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부모가 아니라, 최선의 부모가 되려면?
2017-09-12 09:06:51최종 업데이트 : 2017-09-12 08:02:45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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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또 생리대 파동으로 시끄러웠다. 최근 생리대 유해 화학물질 '케미컬 포비아' 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해성에 논란이 있지만, 달걀처럼 먹는 음식이 아니니 살충제달걀파동 때보다 더 이슈화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나부터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기는 하지만, 당장 자녀들이 사용해야 할 필수 품목이기에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일이다 특히 자녀 중에 어른이 되었거나 어른이 될 준비를 해야 하는 딸이 있는 부모라면, 무심코 넘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살충제달걀파동 때처럼 당분간 달걀을 사먹지 않으면 될 일도 아니다. 나부터도 한 달에 한 번씩 두 딸이 번갈아 가며 생리일이 닥치니, 당장 화장실에 비치해 두어야 할 생리대를 고르는 일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발암물질 생리대 리스트가 있기는 하지만, 이미 그동안 모르고 수년간 썼기에 아직 미혼인 자녀들을 걱정하는 일은 부모의 몫으로 남아있다. 며칠 전에는 내가 사는 아파트 모바일 앱에서, 어느 주민이 발암물질에서 안전한 수입 생리대를 같이 직구해서 공동구매하자는 글도 올라왔다. 조금 유난스럽다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가임기에 있는 여성이나 곧 어른이 될 여아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새로운 걱정이 생긴 것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당시 부모들은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몸에 무해한 면생리대를 첫 생리를 시작하는 딸에게 엄마가 해주는 성스러운 선물 같은 의미가 있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그런 면생리대를 써 본 기억이 없기에 지금의 일회용 생리대의 편리함을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 내 또래의 여성들에게는 그야말로 필수품 중에 필수품이고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는 내게만은 최고의 어머니셨다. 그래서 지금 자녀인 내가 무사히 또 자녀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다 그런 어머니의 사랑이 만들어 준 행복이라는 생각을 한다. 난 어떤 부모인가? 그 젊은 새댁처럼 면생리대를 만들 자신도 없지만, 파는 기성품의 면생리대를 사다준다 한들 이미 일회용품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자식들이 사용할 리 만무하다는 핑계로 엄두를 못낸다. 또 어머니처럼 내 자식의 생리대를 빨고 삶아 대령할 열정이 없으니, 아마도 낙제점수인 엄마일지 모른다. 하지만 내리사랑이 맞는다면 자식으로서 부모의 사랑을 받았으니, 나도 최고의 부모는 아닐지라도 최선의 부모가 되고 싶다. 되도록 유해성분이 발견되지 않은 좋은 제품을 구매하여, 내 자식이 유해성분에 가능한 한 노출되지 않아 무사히 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기성세대로 살아야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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