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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도서관에서 만난 수원화성
수원화성 4계절 그림 전시
2024-07-23 14:22:51최종 업데이트 : 2024-07-23 14:22:4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서1치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서1치


오늘날 도서관은 책을 대출하거나 공부하는 공간으로만 머물러있지 않다. 작은 공간을 전시장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인문학 강좌를 열기도 하는 복합공간이다. 도서관(圖書館)이란 한자는 그림과 글이 있는 집이란 뜻인데 도서관의 다른 이름도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관아처(觀我處)라는 말이 있는데 독서를 통해 나를 돌아보는 곳이다. 의미상으로 보면 관아처란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면서 습도가 높고 사이사이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불쾌지수가 높을 때이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야외활동을 하기에는 너무도 힘든 때이다. 이럴 때 최고의 피서지는 도서관이다. 시원한 곳에서 책을 보면서 사유할 수 있고 그러면서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도 있다.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서북각루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서북각루


신풍동에 있는 선경도서관을 방문했는데 로비에서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수원화성을 그린 작품만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림을 보는 순간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수원화성을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수원화성의 사계'라는 전시회로 서양화가 이강자 작가의 작품이다. 우리 지역 예술인 작품전이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작품은 서 1치의 겨울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와 성벽 위에 눈이 쌓여 있다. 성돌 사이사이에도, 여장 위에도, 성벽과 여장 사이 미석에도 눈이 쌓였다. 이곳 풍경은 을씨년스러울 수도 있는데 성벽의 모퉁이에 있어 리듬감이 있는 변화가 있다.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동북공심돈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동북공심돈


서 1치는 수원화성의 서쪽 대문인 화서문에서 팔달산 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서북각루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성곽시설이다. 치(雉)는 성벽을 돌출시켜서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전면과 좌우 양 측면, 즉 3면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게 만든 시설물이다. 수원화성 곳곳에 치를 만들었는데 전체 10개나 된다. 

서북각루 만추 풍경도 멋스럽다. 깊어가는 가을 억새 뒤로 당당하게 서 있는 서북각루는 주변의 깃발과 함께 서릿발 같은 기상이 있다. 서북각루 밖은 억새와 갈대가 숲을 이루고 있어 사진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밖에서 보면 당당한 모습이지만 서북각루에서 성 밖을 내다보면 수원화성 북쪽을 훤하게 바라볼 수 있는 요충지에 있다.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용도와 서남각루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용도와 서남각루


수원화성에는 밖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에 각루를 지었다. 서쪽에는 서북각루(西北角樓), 동북쪽에는 방화수류정이라고 하는 동북각루, 동남쪽에는 동남각루, 서남쪽에는 화양루라고 불리는 서남각루가 있다. 각루에서는 군사들이 머물며 밖을 경계했고 온돌이 있어 추위를 피하던 곳도 있다.

팔달산 위 남쪽에는 서남암문이 있고 암문 밖으로 나가면 용도가 있고 용도 끝에 서남각루가 있다. 용도에서 서남암문을 그린 그림이 시선을 끌었다. 용도 좌우에는 붉은색 깃발이 걸려 있고 성 밖에서 소나무 가지들이 용도를 보호하듯 늘어져 있는 그림이다. 이 그림을 그린 때를 알 수 있다.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팔달문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팔달문


수원화성 성벽에는 깃발이 걸려 있다. 동쪽 구간에는 푸른색, 서쪽에는 흰색, 남쪽에는 붉은색, 북쪽에는 검은색 깃발이다. 화성성역의궤에는 수원화성 축성 후에 성벽에 깃발을 걸었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화성전도 병풍 그림에는 깃발을 그렸다. 기록에는 수원화성을 5구역으로 나눠 군사를 배치했는데 동쪽은 창룡위, 서쪽은 화서위, 남쪽은 팔달위, 북쪽은 장안위, 중앙은 신풍위였다. 

화서위가 지키는 구역은 북포루 동쪽 모퉁이에서부터 서남암문 서쪽의 제3첩까지이다. 팔달위가 지키는 구역은 서남암문의 서쪽 제2첩부터 봉돈의 북쪽 제5첩까지이다. 각각의 부대에는 전부, 좌부, 중부, 우부, 후부로 세분해 해당하는 영역에 비석을 세웠고, 부대와 부대 경계에도 비석을 세웠다.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선경도서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그림 전시회


수원화성에는 언젠가부터 깃발을 재현했는데 아마도 위 기록에 근거해 부대별로 색상을 다르게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몇 년 전에 깃발의 위치가 바뀌었다. 화성성역의궤인 재용편을 기본으로 바꾸다 보니 군사 배치와는 판이하게 다른 곳에 깃발이 걸려 있는 경우가 생겼다.

화서위와 팔달위의 경계는 서남암문 서쪽 2-3첩이고 이곳에는 경계비석이 서 있다. 서남암문, 용도, 서남각루는 팔달위 소속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곳의 깃발도 붉은색이다. 그런데 현재 이곳은 흰색 깃발이 걸려 있어 수원화성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선경도서관 1층 로비 벽면에 있는 관아처 글씨

선경도서관 1층 로비 벽면에 있는 관아처 글씨


이번 전시회에는 남포루, 동장대, 방화수류정, 동북포루, 동북공심돈, 서암문, 화서문, 서북공심돈, 팔달문, 장안문, 창룡문, 서포루, 화성장대, 남수문 등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는 28일까지 계속된다. 관아처에 방문해 피서도 하면서 멋진 그림도 감상해보자.

우리지역 예술인 작품전 수원 화성의 사계

○ 전시기간: 2024.7.2.~7.28.

○ 전시장소: 선경도서관 1층 중앙홀(경기 수원시 팔달구 신풍로23번길 68)
○ 전시작가: 이강자(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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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도서관, 관아처, 수원화성,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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