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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팡팡 도예 체험' 난생 처음 내 손으로 만들어보는 도자기 작품
우만1동 주민자치회 주최, 어르신 자존감 높이는 '마을자치리빙랩' 활동
2024-08-16 11:25:30최종 업데이트 : 2024-08-16 11:25:28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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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 수업이 열린 우만1동 행정복지센터 전경


지난 14일에 방문한 우만1동 행정복지센터, 이곳에서 수원지역자활센터 도예팀이 현장을 세팅하며 분주한 모습이다. 프로그램 시간에 맞춰 도착한 25명의 어르신은 처음 접해보는 도예 수업에 기대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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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을 하는 강경수 우만1동 주민자치회장


이 행사는 우만1동 마을자치리빙랩 '행복 팡팡 도예 체험'의 일환으로 수원도시재단의 지원 하에 열렸다. '행복 팡팡 도예 체험'이라니... 프로그램 이름도 재밌다. 본 진행에 앞서 강경수 주민자치회장가 "건강하시고,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자살 방지와 독거 노인의 외로움 해소라는 목적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는 강 회장의 말에 현실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사회적협동조합 경기수원지역자활센터 박민경 팀장의 강연 모습

사회적협동조합 경기수원지역자활센터 박민경 팀장의 강연 모습


강의를 참관하며 이번 프로그램이 어르신들의 단순한 흥미 놀이에 불과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깨졌다. "집중력, 손 근육 발달, 치매 예방, 친구들과의 유대 강화 등이 이 수업의 장점이다."라고 사회적협동조합 경기수원지역자활센터의 박민경 팀장이 강조했다. 실제로 한 시간 동안의 취재를 해 보니 박 팀장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수업에 참가한 한 어르신은 "처음이라 손이 떨린다."고 말한다. 옆에서 쳐다보니 아기 손을 만지는 어머니의 손과 같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손목 힘이 강해지고 작업 속도도 빨라졌으며 세련된 작업 솜씨가 표현되기 시작했다. 참여자들의 만족스러운 표정에 행복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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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작업하는 어르신의 모습
없음어르신을 도와주고 있는 강사의  모습


물론 단시간에 미술 실력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스스로 미술작품을 만들며 생긴 자존감이야 말로 노년의 큰 선물임에 틀림없다. '행복 팡팡 도예 체험' 프로그램 역시 그런 연장성에서 해석하면 큰 수확이다. 왜냐면 우만1동은 영구임대 아파트가 위치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취약성을 갖고 있다. 또 노년층과 독거노인이 많다는 특수성을 지닌 지역이다.

주민자치회장도 언급한 바 있지만, 어떻든 이런 숙제를 해결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인물로 보인다. 짧은 시간이지만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의 마음과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함께 하자'는 리더십의 정신이야말로 높이 사고 싶고 필자도 공감했다. 악수와 인사 속에서 인품이 묻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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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게 만든 완성품의 모습


이 수업을 관장하고 있는 박민경 팀장 역시 오랫동안의 경력과 따뜻한 표정, 친절한 수업 진행 역시 이 프로그램의 품격을 높였다. 교사와 학생들이 일체감의 모습이야말로 커리큘럼 제1순위이다. 특히 평생을 한 번도 이런 작업을 하지 못한 어르신들에게는 말할 나위 없다. 

 

강사가 전체 흐름을 설명한 후 '백자토'라는 '흙, 도구인 '국칼', '나무해라'에 대하여 간단한 설명을 했다. 경기도 이천에서 흙을 조달했다. 이천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도자기 공방이 많이 있기로 정평이 있다. 필자도 예전에 축제 때 참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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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히 명패가 붙은 완성품의 모습


작업 순서는 이렇게 진행했다. 각자 받은 흙에 '나무해라'나 '국칼'로 홈을 판다. 형태는 직사각형 또는 정사각형 형태다. 쉽게 말하면 2센티 남짓 홈이 패여져 반찬을 담기에 좋은 도자기를 연상하면 된다. 조심스럽게 홈을 파던 손들이 온 신경을 곧추 세운다. 숨 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듯하다. 혹 실수할까 봐 집중도 100%를 발휘한다.

강사가 실수해도 나중에 수정이 가능하다고 누누이 설명해도 한 치도 실수를 용납지 않으려는 강인한 의지가 어르신들의 표정에서 읽혀진다. 30분이 지나자 2개 내지 3개를 홈을 파던 손들이 분주해지고 멋진 작품이 완성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자기 취향에 맞는 도장을 찍어 완성품을 제출한다. 그제야 불량품이 아닌 것을 확인한 어르신들의 표정이 행복한 모습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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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작업 도구들


고난도의 작품보다 오히려 간편하면서 완성도가 높은 이런 도자기는 어르신들이 체험하기에 좋다. 이런 제작을 통하여 만족감, 자존감을 상승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볼 때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이 프로그램이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강사가 수업 시간 내내 개인 교습하듯이 책상을 옮겨 다니며 수정 지도를 해 준다. 손 재주의 성향 따라 작품 완성도가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친절하게 교정해 주는 강사의 수업 진행 방식인 인내와 격려, 응원의 메시지야 말로 어르신들에게는 크나큰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참여자 중 특별한 사연을 지닌 주민을 만났다. 택시 모범운전사로 활동하는 주민이 잠시 틈을 내어 수업에 참석한 것이다. 70대 후반인데다 바쁜 일정에도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니, 참 대단하다.

수업에 참여한 주민들을 다양한 소감을 전했다. "평생 처음이라 손이 떨린다.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집에 있기 보다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서 수업을 하니 너무 재미있다" "평생 흙으로 작품을 만든 경험이 없지만, 수업시간이 너무 좋았다"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엄마 따라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엄마와 같이 도자기를 만드니 너무 기분이 좋아요."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여름방학 중 재미있는 좋은 추억거리였음에 틀림없다. 수업의 분위기는 진지하면서도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과 한 달 후에 받게 될 작품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다. 

 

수업이 거의 끝날 무렵 강사가 추후 이루어질 내용을 설명했다. 작품을 일정 시간 건조시킨 다음에 두 번에 걸쳐 가마솥에서 굽는 작업을 거친다. 초벌은 800도에서, 재벌은 유약을 입힌 후 1,250도에 굽는다고 한다. 거의 한 달이 소요된다. 참가자들이 제일 관심을 두는 부분이다.

 

수업시간 내내 필자도 즐거웠다. 하물며 직접 흙으로 만지며 자기 작품을 창조하는 어르신들은 얼마나 기쁠까. 화기애애한 시간들. 어르신들을 향한 주민자치회장의 마음 씀씀이, 친절한 강사, 일심동체가 되어 수업시간에 임하는 어르신. 귀가하는 필자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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