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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걀, 먹어도 될까?
2017-08-16 15:01:22최종 업데이트 : 2017-08-16 14:39:43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나는 달걀예찬론자다. 달걀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을 나는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밥상에 달걀을 빠트리지 않고 올리는 편인데 얼마 전부터 달걀반찬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동안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양계농가에 큰 타격을 주더니, 또 폭염에 닭들의 폐사되고, 이번엔 '살충제 달걀파동'이 일어났다. 유럽에 이어 국내에도 달걀에 살충제 성분이 검출 되면서, 급기야 어제는 모 대형마트에서 안전성이 입증될 때 까지 달걀판매를 중지 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양계농가 '망연자실'이라는 안타까운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양계농가 '망연자실'이라는 안타까운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양계농가 '망연자실'이라는 안타까운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어제 TV뉴스에서는 한 아기엄마가 아이 손에 남아있는 달걀을 봉지에 넣어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어버리는 장면이 나왔다. 아이의 입으로 문제가 되는 살충제 달걀이 들어가는 것이 두려워 미련 없이 남은 달걀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도 이해가 되긴한다.  나도 냉장고를 열어 보았다. 한 10알 남짓, 아직 남아있는 달걀을 바라보며 '이거 먹어야해? 말아야 해'하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일단 버리는 것은 너무 아까워 보류하고 있었다.

어제저녁 뉴스를 보니 달걀에 경기도 남양주시 마리 농장에서 생산한 뜻인 '08 마리'가 찍힌 달걀이나, 광주시 우리농장에서 생산한 뜻인 '08 LSH'가 찍힌 달걀은 일단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구매한 곳에서 환불도 가능하다는 뉴스를 접했다. 부리나케 냉장고 문을 열어 남아있던 달걀에 인쇄된 번호를 확인해 보니 '예산 11'이라고 적혀있다.
일단은  예산에서 생산한 것이라는 뜻인 것 같아, 지금 문제가 된 달걀은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 하지만 어디 달걀을 하루 이틀 먹은 것도 아니고, 문제가 된다면 아마도 우리집 식구들처럼 달걀반찬을 좋아하는 집도 드물 것이다.

어제저녁에 뉴스를 같이 보며 남편에게 "우리도 달걀 남은 것 먹어도 될까? 일단 문제의 번호가 찍힌 것은 아닌데" 하니 남편은 의외의 말을 한다.
"저번에 우리 오스트레일리아 갔을 때 아침에 호텔 조식에 나온 달걀, 당신이 고소하다며 맛있게 많이 먹지 않았어? 친환경으로 키워서 맛있다며. 지금 그 나라에서 살충제 성분 나왔다고 야단인데 그동안 그 많은 달걀 먹고도 이상 없으니, 그냥 먹지 뭐. 그래도 찜찜하니 애들은 주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대구전이나 부쳐줘. 버리지 말고 내가 다 먹을테니..."
'살충제 달걀'의 확산 뉴스에 소비자도, 양계농가도, 잔뜩 긴장하고 신경이 곤두서고 있다. 남편처럼 부모인 우리가 먹어도 큰이상은 당장 없을진대 자식에게만은 먹이고 싶지 않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냉동실의 대구를 꺼내 대구 생선 달걀전을 만들었다

냉동실의 대구를 꺼내 대구 생선 달걀전을 만들었다


남편은 평소에 늘 말한다. 학창시절 달걀 도시락 반찬이 최상의 반찬이었노라고. 그래서 하다못해 라면을 끊여도 달걀을 꼭 넣어야 먹는 사람이다. 나 역시 유전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달걀을 가리지 않고 먹으며, 자식들에게도 자주 먹이는 편이다.
하루 빨리 조사가 끝나 우리 같은 서민들이, 안심하고 달걀을 식탁에 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일부 농가를 제외한 선량한 농가도 피해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바란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대다수의 선량한 농가들이 더불어 피해를 보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애들은 주지않고 두 부부만 먹으니 대구전이 남았다. 저녁에 또 먹어야 할 것같다.

애들은 주지않고 두 부부만 먹으니 대구전이 남았다. 저녁에 또 먹어야 할 것같다.


아침에는 남아있던 달걀로 남편이 좋아하는 대구생선으로 달걀전을 부쳤다. 속으로 '이제 우리가 먹어서 몸에 축척되면 얼마나 되겠어?' 하면서 애들에게는 다른 반찬을 권했다. 이건 아빠가 좋아하는 것이니 아빠한테 양보하라고 하면서 두 부부가 맛있게 먹었다. 많은 양이니 둘이 먹고도 남아 저녁 반찬으로 마저 먹어야 할 것 같다.

이제 냉장고에 달걀이 없다.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되어 마음껏 좋아하는 달걀반찬을 먹기를 바라며 양계농가도 힘내라고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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