에 닿지 않는 높은 곳에 매달려 있었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일광욕을 즐기며 즐거운 마음으로 단지 내를 산책하다 뜻하지 않은 광경을 목격하니 씁쓸한 기분이 든다. 어른들도 비상식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가정에서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성을 자녀들에게도 심어주는 일이 꼭 필요한 것 같다. 내 자녀들부터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무심코 던져버리는 몰지각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오늘 또 잔소리 좀 해야 할 듯하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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