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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청 본관, 꽃과 식물로 피어난 예술의 향기
세류2동 주민자치회, 색연필 세밀화 전시회 개최
2025-10-24 13:18:07최종 업데이트 : 2025-10-24 13:18:06 작성자 : 시민기자 양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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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류2동 주민자치회 색연필 세밀화 전시 수원시청 본관 1층 로비가 화사한 꽃과 식물로 가득 물들었다. "수원은 기억을 담고, 꽃은 그 기억을 피워낸다."는 표어 아래 세류2동 주민자치회가 주최한 '색연필 세밀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총 33점의 작품이 시민들을 맞이했다. 이번 전시에는 주민들이 직접 색연필로 정성스럽게 그린 식물 세밀화 작품이 전시되었다. 색연필 세밀화란 색연필을 이용해 식물의 잎, 꽃, 줄기 등 자연의 세밀한 부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예술 분야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전문가 못지않은 수준을 자랑했다. 정교한 색의 겹과 섬세한 손놀림이 만들어낸 작품들은 저마다의 빛을 내며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수원의 식물 '진달래', '담배', '무궁화'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작품은 '무궁화'였다. 얼마 전 효원공원에서 열린 '제35회 전국무궁화축제'를 떠올리게 해 더욱 반가웠다. 무궁화는 수많은 꽃이 끊임없이 피어나는 특징 덕분에 '다함이 없는 꽃'이라는 뜻을 지니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이다. 수원의 무궁화 품종은 '수성', '창룡', '수주', '홍재', '효원' 등 다섯 가지로, 작품 속에서도 각 품종의 미묘한 색과 질감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그 옆에는 조금은 의외의 식물, '담배꽃' 작품이 시선을 끌었다. 분홍빛에서 노란빛으로 물드는 담배꽃의 오묘한 색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담배는 17세기 초 조선에 의약용으로 처음 들어와 '남령초', '연초' 등으로 불렸으며, 정조대왕이 대표적인 애호가였다는 역사적 기록도 남아 있다. 작품 속에서는 그 역사적 맥락과 함께 식물로서의 담배가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진달래' 작품 역시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수원의 시화이기도 한 진달래는 수원팔경 중 하나인 화산 두견을 상징하는 꽃이다. 작가는 진달래 특유의 단아한 자태와 은은한 분홍빛을 색연필로 여러 겹 쌓아 올리며 자연스러운 색의 그라데이션을 구현했다. 세밀한 꽃잎 표현에서 작가의 세심함과 정성이 느껴졌다. 이번 전시에 다섯 점의 작품을 출품한 황순금 씨는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최소 3~4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색연필 세밀화를 배운 지 이제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작품 속에는 오랜 시간의 연습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황 씨는 "함께 배우는 회원분들 대부분이 몇 년째 꾸준히 수업을 이어오고 있다"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전했다. 우리의 식물 '파파야', '시계꽃', '파초' 이번 전시에는 우리나라 식물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식물 작품도 함께 선보였다. 대표적인 작품은 '파파야'와 '패션후르츠'였다. 노란 속살과 초록빛 껍질이 대비된 파파야는 밝고 따뜻한 색감으로 그려져 남국의 향기를 전했고, '천사의 열매'라는 별칭이 왜 붙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패션후르츠'는 우리말로 '시계꽃'이라 불리는데, 꽃잎의 독특한 모양이 마치 시계 바늘처럼 보여 이름이 붙었다. 작품 속 활짝 핀 시계꽃은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외 다양한 식물 세밀화 작품들 전시 이 밖에도 '히아신스', '몬스테라', '수국', '극락조화' 등 다양한 식물들이 출품되어, 관람객들은 마치 작은 식물원을 거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일반인이 그린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고 생생하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작품 엽서 나눔 행사였다. 회원들이 직접 작품을 엽서로 제작해 관람객에게 선물했는데, 판매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이 모든 것이 회원들의 사비로 준비된 것이라 더욱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영통구에서 방문한 김모 씨는 "전문 화가의 전시회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작품 수준이 높았다"며 "작가들이 직접 작품 설명을 해 주셔서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그림 전시를 넘어, 주민들이 꾸준히 갈고 닦은 예술적 열정이 꽃피운 결과물이었다. 오랜 시간 연습과 인내, 자연에 대한 사랑이 만들어낸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원시청 로비를 아름답게 채웠다. 세류2동 주민자치회 관계자는 "작년 첫 전시에 이어 올해도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성장할 수 있는 문화예술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짧은 전시 기간이 아쉬웠지만, 시민들에게 예술의 기쁨과 자연의 소중함을 동시에 전한 이번 색연필 세밀화 전시는 '기억을 피워내는 꽃'이라는 문구처럼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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