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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힘들면 힘들다고 말을 해!”
2017-12-20 08:31:07최종 업데이트 : 2017-12-19 19:34:45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어제 저녁의 일이다 모처럼 온가족이 모여 집에서 TV에서 방영해 주는 영화를 보고 있는데, 작은 애의 휴대폰에 자꾸 카톡이 온다. 나는 영화에 몰입이 안 된다며 "네 방에 들어가서 확인하고 나와라"고 구박을 했다.

자기 방에 들어간 애가 한참을 방에서 나오지 않자, 큰 애가 무슨 일인가 싶어, 작은애 방에 들어가 "뭔데?"하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작은 애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거실로 나오며 "엄마 샤이니 종현이 자살을 했다고 친구들 단체 카톡방에서 난리가 났어요?" 한다. 나는 샤이니라는 그룹도 잘 모르지만, 종현이라는 사람도 잘 모른다. 하지만 왠지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샤이니 종현이 누군데 자살을 했다는 거야?" 보던 영화에서 눈길을 떼고, 작은 애한테 물었다. "엄마가 좋아하는 음악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도 나왔던 실력있는 가수인데, 이번에 솔로로 데뷔 준비를 하던 중 돌연 누나에게 유서를 문자로 보내고 자살을 했데요"
네이버에 샤이니 종현을 검색해보니 벌써 삼가조의를 표합니다 문구가 더 마음이 아프다

네이버에 샤이니 종현을 검색해보니 벌써 삼가조의를 표합니다 문구가 더 마음이 아프다

한동안 TV에서 눈길을 떼고 큰 애와 작은 애 둘이서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아니 왜? 그렇게 잘나가는데? 성공했는데 왜 자살을 한 거야?" 이해 할 수 없다는 큰 애의 반응에, 작은애는 "뭔가 나름대로 성공에 대한 중압감이 있었거나, 또는 성취하고 보니 허탈한 것 같은 그런 우울감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며 안타까워한다.
나는 다짜고짜 "아휴 그 부모들은 어떻게 살라고! 힘들면 힘들다고, 누나에게나 부모에게나 친구에게라도 고민을 털어 놓고 도움을 청해야지. 어쩌자고 삶을 포기 한다니? 요즘 너무 정신적으로 나약한 젊은이들이 많아 걱정이다. 걱정이야"하며 나도 모르게 내 자식의 일인 양 부모 된 마음으로 한숨 섞인 한탄을 했다.
큰 애는 "그러게요. 그래도 그 힘든 연습생 시절을 다 견뎌내고 성공했으니, 마냥 나약한 것 만도 아닌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안타깝네요!"하며 나의 말에 동조한다.

가끔 한 번씩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공인이라고 알려진 연예인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대중의 관심을 받기에 충격적이다.
나도 연예인을 좋아하던 학창시절도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연말 콘서트를 보기위해 용돈을 모아 비싼 돈 들여 크리스마스 콘서트티켓까지 끊어놓고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작은 애를 보며, 연예인들의 행동이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 제목이 떠오른다. 요즘 아프지 않은 청춘들이 어디 있을까? 젊은이들이 버티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몇 년째 취업이 되지 않아 백수로 지내야 하는 청춘들도 있고, 또 뭔가를 이루었지만 더 큰 중압감으로 인해 힘든 청춘을 보낼 수도 있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애타게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청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주변을 둘러보면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고 같이 아파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신보다 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설사 그런 존재가 주변에 없다고 해도 자신을 더 사랑하고 아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젊은이들이 아플 때 아프다고 얘기하고 주변에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서,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부모의 마음으로 간절하게 바란다.

한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집에도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이 있어, 요즘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한 해 동안 힘들었던 일이며, 결과에 따른 계획을 얘기하며, 대화를 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한다.
가족이 자신을 사랑하고, 부모가 자신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사실만 확인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제발 청춘들에게 말하고 싶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러니 힘들면 힘들다고 말을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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