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작가 기획전 남건우 작가 《무명(無明)》, 예술공간 ‘다움’에서 열려
자아의 실체 존재감, 본질에 관한 이야기
2024-07-29 13:23:09최종 업데이트 : 2024-07-29 13:23: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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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 다움 전시 전경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예술공간 다움에서 청년 작가 '남건우' 기획전이 열렸다. 남건우 작가는 '무명(無明)'이라는 타이틀로 삶과 죽음, 인간의 본질에 관해 사진으로 이야기한다. 중고등학생 시절 실용음악원에서 보컬을 했던 작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성대결절이 오며 좋아하던 노래를 그만두게 되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게 되었지만, 적성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군 휴학을 하고 입대하기 전 10개월 빈 시간에 사진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어릴 때 사진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시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남건우 작가는 군 제대 후, 사진에 대한 마음이 더욱 절실해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전시장은 청과물 시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아담한 목조 건물 안쪽으로 흑백사진이 시선을 끈다. 전시장에 들어서 작품을 둘러보니 남건우 작가의 필명 '무아'라는 이름과 '무명(無明)'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무제(untitled)'이라는 제목이 연결되는 부분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작가는 작품마다 제목을 짓는 일이 어렵게 느껴졌고, 제목을 붙인 후에 작품과 일체화된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또, 고심 끝에 제목을 붙인들 나중에 들여다보면 작품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찍는다는 행위에 더욱더 집중하고자 모든 사진 작품에 '무제(untitled)'라는 제목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가 포착한 피사체에 대한 해석은 전적으로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둔 셈이다. 이는 작품 감상에 있어 작가와 관람객 모두의 세계관을 확장 시키는 행위다.
무아 작가의 'untitled' '무아'라는 필명에 관한 이야기도 '무제'와 연결된다. '무아'라는 단어 역시 여러 의미가 있다. 몰입, 트랜스(trance) 상태와 같은 자신의 내부에 확고하고 일정한 주의를 집중함으로써 일어나는 변형된 의식 상태 또는 어떤 일에 집중할 때 경험하는 현상으로 불교적 해석의 '나'라는 것을 의식할 수 없는 초월적 상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를 통해 본질을 보고자 하는 욕망이 '무아'를 통해 발현됨을 알 수 있다. 사실성이 사라지고 난 후의 추상에서 존재의 실체를 탐구하는 김아타 작가가 떠오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의식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무의식에 기대는 무의식적 자동 작업(無意識的自動作業)으로 그 방향을 점차 바꾸어 갔다. 무의식의 창조적 힘을 예술로 표현한 프랑스 초현실주의 예술운동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더 나아가 자아의 실체 존재감이 희미해지며 '나'라는 존재가 유기체처럼 변화해 가는 상태에 있다고 한다.
무아 작가의 'untitled' 무아 작가의 'untitled' 이처럼 한 단어가 작가에게는 다양한 의미로 존재하는 것들이 많고, 전시 제목인 '무명(無明)' 또한 같은 맥락에 있다. 'untitled' 하면 '무제'를 먼저 떠올린다. 한자를 보기 전에 '무명'은 '이름없음'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작가가 한자로 명시해 두었듯 '무명(無明)'은 '빛이없음'을 의미한다. 불교적 해석으로는 무지를 뜻하기도 한다. 인간의 괴로움인 근본 번뇌를 의미한다. 작가의 필명 '무아'가 불교적 의미로 해탈을 의미하듯 작가가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지점이 그곳에 있다면 '무명'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지금의 자아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아 작가의 'untitled' 많은 작가가 그렇듯 '무아' 작가 역시 생업과 작품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패션, 프로필 등 상업적인 방면에 생업 활동이 다음에는 작업 활동과 나누어진 방식이 아닌 그 경계가 허물어져 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활동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럼에도 감사한 점은 사진이 현대사회에서 지니는 특성상 상업적인 측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2023년 초부터는 장일암 교수를 스승으로 두고 사진을 배우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 많은 도움을 받아 혼자 해낼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무아 작가의 'untitled' 예술공간 '다움'에서의 '무아'작가 전시는 마치 젊은 작가의 작업실에 다녀온 느낌이 들었다. 유학 시절, 타지에서 홀로 외로움을 견뎠던 필자의 어느 하루하루를 무아 작가가 남겨준 것 같은 마음에 위로받기도 했다. 또한, 독일밴드 '막시밀리언 헤커(Maximilian Hecker)'의 어느 곡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렇듯 작품은 개인의 어느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좋아하던 곡을 불러내기도 하며,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 기억의 상자 문을 열며 추억에 잠기게 한다. 예술은 영혼을 치유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알랭드 보통'의 말이 떠오른다. 무아 작가의 'untitled' 끝으로 '무아'작가의 말을 전해본다. "전시를 찾아주시고,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많은 위안과 행복, 그리고 다음 것을 행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았다. 내 작품 또한 누군가에게 그렇게 다가가기를 희망한다." 예술공간 다움은 청년 작가들이 생업을 위해, 또는 다른 사정으로 작업하기 힘들 때 꾸준히 작업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곳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많은 청년 작가의 기회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전시는 2024년 7월 17일부터 7월 31일까지 행궁동 예술공간 다움에서 열린다. moooaaa남건우 개인전 <무명(無明)> • 전시일정: 2024. 7. 17.(수)~7.31.(수), 무료관람• 전시장소: 예술공간 다움(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2번길 9, 4호) •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14:00~19:00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문의: 010-4456-9654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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