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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뭐 길래' 세 자녀와 부모 간의 재산 갈등을 그린 창작 연극
5일 광교노인복지관 광교홀 가득 채운 관객, 연극 동아리가 직접 출연
2024-11-06 10:31:28최종 업데이트 : 2024-11-06 10:31:2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12명의 출연진이 연극 후 기념 촬영에 임했다.

12명의 출연진이 연극 후 기념 촬영에 임했다. 출연진 모두 광교노인복지관 연극반 단원들이다.


흔히 우리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곤 한다. 연극은 곧 우리 삶의 축소판이다. 연극 속에 삶의 희로애락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연극 공연을 했다. 5일 11시 광교노인복지관은 한국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지원 사업인 '사랑이 뭐길래' 연극 공연을 열었으며, 복지관 지하 1층 광교홀은 축제의 분위기였다.
 
연극에 앞서 인사말로 격려하는 서덕원 관장

연극에 앞서 인사말로 격려하는 서덕원 광교노인복지관 관장

고령화된 시대에서 어르신들의 모습과 젊은이들의 모습을 돌이켜 봤을 때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곱씹으며 생각해 볼 일이었다. 
이번 연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강사와 연극반 회원

이번 연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강사와 연극반 회원


연극 '사랑이 뭐 길래'는 지난 5월부터 리어왕을 모티브로 삼아서 진행했던 연극 수업 중에 수강생들이 발표했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수강생들은 발성의 기초를 확고하게 다졌고, 광교노인복지관 연극 동아리 '어 뉴 라이프'의 12명 단원이 참여를 했다. 

연극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자수성가로 많은 재산을 일군 왕 씨가 세 딸들에게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정도에 따라 재산을 분배하겠다."라며 첫째 딸부터 6개월씩 돌아가며 아버지인 왕 씨와 비서·변호사 등 10명을 한 집에 모시는 조건을 내걸었다.

재산에 눈독을 들인 첫째 딸과 둘째 딸은 속 마음과 다르게 왕 씨 아버지에게 많이 사랑한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성격이 올 곧은 셋째 딸은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지 못했고, 왕 씨 아버지로부터 노여움을 사 한푼의 재산도 받지 못했다. 

아버지는 계약 조건대로 1월부터 6개월 간 첫째 딸네 집에서 살기로 하고 큰딸 집에 입주를 했다. 겨우 한 달을 살고서 첫째 딸과 크게 싸운 후, 둘째 딸 집으로 가려고 하지만 둘째 딸은 아직 정해진 기간이 아니라서 절대로 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

그런 두 딸의 모습을 본 왕 씨는 너무도 실망한 나머지 변호사들을 통해 재산 반환 소송을 진행한다. 표현은 서툴지만 정이 깊은 셋째 딸은 재산을 받지 못했지만 아버지를 잘 모시지 않음을 질책하며 본인 집으로 아버지를 모시려 했다. 그러나 막내 사위인 박서방은 2세를 낳아야 한다며 한사코 반대한다. 왕 씨는 결국 노숙자로 전락하고 첫 사랑 써니가 구원투수로 나선다. 

때론 숨을 죽여가며 연극 관람에 몰입하는 관객들

숨을 죽여가며 연극 관람에 몰입하는 관객들


흔히 우리 주변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라 이해가 쉬웠고 관객들의 호응도 대단했다. 등장인물 모두 연기력이 좋았고 분장도 신경써서 완성도 높은 연극이었다. 실내 조명도 좋았다. 
 
연기가 마무리되며 행복으로 끝나간다.

연극이 끝나고 인사하는 연극부 단원들


왕 씨역의 이선숙 씨는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구나"라는 마음으로 연극을 했다고 했다. 써니역의 황성희 씨는 "첫 사랑은 흙탕물과 같다. 밟으면 가라앉았던 감정들이 올라온다. 써니의 첫사랑은 누구일까?" 일편단심 왕 씨를 향해 지고지순한 첫사랑을 키워 온 미모가 뛰어난 써니역으로 분장한 모습이 돋보였다. 

첫째 딸 역의 송찬섭 동아리 회장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첫째 딸 역의 송찬섭 동아리 회장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첫째 딸 역을 맡은 송찬섭(69세 광교2동) 동아리 단장은 "이번 연극은 협력, 열정, 동행으로 자아성취감을 높였다. 6년째 연극을 하다 보니 연극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김비서 역 이임기와 박서방 역 안명순

김비서 역 이임기 씨와 박서방 역 안명순 씨


박서방 역 안명순(66세 광교2동) 씨는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무조건 함께 살기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가까운 실버타운에 거주하며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자유로이 왕래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관객으로 참가한 박상귀(74세 원천동) 씨는 "지금 나의 모습인 것 같아서 서글퍼지는 느낌이죠."라고 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80대의 어느 여성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안타까워했다.

등장인물 대부분 4년 이상의 연극 경험이 있어, 역할을 끝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 특히, 대사를 잊어버려 머뭇거리거나 연기가 중단되는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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