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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먹거리를 얻고, 삶을 잇다
국립농업박물관 <땅의 기록, 흙의 기억> 기획전, 8월 25일까지
2024-06-10 16:41:30최종 업데이트 : 2024-06-10 16:38:10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단원 김홍도의 '산수인물도'. 무성하게 자란 벼와 여름철 논의 모습을 부채에 그렸다. 흉년에 힘들어했는데, 올해는 논의 곡식이 풍요롭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기쁜 마음을 그림에 담았다. 보는 사람들 마음도 풍족했을 것이다.

단원 김홍도의 '산수인물도'. 무성하게 자란 벼와 여름철 논의 모습을 부채에 그렸다. 흉년에 힘들어했는데, 올해는 논의 곡식이 풍요롭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기쁜 마음을 그림에 담았다. 보는 사람들 마음도 풍족했을 것이다.


 땅은 흙으로 된 육지다. 땅에서는 온갖 식물이 자라고 열매 맺는다. 사람들은 땅에 집을 짓고 산다. 땅을 일구어 먹거리를 얻어서 살아간다. 삶과 역사가 땅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국립농업박물관(권선구 수인로 154)에서는 '흙'이 모여 땅이 되고, 이 땅을 일구어 만든 '농경지' 이야기를 열고 있다. 6월 4일부터 8월 25일까지 <땅의 기록, 흙의 기억>이라는 기획전시를 한다. 상반기 기획전으로 먹거리 기반인 '땅'의 역사와 문화를 문자 기록부터 유물, 영상, 사진, 시 등 142점의 자료를 전시한다. 

'백제 촌락문서 목간'. 종이 대신 목간에 기록을 남겼다. 백제 시대 대사촌이라는 마을의 촌락 규모와 생업에 대해 적었다. 백제 시대에 이미 토지 개념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백제 촌락문서 목간'. 종이 대신 목간에 기록을 남겼다. 백제 시대 대사촌이라는 마을의 촌락 규모와 생업에 대해 적었다. 백제 시대에 이미 토지 개념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전시관에 들어서는 순간 농경지를 만난다. 청동기 시대 진주 대평리 밭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이다. 바닥을 밟으면 흙 밟는 소리가 들려온다. 뒤 화면 밭 영상에 농작물과 식물이 자라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삶의 터전이었던 땅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제헌헌법》. 1948년 제헌헌법에서 오늘날 경자유전 원칙이 세워졌다. 농민의 농지 소유권을 최초로 인정한 문서다.

《제헌헌법》. 1948년 제헌헌법에서 오늘날 경자유전 원칙이 세워졌다. 농민의 농지 소유권을 최초로 인정한 문서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했는데, 1부는 농사짓기 좋은 땅을 끊임없이 모색해온 선조들의 기록 및 회화 작품이다. 1836년 '밭매매 명문'은 땅을 거래한 계약서다. 조선 시대 중요 문서는 한문으로 쓰는데, 이것은 한글로 썼다. 밭 면적을 네 마지기로 표현하고, 매수자, 매도자, 문서 작성자, 증인 정보까지 적었다. 땅이 재화로 집안에 중요한 재산이 된다. 당시에도 사기 계약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나 보다. 문서 작성자와 증인까지 함께하는 것도 그런 위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일 것이다. 

영상, 뉴스, 시, 사진으로 사람들이 땅을 일구고 생명을 지켜온 과정을 볼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검색하며 즐길 수 있다.

영상, 뉴스, 시, 사진으로 사람들이 땅을 일구고 생명을 지켜온 과정을 볼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검색하며 즐길 수 있다.


  '백제 촌락문서 목간'은 종이 대신 목간에 기록을 남겼다. 백제 시대 대사촌이라는 마을의 촌락 규모와 생업에 대해 적었다. 백제 시대에 이미 토지 개념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단원 김홍도의 '산수인물도'가 있다. 무성하게 자란 벼와 여름철 논의 모습을 부채에 그렸다. 땅에서 나는 먹거리는 그림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흉년에 힘들어했는데, 올해는 논의 곡식이 풍요롭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기쁜 마음을 그림에 담았다. 보는 사람들 마음도 풍족했을 것이다. 
 
전시장 공간 구성에 둥근 모양의 문을 만들었다. 전시 주제에 맞게 땅 모양을 이미지화 한 것이다.

전시장 공간 구성에 둥근 모양의 문을 만들었다. 전시 주제에 맞게 땅 모양을 이미지화 한 것이다.


  조선 시대에는 농사 관련 서적 발간이 많았다. 《농사직설》, 《농포문답》, 《농가집성》, 《임원경제지》가 있다. 이 중에 《임원경제지》는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저술한 책이다. 토지제도, 개간과 경작법, 재배법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서유구는 화성 유수 농업 개혁가였다. 화성 유수로 재직하며 만석거 일대 대유둔과 축만제 일대 서둔을 확대해 토지 없는 백성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했다. 농사는 평민 일이다. 따라서 평민이 책을 보는 일이 어렵다. 양반이 책을 보고, 그 내용을 평민에게 가르쳤다고 생각한다. 

