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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스트레스, 영화관에서 한방에 날려
영화 속 수원치킨 수원갈비 홍보로 기분까지 좋아요
2019-02-07 16:48:05최종 업데이트 : 2019-02-07 16:43:22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이번 설 연휴는 내게는 참 힘든 명절이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 집에서 설 명절을 지내기로 했는데, 5남1녀의 대가족에다 출가한 조카들까지 식구들을 데려와 음식 준비하는 데도 일주일이 걸렸다. 다행히 온 가족들이 즐거운 명절을 보냈고 돌아가는 길에는 남은 음식을 싸가며 고생하였다는 칭찬까지 듣고 나니 뿌듯했다.
 
일주일 전부터 마트와 재래시장을 돌며 재료를 준비하고 미리 수정과도 만들었고, 갈비도 재고, 밑반찬도 준비하고, 설 전날부터 음식준비를 하였는데, 명절연휴를 끼고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난 큰애 몫까지 이번 명절에는 작은애가 단단히 주부인 엄마 보조 역할을 하며 도와주었다.
 
설 당일 새벽에 일어나 작은애를 깨워 전을 부쳤다. 전은 따뜻해야 맛이 있기에 당일 날 부치기로 한 것이다. 예쁘게 부치라고 구박하는 내게 작은애가 한마디 한다. " 엄마.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 마셔요! 일하느라 힘드신데 명절 증후군 어떻게 하시려고요? 저희는 엄마처럼 이렇게 힘든 명절 안보내고 싶어요." 나는 대꾸한다. "그래도 기본적인 것은 할 줄 알아야지... 시대가 변하긴 해도, 명절은 명절이고, 며느리는 며느리야"하니,  딸애는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결혼은 늦게 하려 구요"한다. 나는 혀를 차긴 했지만, 더 이상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말문을 닫았다.
 
이렇게 명절준비와 설날을 보내고 나니 또 남은 음식들과 그릇들을 정리하는 일이 남았다. 허리도 아프고 뒷정리에 힘들어 하니 작은애가, 다 잊고 아빠와 둘이 극장가에서 명절 데이트도 하고 남은 명절 스트레스 날리고 오라며, 설 다음날 오후 '극한직업'이라는 류승룡, 이하늬가 주연인 이병헌 감독의 영화를 예매해 주어 가서 보게 됐다.
명절연휴 마지막날, 극장가가 붐볐다

명절연휴 마지막날, 극장가가 붐볐다

얼마 전 e수원뉴스에서 얼핏 본 기사로 "'수원왕갈비통닭'…영화 '극한직업' 열풍에 실제 메뉴로 탄생했다"는 소식을 본 기억이 났다. 흔쾌히 뒷정리와 그릇정리를 하다말고,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서 극장가로 달려갔다. 일부러 평소 주차하기 쉬운 극장을 골라 갔건만, 명절연휴에 극장가를 찾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특히 무료주차로 개방하여 많은 차들이 주차를 위해 시간을 허비했고, 극장으로 올라가 보니 상영을 기다리는 대기 인파로 넘쳐났다. '그래, 역시 작은 돈으로도 명절 스트레스 해소에는 영화가 제일이지...'
 
주차하느라 시간을 보낸 탓에 대기시간 없이 바로 상영관에 들어섰고, 평소에 보던 예고 영화편이나 광고도 볼 겨를 없이,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본 영화인 '극한직업'이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 역시 숨죽이며 어디서 쯤  '수원 왕갈비통닭'이 나오나 유심히 보며 있자니  웃음도 바이러스처럼 터져 나왔다. 이런 코미디영화를 평소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극장에 오는 동안에도 다른 영화는 없냐고 투덜거리던 남편도, "이 영화 ,수원 통닭 홍보하는 영화야?" 하는 관심을 보이더니 급기야 웃으며 매우 재미있어 한다.
 
수원에 거주하며 수원에 있는 영화관에서 수원시민이랑 수원통닭과 수원갈비가 나오는 영화를 보니 더 감회가 새롭다. 특히 극중 인물이 "수원이 통닭의 성지"라고 하거나,  "수원하면 갈비지"하는 대사에서는 나도 몰래 고개를 끄덕이며 격하게 공감하기도 했다. 이번 명절에서도 내가 집에서 갈비찜을 했는데, 식구들 모두 "이거 수원 갈비 레시피야?"하며 맛나게 먹어주었고 나름 '수원갈비'의 자부심도 생겼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머가 넘쳐났다. '수원 왕갈비통닭'이 등장하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고 재미도 있었다. 영화를 참 잘 선택했다는 생각과 함께 예매해준 작은애가 고마웠다. 명절 때 힘들었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풀린 기분이었다.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니 "영화 어땠어요?"하고 작은애가 묻는다. 나는 "끝내줬어! 이번 영화에는 수원 왕갈비통닭이 한몫했어. 수원 사는 사람들이 보면 기분이 좋을 영화야. 너도 언니 돌아오면 함께 봐라. 예매는 엄마가 해줄테니..."

영화 한편에 명절 스트레스를 날리고 나니, 왜 명절 때마다 그리 영화관이 붐비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영화 '극한직업'이 1000만명 누적관객을 돌파했다고 하니, 아마도 수원시민들의 애향심도 한몫했으리라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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