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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 아름에서 열리는 특별한 전시 <늘·참>
김종길X김종민 형제 작가가 함께 구성한 2인전
2024-05-23 15:47:46최종 업데이트 : 2024-05-23 15:50:49 작성자 : 시민기자   김낭자

김종민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닝겔·김종민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예술공간 아름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유형의 특별한 전시 <늘•참>이 열리고 있다. 전시 공간 2층에서는 닝겔·김종민 작가의 그림 전시가, 지하 1층에서는 밝돌·김종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김종길 작가가 자신의 글 앞에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김종길 작가가 자신의 글 앞에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붓글씨가 옛날 『훈민정음』의 한글 형태로 쓰여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글은 다석·류영모 선생이 쓴 『다석일지』 속 글을 밝돌·김종길 선생이 풀어썼다. 김종길 작가는 2021년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경향신문에 <다석 늙은이 읽기>를 연재했다. 그는 "다섯 늙은이의 '늙은이'는 다석 선생님이 '노자(老子)'를 우리말로 풀어 쓴 말이다. 선생님이 일기에 노자의 도덕경을 한글로 풀어서 써놓았는데, 그것을 보고 한글의 뜻글로 풀어쓰는 연재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당시 연재를 본 예술공간 아름의 홍채원 관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그 당시 쓴 글을 지하 공간에서, 김종민 작가의 그림은 2층에서 전시하고 있다. 

둥그러미를 한 글자로 써 놓은 것의 예를 보여주고 있다

둥그러미를 하나의 글자로 써 놓은 것의 예를 다석의 글과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다.


김종길 작가는 이번 전시가 처음이다. 그는 다석·류영모 선생이 20년간 쓴 일기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을 시작했다. 일기에는 1700편 정도의 한글로 된 시와 시조가 옛날 훈민정음 글꼴로 쓰여 있다. 글씨 하나하나에 오래된 사상과 뜻이 담겨져 있다. 다석이 다석일지에 써 놓은 한글 시 가운데 뜻으로 뭉친 글씨를 골라 붓글씨로 다시 새겨서 짓고 일으킨 작품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어떤 것은 다석이 쓴 그대로 옮기고, 어떤 것은 다석의 철학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골라서 쓰기도 했다.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글씨는 하나하나가 뜻글이다. 한글은 소리글인 경우가 많은데 작품은 뜻글로 되어 있는 것이다. 다석 선생의 철학 개념과 같은 글씨들이다. 

텅빔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진지하다.

텅븸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진지하다.

다석의 땅 위에 서는 것을 나타낸 '나스다'

다석의 땅 위에 서는 것을 나타낸 '나스리•'


1970년대 한글 학자들이 '서다' '스다' 글자를 놓고 일어서다는 '서다'와 '스다'와 같이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의 맞춤법에는 '서다'만 나오는데 그러한 뜻이 있었다. 김종길 작가는 "'나스라'라는 말이 '나서다'라는 말로 쓰였다. 이는 '나 일어서다'가 되는데 땅 위에 서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글의 뜻을 상충적으로 쌓아올린 것이다. 

무에서 유로 가는 순환의 개념을 표현했다.

무(無)에서 유(有)로 가는 순환의 개념을 표현했다.


2층 전시장에서 그림을 선보인 닝겔·김종민 작가는 <다석 늙은이 읽기>에 그렸던 그림을 비롯해,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캐릭터를 전시한다. 아무것도 없는 형상에서 차츰차츰 있음의 형상으로 갔다가, 또 비움으로 가는 것 즉 무(無)에서 유(有)로 가는 순환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또한 일상의 기록도 함께 선보였다. 작가는 "우리는 고요한 잠에서 태어나 고요한 각성으로 죽는다"고 말하며 자연 현상들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다.자신의 꿈을 설치로 표현한 작품

자신의 꿈을 설치로 표현한 작품


작품은 모빌 형태의 구성 방식으로 만들었다. 배, 서커스, 사슴, 곤충, 새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서 모티브를 얻어 곤충과 식물 중심으로 표현했다. 어린이 동화 그림을 그리던 작가이다 보니 꽃, 동물, 공룡 등을 좋아한다. 그는 "곤충들을 일상생활에 가져와서 뭉쳐 그리다 보니까 이렇게 형체가 나오더라"고 말한다. "바람도 좋고 구름도 좋고 구름 속에 있는 좋은 형상들을 어떻게 나타낼까 고민하다가 이러한 형상들을 생각하고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작품을 자세히 보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서로 상처를 안고 있는 존재들이다. 한 물체가 다른 것에 상처를 주지만, 또 상처를 받기도 하면서 순환한다. 물고기는 새한테, 새는 상위 포식자에게 잡아먹힌다. 이러한 먹이사슬을 모빌 형태로 구성했다. 
 

김종민 작가는 "사슴을 좋아하다 보니 사슴을 응용해서 풍경을 그리기도 하고 또 설치도 해보았다. 그 설치 위에 나르는 것은 날치이다. 일상에서 여행하고 싶었던 것을 날치를 이용해 표현했다"면서 "<툭 터져 버릴 거야>같은 그림은 연필로 색 없이 그린 그림에 색을 입히면 툭 터져서 이와 같은 형상이 된다 생각하고 그린 그림이다"고 설명했다.

곤충들을 일상생활에 가져와 그렸다.

곤충들을 일상 생활에 가져와 그렸다.


그 외에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교회, 꽃, 버드나무, 새와 친구들의 모습, 길가에 고양이 모습 등 다양한 풍경의 모습을 무채색으로 그려냈다. 
닝겔 김종민 작가는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지만, 이번 전시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업들을 표현해서 전시하는 것으로, 마음 속에 있는 이미지들을 제한 없이 자유롭게 펼치는 느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2층 전시(김종민 작가)와 지하의 전시(김종길 작가)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동일시되는 작품을 모든 전시 공간에 같이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왼쪽이 행복에 관한, 오른쪽이 큰 새는 바람을 거슬려 날고

왼쪽이 행복에 관한, 오른쪽이 큰 새는 바람을 거슬려 날고


이번 전시는 수운·최제우 탄신 200주년과 다석·류영모 탄신 135년을 기리는 전시이기도 하다. 수운은 동학이라는 종교를 창도했고 다석은 한글 철학을 바로세웠다. 수운의 사상이 다석의 한글 철학 시에 깊게 쓰이며 오묘한 뜻을 이루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이 단지 소리글자만이 아니라 뜻글자이기도 한 것을 보여준다. 다석이 훈민정음 한글꼴로 바꾸어 놓은 글씨에는 많은 철학의 씨앗이 담겨 있다. 밝돌 김종길 작가는 "그러한 '철학의 씨'를 깨고 캐내는 '되새김질'을 통해 우리 한글 철학의 속 깊은 '뜻글'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 <늘•참> 
◯ 전시기간: 5월 18일 - 5월 31일, 14시 - 19시  ※ 월요일 휴관 
◯ 전시장소: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4, 예술공간 아름(2층) / 실험공간 UZ(지하1층)
◯ 참여작가: 닝겔(김종민), 밝돌(김종길)
◯ 전시문의: 0507-1357-9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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