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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선 갤러리, 소장품 기획전 열려
박수근 화백의 장녀, 아버지 화풍 이어받은 박인숙 작가 작품 선보여
2024-07-19 16:52:29최종 업데이트 : 2024-07-19 16:52:2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상래

영선 갤러리 내부

영선 갤러리 내부


수원시 영통구 덕영대로에 있는 영선 갤러리에서 소장품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수원 인근에 다량의 작품을 소장한 갤러리는 드물다. 

영선 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장품 기획전에서는 양구 출신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맏이, 서양화가 박인숙 씨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웃들의 소박하고 정감 있는 모습을 주로 그렸던 박수근 화백의 옛 화풍을 그대로 물려받은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난다. 아버지와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 그의 그림에서 볼 수 있었던 고단함이나 쓸쓸함보다는 삶을 더 밝고 경쾌하게 보고자 하는 딸의 단면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박인숙 작가는 교직 생활을 마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70세가 넘어 시니어 모델에 도전한 그녀는 화가와 모델 두 가지를 즐겁게 병행하고 있다. 그녀의 삶을 보고 있자면, '인생에 늦은 때란 없다'고 말했던 미국의 국민화가 그랜마 모지스가 떠오른다. 

두 번째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백승수 작가 작품이었다. 숯으로 세계에 감동을 준 이배 작가의 작품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거리를 산책하며 작품에 쓰일 재료를 직접 찾는다. 프랑스어로 '아상블라주 assemblage'는 버려진 것들을 모아 만든 작품이라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정크 아트'가 이 개념에 속한다. 그의 작품 어디에서도 버려진 폴리스티렌(스티로폼)의 느낌을 찾을 수 없지만, 작가는 버려진 재료들을 인두로 태우거나 캔버스에 바르고 떼면서 쓸모없는 재료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그의 반복적인 행위는 장인 정신을 보여준다. 작가는 작품에 몰입하는 동안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지 못한다. 무한 수행의 과정에서 '목적 없는 목적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작품을 보며 그가 살아온 인생이 궁금해졌다. '숯 작가'로 세계 미술계에 유명한 이배 작가의 조수로 활동하고 있다. 
 

ㅇ박인숙 '그리움' 2010


세 번째 만난 작품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 연상되는 박영학 작가 작품이다. 산, 나무, 논과 밭, 작은 마을과 바다가 조용하게 자리 잡은 어느 곳이 연상된다. 투명한 시골 마을 정취가 고스란히 묻어 있어 도시의 소란스러움을 뒤로 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 흰색과 검은색의 미세한 구분을 통해 빛과 어둠의 경계를 연필, 목탄과 숯으로 표현한 작가의 작품은 <단아한 풍경>이라는 시리즈로 많은 대중에게 선보인 적이 있다. 일상의 흔한 자연의 모습에서 욕심을 가지고 채우기보다는 비워내기를 통해 본질에 집중하는 작가다. 달항아리처럼 조용하고 단아한 한국의 풍경을 자신만의 담담한 색채로 표현한 박영학 작가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넋을 잃게 만든다.
 

ㄴㅇ박영학 '단아한 풍경' 2024


네 번째는 홍일화 작가로 인물화만 20년간 그린 재불 작가다. 그의 인물화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다. 2019년 이후 제주도의 원시림인 곶자왈에 매료되어 숲을 탐구하기 시작하면서 작품의 방향성이 달라졌다고 한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본연의 숲에서 살기 위해 버텨내는 가시덤불의 끈질긴 생명력을 발견하고 인간도 그처럼 하루하루 충실한 삶을 살아내야 함을 느꼈다고 한다. 홍일화 작가가 말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강인한 것임을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ㄴ

백승수 'NFN 21 09' 2021


다섯 번째로 이승철 작가의 한지 작품을 소개한다. 그는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에 재직하고 있는 한국화 화가이자 작가이다. 전통 한지를 우리만의 현대 미술에 적용해 한지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세계 미술 시장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한지 이론을 정립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한국의 아름다움은 절제된 데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방식만 고수한 것이 아닌, 현대적인 미를 갖추고 있어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형진 영선 갤러리 대표의 설명을 통해 해외에서 줄을 서서 작품을 감상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환기 작가가 얘기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한국의 전통 한지에 대한 관심이 그의 작품 항아리, 불상, 한지로 만든 성모마리아상, 예수상, 십자가상을 통해 더욱더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ㄴ

이승철 '문수보살상' 2023


이밖에도 전광영(집합), 김창열(물방울), 남관(무제), 김태호(InteralRhythm), 이성자(Chemin des Antipodes), 한영우(무제), 김상철(교회 가는길), 남농(하경산수도), 성연화(마음의 조각), 김현식(Who Likes violet), 진마이어슨(Globetrotter)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또한, 천경자(볼티모어에서 온 여인), 이우환(조응), 김환기(매화와 달항아리), 이왈종(제주생활의 중도), 이배(무제), 윤병락(가을 향기), 박고석(산)의 판화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영선 갤러리는 단톡방 운영으로 미술 자료를 공유하고, 미술계 저명인사를 초청해 1년에 3~4회 미술 특강을 기획하고 있다. 지역 사회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찾아가는 재능기부 특강도 연다. (수원·화성상공회의소, 영통구청, 춘천시의회, 지역도서관 등)

이번 전시는 2024년 7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열린다.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수원시민의 많은 발걸음이 영선 갤러리로 향하길 바란다. 
 

남관 '무제'

남관 '무제'


 
영선 갤러리 소장품 기획전 

○ 전시일정: 2024년 7월 1일~8월 30일
○ 관람시간: 매주 월요일~일요일 10:00~18:00 *사전 예약 후 방문, 무료관람
○ 예약문의: 031-203-1089
○ 전시장소: 수원시 영통구 덕영대로 1471번길 59(2층), 망포역 4번 출구에서 455m
○ 홈페이지: http://youngsun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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