흙과 땅을 소재로 하는 시와 사진 자료도 볼 수 있다. 법정 글에 '흙을 가까이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일이다.'라는 구절이 보인다.

흙과 땅을 소재로 하는 시와 사진 자료도 볼 수 있다. 법정 글에 '흙을 가까이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일이다.'라는 구절이 보인다.


  2부에서는 땅을 일구며 남긴 기록에서부터 땅이 남긴 기억 등 땅이 가진 다양한 얼굴을 살펴본다. 영상, 뉴스, 시, 사진으로 사람들이 땅을 일구고 생명을 지켜온 과정을 볼 수 있다. 토지개량사업에 관한 뉴스와 농경지 생태 보전과 흙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등을 관람객이 직접 검색하며 즐길 수 있다.

1836년 '밭매매 명문'. 땅을 거래한 계약서다. 밭 면적을 네 마지기로 표현하고, 매수자, 매도자, 문서 작성자, 증인 정보까지 적었다. 조선 시대 중요 문서는 한문으로 쓰는데, 이것은 한글로 썼다.

1836년 '밭매매 명문'. 땅을 거래한 계약서다. 밭 면적을 네 마지기로 표현하고, 매수자, 매도자, 문서 작성자, 증인 정보까지 적었다. 조선 시대 중요 문서는 한문으로 쓰는데, 이것은 한글로 썼다.

 
흙과 땅을 소재로 하는 시와 사진 자료도 있다. 이해인, 법정, 나희덕, 문정희, 정현종 시와 최수연 사진 작품이 벽면에 걸려 있다. 이 중 법정 글에 '흙을 가까이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일이다.'라는 구절이 보인다. 흙에서 온갖 생명체가 살아간다. 그런 의미로 '살아 있는 우주'라는 표현을 썼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읽으며 '흙'과 '땅'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시와 사진이 걸려 있는 벽색이 특이해 안내자에게 물었더니, "황토와 갈대를 섞어서 만든 벽으로 환경을 생각하며 만든 벽"이라고 한다. 

'논매기소리'. 논을 매고 밭을 맬 때 지역별로 불렸던 노동요를 들을 수 있다. 주변에서 들을 기회가 없는 자료다.

'논매기소리'. 논을 매고 밭을 맬 때 지역별로 불렸던 노동요를 들을 수 있다. 주변에서 들을 기회가 없는 자료다.


  3부는 땅, 먹거리, 재화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땅이 농경지로서 국가 경제의 기반으로 활용되는 과정과 농경지 소유와 분배에 관한 역사를 만난다. 자료는 농민의 농지 소유권을 최초로 인정한 《제헌헌법》이 눈길을 끈다. 1948년 제헌헌법에서 오늘날 경자유전 원칙이 세워졌다. 《경국대전》, 《대전통편》 등과 '대한제국 전답 관계' 문서 등에서 토지에 대한 개념이 법적으로 정비되는 과정을 알 수 있다.  

  4부에서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만들기 위한 활동들을 살펴본다. 오래된 표어에서 농약의 문제점을 경고하고, 흙을 위하는 노력이 보인다. 환경농업과 유기농에 관련 책자도 보인다. 생산량 증대에서 건강한 농업으로 가는 실천이었다. 

《임원경제지》.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저술한 책이다. 토지제도, 개간과 경작법, 재배법이 포함되어 있다. 서유구는 화성 유수로 재직하며 만석거 일대 대유둔과 축만제 일대 서둔을 확대해 토지 없는 백성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했다.

《임원경제지》.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저술한 책이다. 토지제도, 개간과 경작법, 재배법이 포함되어 있다. 서유구는 화성 유수로 재직하며 만석거 일대 대유둔과 축만제 일대 서둔을 확대해 토지 없는 백성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했다.


  전시장에서 땅을 일구며 살아온 선조 이야기를 만났다. 그들의 삶은 과거 살았던 흔적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 삶의 퍼즐에 연결되는 유산이다. 생명의 기반으로 미래 우리 삶에도 소중한 터전이다. 땅에서도 흙은 알짜배기다. 거친 돌과 부딪치며 온갖 목숨을 자라게 한다. 그래서 땅과 흙은 우리 전부다.  

  전시장을 나서는 코너에 땅과 흙에 관한 생각을 문장 카드로 만들어보는 공간이 있다. 땅과 흙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관객 참여형 체험공간이다. 선조가 남긴 기록에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낱말을 만들어본다.

<땅의 기록, 흙의 기억> 기획전
1. 전시 기간: 2024. 6. 4.(화)~8. 25.(일)
2. 관람 기간: 화~일요일 10:00~18:00
3. 전시 장소: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
4. 전시품: 전형도(田形圖), 단원 김홍도 산수 인물도(최초 공개), 제헌헌법, 유엔(UN)농민 선언문 등 농경지 관련 유물 및 사진 영상 등 142점
5. 관람료: 무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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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 , 농업박물관, 김홍도, 경국대전, 서유구, 경작,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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