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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이야기의 바다를 유랑하며 보물 같은 이야기를 발견해보자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기획전 <이야기 유랑선>
2023-05-19 15:15:24최종 업데이트 : 2023-05-19 11:19:19 작성자 : 시민기자   박정민
최정화 작가 '달팽이와 청개구리'

최정화 작가 '달팽이와 청개구리'


수원 영통구의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는 3월 31일부터 기획전 <이야기 유랑선>을 전시중이다. <이야기 유랑선>은 '그림 속 숨은 이야기를 찾아 유랑한다'는 의미로,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작품의 의미를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체험전이다. 

지난 주말,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를 찾았다. 건물 입구의 하얗고 거대한 달팽이가 반겨준다. 자세히 보면 달팽이 위에 청개구리가 앉아있는데, 최정화 작가의 '달팽이와 청개구리'라는 작품이다. 느림의 미학을 달팽이로, 수원시의 새로운 도약을 뛰어오르는 청개구리로 형상화해 '느림과 오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현판 위에 하이힐을 신은 코끼리가 거꾸로 매달려있다. 이번 기획전 작품의 하나로 전시관 야외에 설치된 이정윤 작가의 '낙하하는 코끼리' 작품이다. 전시관에 입장하기도 전에 벌써 보물같은 이야기를 가득 담은 작품들이 기자를 반기는 느낌이다. 
 
이정윤 작가 '낙하하는 코끼리'

이정윤 작가 '낙하하는 코끼리'

전시관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그림이 그려진 둥근 공들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야기 유랑선>의 시작을 알리는 이슬로 작가의 '출발'이라는 작품이다. '출발'은 씨앗을 상징한다. 씨앗이 어떤 꽃으로 피어날지 기대하듯,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탄생을 표현하고 있다.
이슬로 작가 '출발'

이슬로 작가 '출발'


전시장 한가운데에 7개의 입간판 형태로 설치된 작품이 있다. 이슬로 작가의 '천진난만'이다. '하늘의 뜻으로 꽃이 난만하게 피어난'이라는 작가의 설명처럼 맨 앞에는 작은 꽃봉오리가, 뒤로 갈 수록 점점 피어나는 꽃을 보여준다. 꽃 속에는 어떤 캐릭터가 숨어있는데, 작가의 자아를 상징하는 '로'라고 부른다. 이 작품에서 꽃은 우리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나만의 씨앗이 꽃을 피운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게 만든다.

푸른빛을 따라 옆 전시실로 들어서면 흰 천들이 드리워져 있다. 새벽을 뜻하는 푸른빛과 흰 천을 지나면 밝은 곳이 나타나는데, 방 한가운데 조명을 비춘 바닥에는 동글동글한 사탕들이 가득 있다. 이 사탕은 이슬 모양의 하얀색이고 꿀맛 나는 '만나'를 상징한다. 만나는 성경에서 하늘이 내려주신 음식을 뜻하는데, 만나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풍경을 상상하며 만든 애나한 작가의 '만나'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그림이 캔버스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있는 모든 것이 작품이 되고 더 나아가 관람객까지 작품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회화와 설치, 음악소리로 이루어진 이 거대한 작품 안에서 공감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공간의 한 쪽에 먹을 수 있는 진짜 사탕도 놓여있으니 달콤한 맛까지 더해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애나한 작가 '만나'

애나한 작가 '만나'

다음 이정윤 작가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을 다양한 형태로 거대하게 만들거나 설치하여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꿔준다. 전시관 외부에 설치된 코끼리도 그렇고, '마법사모자가 있는 모래틈 상상정원'이라는 작품에서도 커다란 모자에서 알록달록하고 길쭉한 것들이 튀어나오는 모습이다. 작가는 모자에서 나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하며 관람객의 상상력을 키워준다.
이정윤 작가 '마법사모자가 있는 모래틈 상상정원'

이정윤 작가 '마법사모자가 있는 모래틈 상상정원'


마지막으로 만나볼 작가는 회화와 애니메이션을 다루는 박경종 작가이다. 8개의 캔버스로 구성된 '보물찾기' 회화 작품은 멀리서 보면 평범한 숲을 그린 것 같지만, 보물 찾기 하듯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면, 닌자 거북이, 밤비와 같은 이미지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림 속의 보물 찾는 재미를 느끼고 돌아서면 긴 벽을 가득 채운 공간에 애니메이션 영상 '별의 정원'이 보인다.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이 작품은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여 완성하는 작품인데, 관람객들이 본인의 그림이나 글을 작품 앞 스크린에 쓰면 2초 뒤 영상에 나타나서 벽을 떠다닌다. 부모와 함께 작품을 관람하던 한 아이도 "와! 내가 그린 그림이 저기 떠있다"라며 즐거워했다.
 
박경종 작가 '별의 정원'

박경종 작가 '별의 정원'


딸을 데리고 전시관을 찾은 한 시민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들이 많아 좋다. 마냥 아이들만을 위한 전시인 줄 알았는데, 어른이 봐도 재미있고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대미술이라는 크고 넓은 바다가 있다. 바닷속에 다양하고 많은 생물이 살고 있듯 현대미술 속에는 신기한 이야기 보물이 가득하다. <이야기 유랑선>은 작품 안에 담긴 이야기 보물을 찾아 유랑하는 '선(船, 배)'이자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을 뜻하기도 한다. 작품 속에는 작가 개개인의 경험과 감정이 들어있고, 이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떠오른 생각과 감정들을 모아 나만의 이야기 유랑선을 만들고, 새로운 보물 같은 이야기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는 8월 6일까지 계속된다. 전시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전시는 무료이다. 개인 관람의 경우 전시해설은 별도로 없고, 전시관 입구에 안내된 '가이드온' 앱을 설치하면 무료로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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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유랑선,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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