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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문제, 도대체 누구 책임인가?
2017-08-06 10:01:36최종 업데이트 : 2017-08-06 10:01:36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청년들의 취업문제가 하루 이틀의 문제도 아니다.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요즘 모임이 있어 친구들을 만나기만하면, 집집마다 공무원이나 교사임용고시 준비, 기업 취업을 학수고대하는 자식들을 둔 부모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모두 자식들이 취업을 못해 큰 걱정이라며 한숨을 쉰다.
모두들 한결 같이 요즘 청년들의 취업이 힘들며 바늘구멍이라는 말에 동감한다. 나 역시 간신히 큰애가 원하는 직장을 얻어 한시름 놓는가하면, 또 작은애가 청년백수로 공부중이다. 

큰애의 경우도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다.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학점관리도 잘하여 높은 학점에 영어실력도 쌓았고, 학창시절 금융자격증까지 두루 갖췄지만 여러 회사에 낙방한 경험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자식의 실망감을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은 참으로 안타깝기만 했다. 어느 회사는 서류에서 탈락했고, 어느 회사는 운 좋게 임원면접까지 가기도 했지만 결국은 불합격 통보를 받을 때는 오히려 동생을 부러워도 했다. 

그 당시 사범대 영어교육학과에 재학 중이던 동생을 보면서 "너는 임용고시만 통과하면 곧바로 취직이 되니 얼마나 좋으냐?" 하며 자신을 대학입시 때 교대나 사범대를 권유하지 않은 엄마를 원망하는 말도 자신의 신세가 답답하니 푸념처럼 하던 시절도 있었다. 취업이 안 되니 졸업도 연기하며, 수십번의 낙방 끝에 결국 운 좋게 본인이 원하는 회사에 경력을 인정받고 일을 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고, 이제 겨우 부모로서 한시름 놓았고 자신의 앞길을 개척하길 바랄 뿐이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많은 취준생 부모들을 정권이 바뀌고, 새 정부의 청년 일자리정책에 잔뜩 기대를 걸어 희망적이었다. 몇 년째 공무원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 친구의 아들도 이번에는 많이 뽑는다니 꼭 붙을 것이라며 좋아했고, 나 역시 작년에 근소한 차로 중등 영어교사 임용에 떨어진 자식이 있기에 일 년 공부를 더 하면 내년에는 꼭 합격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붙들고 있었다. 

어제 일간지에 서울 초등임용 티오가 8분의 1로 줄어항의 시위를 한 기사가 났다
어제 일간지에 서울 초등임용 티오가 8분의 1로 줄어항의 시위를 한 기사가 났다

며칠 전에 각 도 교육청에서는 '2018학년도 중등임용고시 사전예고'가 있었다. 지역별로 티오를 확인해 보니 내년도 중등 영어교사 티오가 35명으로 줄어있다. 올해 80명을 뽑았는데 떨어졌기에 새 정부의 취지에 맞게 인원이 더 늘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올해는 더 많이 뽑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지만, 내심 속으로는 티오가 늘진 않더라도 올해와 같은 숫자만 뽑아 준다면, 1년을 더 공부하여 충분히 합격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날 딸애는 임용 티오가 늘 줄 알았는데 오히려 거의 3분의 1로 줄어들었다며, 코를 빠트리고 낙심했다. 넋을 잃고 '어쩌지?' 하는 힘 잃은 모습에, 부모까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내년에는 꼭 합격할 수 있어" 하며 힘을 실어주고자 했는데 자식의 낙심이 너무 큰 것 같다. 부모로서, 사회의 선배로서, 기성세대로서, 해 줄것이 없다는 사실에 고통을 느꼈다. 

다음날에는 사전임용티오가 8분의 1로 줄어든 서울 교대 학생들이 교육청을 찾아 교사선발인원 대폭축소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교대의 경우 사범대 출신의 중등 임용고시보다 낮아 그동안은 한자리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반면 2017 중등영어 임용은 20대 1이 넘는 상황에서 그나마 사범대 출신 중등임용고시를 보는 취준생들은 그동안 차라리 대기 발령을 받더라도, 교대 출신의 초등임용 경쟁률을 부러워하고 있는 입장들이었다. 한 교대생의 피켓에 "엄마, 나 백수야"라고 쓰인 단어가 오래토록 여운을 남기며 마음에 파고들어 모두 내 자식인 것처럼 가슴이 쓰리다. 

11월25일이 임용시험일이라고 발표가 났으니 이제 불과 석달 남짓 남은 임용1차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이 시위 장소에 나와 시위를 하는 모습을 TV로 시청하며 마음이 찢어졌다. 그런 자녀를 둔 부모가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을 것이다. 작은애는 시험을 앞두고 같이 경기권 영어 임용을 앞 둔 고등학교 친구와 공부를 하는데, 뭉쳐있는 교대생들과는 달리 각지에 흩어져 있는 사범생들은 시위조차 하기 힘들다고 한다. 또 과목마다 희비가 엇갈려 오히려 늘어난 비교과 티오가 많아 자신들만 갑자기 너무 많이 줄어든 티오에 수험생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는 말을 전한다. 

분명히 어른들의 잘못이다. 어느 정도의 인원 감축이 필요한지 미리 예측 하고, 단계적으로 숫자를 줄여왔다면, 이런 자식들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른 시험과 달리 한번 떨어지면 꼬박 또 다시 똑같은 공부를 1년을 더 해야 하는 임용고시 수험생들은 속수무책 다른 대안이 없다.  선택이 있다면 비정규직인 기간제교사를 선택하는 길이고, 지금 정부에서 문제시 여기는 계약직 교사가 속출하는 것이다. 

제발 경기도교육청에서 10월 13일 발표하는 최종 임용티오공고에서, 최종적 임용 티오가 늘어나 많은 임용고시생들의 희망이 늘어났으면 한다.
어제 저녁 늦게까지 친구와 공부를 하고 온 작은 애가 충격적인 말을 한다. "엄마, 친구가 내년에도 합격 못하면 아마 자신은 정신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대요.그런데 친구 말이 남의 말이 아닌 듯해요." 눈앞이 아득하고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억장이 무너지는 것이 이런 것일까?

취업, 임용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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