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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료 하지 않는 동네의원 많아졌으면.
2017-09-28 11:03:15최종 업데이트 : 2017-09-28 11:02:44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50살이 넘어 동창회를 가면, 누구나 약봉지 하나쯤은 가지고 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나 역시 그렇다. 젊었을 적에는 건강한 편이라 거의 병의원을 다닌 적이 없었는데, 웬만해서는 감기조차 잘 걸리지 않던 내가 요즘은 툭하면 여기저기가 탈이 난다.
그야말로 50세에 온다는 오십견도 한번 왔고,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감기도 자주 달고 사니, 이제 그야말로 내 몸을 잘 달래서 살아야 할 때가 온 것도 같다.

이런 내게 집 앞에 자주 가는 가정의학과가 있었다. 툭하면 주치의를 찾듯이 자주 다니던 의원이었다. 내가 이 의원을 찾았던 주 이유는 의사가 과잉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을 세게 처방하여 금방 진통을 억제하기 보다는 의학을 잘 모르는 환자들에게 친절히 설명해주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치료법을 잘 선택해 줬기에 믿고 가는 의원이었다.

몇 달 전 그 의원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문을 닫았고, 그 의원자리에 아직 의원이 들어서지 않고 있다. 서민들이 무슨 호사로 개인 주치의를 두겠는가? 그저 자신과 잘 맞는 동네의사를 만나면, 그 역시 주치의처럼 든든한 일 아닌가? 그런 면에서 나는 또 다른 주치의를 찾지 못하고 아프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감기기운이 있어 평소에 가지 않던 조금 먼 거리의 내과를 찾아 약을 처방 받았다. 이틀 치의 약을 처방받아 먹었는데도 별 효과가 없고, 밤에 오한이 들며 밤새 목이 많이 아팠다.

밤새 아프다가 할 수 없이, 또 처음 가보는 집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게 되었다.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감기기운 같아서 내과에 갔더니, 감기 초기증상이라며, 이틀 치의 약을 처방 받아 먹었다는 말과 함께 증상을 자세히 설명했다.
의사는 친절하게 설명했고, 간혹 초기방광염이 감기와 증상이 같아 감기인 줄 알고 감기 치료를 했다가, 방광염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으니, 위층 비뇨기과에 한 번 들러 진료를 받고 방광염이 아니라면, 다시 오라고 말했다. 마음속으로 '이거 또 과잉 진료하는 것 아니야? 아파서 왔으면, 그냥 약 처방이나 해주면 되지, 왜 또 다른 의원을 가라는 거지?'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과거 오십견이 왔을 때 한 한의원에서 오십견과 별 상관없는 비싼 보약을 지으라는 말을 들었을 때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진료실을 나와 계산대로 향한 나는, 내 추측이 기우였음을 알았다. 간호사는 이런 일이 다반사인지, 진료비는 없으며 비뇨기과에서 이상이 있으면 그곳에서 진료를 받고, 이상이 없으면, 이중 진료가 되지 않게 다시 와서 약 처방을 받으라는 말을 하였다. 그 건물에 있는 비뇨기과를 들러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역시 친절하게, 소변검사를 실시해 주었다. 검사결과는 바로 나왔고 다행히 방광염은 아니라는 것이다.
과잉진료 않고 받아온 3일치 감기 약봉지

과잉진료 않고 받아온 3일치 감기 약봉지


그 비뇨기과에서도 진료비는 받지 않고 다시 이비인후과로 가서 약 처방을 받으라는 말을 하였다. 이게 웬일인가? 큰 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큰 병원에서도 이런 일은 가는 곳마다 진료비를 다시 계산해야만 진료가 가능한 일이다. 결국 다시 처음 진료 받은 이비인후과에서 3일치의 약 처방을 받고, 1번의 진료비만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오며 '야, 이런 동네의원도 있구나!'하고 감탄했다.

처방 받은 3일치의 약 중에 하루치를 먹었는데,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몸이 거뜬해 진 것 같다. 의원을 자주 방문하는 것이 좋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든든한 동네의 주치의 의사를 둔 것 같아 왠지 든든하다. 간혹 진료보다도 상술에 능한 의사들도 있지만, 우리 동네에서처럼 수원의 곳곳에서도 과잉진료 하지 않는, 훌륭한 동네주치의와 동네의원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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