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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부처님의 자비를, 광교산 '봉녕사' 인파로 북적
2023-05-31 10:35:19최종 업데이트 : 2023-05-31 10:35:16 작성자 : 시민기자   박정민
대적광전

대적광전



수원 팔달구 우만동에 봉녕사라는 절이 있다. 지하철 광교중앙역에서 차로 5분,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지척에 둔 도심 속의 사찰이다. 고려 희종 4년(1208)에 원각 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의 말사(末寺)이다. 1970년대 비구니 묘전스님과 묘엄스님이 차례로 주지로 부임하고 쇠퇴했던 봉녕사를 비구니 승가교육의 요람으로 중흥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봉녕사는 사찰음식교육관도 운영하며 국내외에 사찰음식을 알리는 데에도 힘쓰는 절이다.

봉녕사 전경

봉녕사 전경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 올해의 석가탄신일에 봉녕사를 찾았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올라가는 길부터 사람이 많고, 넓은 주차장에도 차가 한가득이다. 주차 안내를 하는 봉사자들은 비옷을 입고 빈 자리를 찾는 차에 열심히 방향을 손짓한다. '비가 와서 행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달리 우산을 쓰고 절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니 하얀 천막 아래 자리를 마련한 각종 행사부스에서는 손님들을 맞느라 분주하다.

향을 피우는 시민

향을 피우는 시민

 


가장 먼저 대적광전으로 향했다. 대적광전은 일반 사찰의 대웅전과 같은 곳으로, 화엄경에 등장하는 부처인 비로자나 부처를 주불로 모신 법당이다. 비로자나불은 태양의 빛이 만물을 비추듯 우주의 삼라만상을 비추며 일체를 포괄하는 부처이며, 진리의 본체이자 침묵 속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는 비로자나불을 모신 법당을 대적광전이라 한다. 대적광전 앞에는 향을 피우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향을 피울 때 무엇을 기도했냐는 질문에 한 시민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절에 와서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했다.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부디 학교에 잘 적응하기 바라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관불의식 참여하는 시민들

관불의식 참여하는 시민들


대적광전 왼편으로 또 다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아기부처를 목욕시키는 관불의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2600여년 전 아기부처가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났을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용들이 나타나 성수로 아기부처를 목욕시키고 찬탄했다는 내용이 경전에 있다.

부처의 탄생지인 룸비니 동산을 상징하는 화단을 만들어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하고 그 가운데 부처님의 탄생 조각상을 안치한 뒤 작은 표주박으로 감로수를 떠서 아기부처의 정수리에 붓는다. 관불의식은 부처에 대한 공경의 표시일 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번뇌와 더러운 마음을 씻어내고 청정한 지혜를 성취하고자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대적광전에서 내려오니 떡과 생수를 나눠준다는 푯말이 보인다. 석가탄신일에는 기쁜 날을 기념해 나눔을 실천하고자 대부분의 사찰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편이다. 봉녕사처럼 규모가 커 방문객이 많은 경우 떡이나 빵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봉사자들이 따뜻한 백설기와 생수를 하나씩 나눠준다.

연화빵 판매 부스

연화빵 판매 부스
 

범종각 앞 마당에서는 먹거리와 판매, 체험 행사부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부스는 봉녕사 우담화 합창단에서 만드는 '계피향 가득한 맛있는 연화빵' 부스이다. 얼핏 국화빵과 비슷한 모습인데, 팥이 든 밀가루 반죽이 구워지는 냄새가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바쁘게 구워내고 포장해도 줄이 줄어들지 않는다.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던 한 시민은 "냄새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한다. 비가 와서 날씨도 약간 쌀쌀한데 따뜻한 연화빵 먹으면 행복할 것 같아 줄을 섰다"며 웃었다.

 
연꽃 컵등 만들기

연꽃 컵등 만들기
 

연화빵 부스 옆으로는 어린이 체험프로그램으로 연꽃 컵등 만들기가 진행됐는데 많은 어린이가 부모와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봉녕사 어린이 신도들이 노란 조끼를 입고 "4시부터 연꽃 컵등 만들기 진행합니다! 어린이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를 외치고 다녔다. 

이 외에도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절답게 나물과 장류를 판매하는 부스도 운영되었고, 각종 불교용품 및 석가탄신일 맞이 헌화용 꽃을 팔기도 하였다. 비가 와도 나와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봉녕사를 찾은 모든 시민들에게 부처님의 자비가 닿길 바란다.
박정민님의 네임카드

봉녕사, 석가탄신일, 부처님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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