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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음악이 이렇게 흥겨울 수 있나?
지난 27일 저녁 수원시립합창단 제187회 정기연주회 열려
2024-07-01 17:38:46최종 업데이트 : 2024-07-01 17:38:44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시립합창단 제187회 정기연주회, 관객들이 일어나서 즐기고 있다.

수원시립합창단 제187회 정기연주회에서 관객들이 일어나서 즐기고 있다.


지난 27일 저녁 7시 30분에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수원시립합창단 187회 정기연주회 <내 마음속 Playlist '콘서트 다이어리'>가 열렸다. '빈 소년합창단' 상임 지휘자를 역임한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김보미 교수가 이번 연주회의 객원 지휘자로 나섰다.

이날 연주회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버린 음악회였다. 1부 공연이었던 미사곡을 연주할 때만 해도 과거의 평범했던 음악회로 생각했었는데, 2부 공연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관객들은 흥겨움 속에서 음악회를 즐겼다.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합창단은 1부 공연에서 독일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F. Schubert, 1797-1828)의 'Messe No.2 G Major, D. 167'을 연주했다. 슈베르트는 총 6곡의 미사곡을 작곡했는데, 이날 연주한 곡은 그가 1815년에 작곡한 두 번째 미사곡으로 5일 만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간결한 구조지만 서정성이 짙으며 엄숙하기보다는 친근하고 신선한 멜로디가 느껴지는 미사곡이다.

이날 연주된 미사곡은 6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은 '주여 도우소서(Kyrie)', 2악장은 '영광(Gloria)', 3악장은 '사도신경(Credo)', 4악장은 '거룩(Sanctus)', 5악장은 '축복(Benedictus)', 6악장은 '하나님의 어린 양(Agnus Dei)'이다. 

수원시립합창단 제187회 정기연주회가 끝나고.

수원시립합창단 제187회 정기연주회가 끝나고.


특히 5악장에서는 아름다운 멜로디로 시작하는 소프라노(배정현) 솔로, 테너(김동철)와의 듀엣, 베이스(박승훈)가 가세하는 3중창 앙상블이 이어졌다. 이는 거룩하면서도 친근하며 낭만적 감성이 표현된 미사곡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교회음악과 합창지휘를 전공한 김보미 지휘자는 악보를 보지 않고 지휘했다. 합창단과 일체감 있게 호흡하면서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는 공감을 불러일으켜 합창음악의 진수를 보여줬다. 수원시립합창단과 함께하면 수원시민이 행복해질 것 같다.

2부 공연 첫 번째 곡은 고려가요 '가시리'를 기반으로 전경숙이 작곡한 '가시리'였다. 합창단과 테너(박창일) 독창과 대금(배근우) 연주가 아련한 분위기 속에서도 신선했다. 전경숙의 작곡 노트에 의하면 "선조들의 빛나는 작품들을 가져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재의 우리와 접목하는 여러 방법을 시도합니다. 고려가요의 하나인 가시리는 가사는 '악장가사'와 '악학편고'에서, 선율은 '시용향악보'의 '귀호곡'에서 첫 단의 선율을 차용해 시작주제로 사용했습니다. 차용된 선율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시작 부분은 정가 독창으로 연주합니다."라고 작곡의 배경을 밝혔다.

수원시립합창단 제187회 정기연주회, 합창단과 관객들이 일체가 된 음악회가 끝나고.

수원시립합창단 제187회 정기연주회, 합창단과 관객들이 일체가 된 음악회가 끝난 모습.

 
합창단은 작곡가 오병희가 함경도 지방의 민요 '어랑타령'을 바탕으로 작곡한 '어랑'을 두 번째 곡으로 연주했다. 아리랑의 함경도 사투리가 '어랑'이다. 곡의 앞부분은 임을 그리워하는 의미를 담고 있고, 뒷부분은 함경도 민요답게 애절하면서도 빠르고 거센 특징이 있다. 소프라노 신지현이 솔로를 담당했다.

세 번째 곡은 미국의 합창작곡가 마크 헤이즈(Mark Hayes)가 편곡한 '대니 보이(Danny Boy)'로 우리 귀에 익숙한 곡이었다. 피아노, 플루트, 혼성 4부 합창으로 감성이 풍부한 음악이다. 플루티스트 이수지가 출연해 목가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네 번째 곡은 에스토니아 출신의 작곡가 에릭스 에센발즈(E. Esenvalds)가 편곡한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로 너무도 유명한 음악이었다. 소프라노 신문경이 독창을 맡았다. 다섯 번째 곡은 미국의 합창작곡가 로저 에머슨(R. Emerson)'이 편곡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이다. 이 곡은 지친 우리에게 위안이 되고 용기를 주는 음악으로 유명하며 자주 들을 수 있다. 혼성 4부 합창으로 들으니 더욱 아름답게 들렸다.

지휘자인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김보미 교수 [사진, 수원시립합창단]

지휘자인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김보미 교수(사진 제공: 수원시립합창단)

 
마지막 무대로 가수 이문세의 '소녀', '그녀의 웃음소리뿐', '깊은 밤을 날아서'를 연주했다. 이는 옛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우리나라 대중음악 중 명곡이다. 정지훈의 드럼 반주와 테너 류신기, 테너 최승규가 솔로를 불렀다. 많은 관객이 감성에 젖어 노래를 따라 불렀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계속되자 합창단은 앙코르곡을 연주했다. 많은 관객이 일어나 박수와 함께 노래를 함께 부르며 콘서트를 제대로 즐겼다.

이날 김보미 지휘자는 수원시립합창단, 우아미·유은정의 피아노 반주,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 함께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음악회는 즐거워야 관객이 모인다. 지휘자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수원시립합창단의 실력이 한껏 드러난 음악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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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합창단, SK아트리움, 김보미,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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