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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잼이 맛이 없다고?
2017-09-19 09:50:28최종 업데이트 : 2017-09-19 09:07:40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어렸을 적 행복했던 기억중의 하나는 소풍날이다. 소풍날 아침이면 어머니는 평소에 쉽게 먹을 수 없는 김밥을 손수 만들어 싸주셨다. 물론 다른 간식거리와 함께였지만, 그 당시 소풍에는 김밥이 빠지면 '앙꼬없는 찐빵'이라 여기던 시절이었다. 결혼 후 나도 아이들 소풍날에는 김밥을 쌌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둘러 앉아 김밥을 먹을 때 내가 싼 김밥이 제일 맛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 옛날 나의 소풍 때 "누구네 김밥이 제일 맛이 있어?" 하며 친구들끼리 서로 물었던 나의 옛 기억을 떠 올리며, 다른 엄마들 보다 더 맛있는 김밥을 싸기 위해 소고기도 넣어보고 우엉도 졸여 넣어보고 색다른 김밥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한 줄에 1천원하는 김밥이 유행했다. 힘들게 소풍날 김밥을 싸지 않아도 되고, 소풍날에나 먹던 김밥을 언제나 24시간 1천원짜리 한 장으로 맛볼 수가 있어 편했다. 물론 맛도 가격대비 훌륭했고, 500원정도 추가하면 소고기나 깻잎이 들어간 김밥도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 역시 김밥을 싸는 대신 소풍가는 날이면 김밥을 김밥집에 맞추곤 하였다.
가끔씩은 어렸을 적 엄마가 소풍날 사이다와 함께 싸 주신 김밥과 삶은 달걀이 생각나곤 한다. 어머니의 정성이 더해져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 맛을 능가하는 음식을 발견하기가 힘들다. 이제는 아이들이 장성하였기에 소풍날 싸던 김밥은 추억속의 음식으로 남아 있지만 가끔씩은 아이들을 위해 건강에 좋은 음식들을 만들어 먹이고 싶을 때가 있다.


지난 번 남문에 있는 영동시장 2층 '28청춘' 청년몰을 다녀 온 후에 수제 잼 만들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청춘들이 청년몰에서 수제 잼을 만들어 파는 것을 보니, 그동안 사먹던 시중의 잼이 너무나 달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방부제를 넣거나 당도가 높아야 부패를 막을 수 있기에 쨈이 너무 달아, 건강을 생각하면 그다지 좋은 식품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수제 쨈을 만들었다

 

모처럼 시간이 나서 수제 잼 만들기에 도전하였다. 그동안 딸기잼과 포도잼, 배잼 들은 만들어 보았지만, 블루베리와 오디잼은 처음이었다. 건강을 위해 설탕의 양을 조금 줄이고, 졸이는 시간을 늘려 건강잼을 만들었다. 샌드위치와 크래커 사이에 넣으니 아무래도 기성제품보다야 달지 않아, 단맛은 덜했지만 영양에 건강까지 생각한 나만의 수제 쨈이 만들어졌다.
 

저녁에 크래커에 잼을 발라 작은애에게 시식을 시켜보니, 역시 작은애도 강한 단맛의 시중에 파는 기성 잼에 길들여진 터라, "건강에 좋을 것 같지만 사실 맛은 별로네요"한다.

"이 잼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재료비가 엄청나다구! 그래도 엄마가 가족들 건강 생각하느라 만든 거니까, 좋은 말 할 때 맛있게 먹어야 해!"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실제 블루베리와 오디가 너무 비싼 탓에, 사먹는 것보다 훨씬 비싼 재료비가 들었기에 달지 않아 맛없다는 말에 서운해서 언성을 높인 것이다.
 

'아마도 세월이 흘러 나처럼 내 자식도, 엄마가 만들어 먹인 수제 잼을 기억 해 내고는 엄마를 추억하지 않을까?'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만들기는 힘들었지만 수제 잼 만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된다면 앞으로 종종 가족들을 위한 먹거리를 스스로 해결해, 온가족이 건강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남문시장, 청년 몰, 수제 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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