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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아이 정서 길들이기
어릴적 두려움, 근심 방치...부정적 사고나 폭력유발 원인
2009-05-20 14:41:41최종 업데이트 : 2009-05-20 14:41:41 작성자 : 시민기자   현은미

부정적 아이 정서 길들이기_1
부정적 아이 정서 길들이기_1

오래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라디오 예찬자들이 많다. 눈으로는 도로를 직시하지만 귀로 들리는 라디오 음성이나 선율이 뭐랄까, 사람을 정서적으로 안정시켜주기 때문이랄까.

경기침체가 계속되서일까, 하루 하루살아 가기가 더 퍽퍽한 느낌이다. 지인들간 화제역시 경제 불안, 가정파탄 얘기들이 줄을 잇는다. 나 역시 운전중이나마 한시름 접고 라디오 방송에 귀를 맡긴 채 마음의 정서를 찾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어른식 정서안정'의 한 방편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 부모 지시대로 학교가고, 학원가고, 시계추 처럼 잰듯 움직이니 정서불안 따위는 느낄 리 만무할까. 초등 꼬마들과 책읽고, 토론하며, 글쓰기지도를 주로 하는 한 초등논술 파트 선생님이 어느 날 불쑥 한 아이가 써냈다는 글 한 토막을 들려준 적이 있다.

얘기인즉 "(자신은) 어른이 되면 결혼을 한다.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이혼을 한다"는게 골자였다. 써간 글을 본 엄마도 아연실색, 써놓은 글을 본 선생도 아연실색할 일이었다. 아이엄마와 망중한 만나 원인을 찾아보니 최근 부쩍 돈 문제로 부부싸움이 잦았는데 아이가 은연중 그걸 보고 불안해 한게 아닌지 싶다는 것.

어려서부터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아이들 뒤에는 이처럼 부모의 실수가 결정적 원인이 되곤 한다. 생각해 보라. 젖먹이 아이시절 두려움의 표현은 대부분 엄마의 얼굴표정을 읽으면서 시작되지 않았던가. 커가면서 불안한 부모들의 대화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급기야 부부싸움 후 부모는 이혼하고 자신은 버려질 것이라는 상상마저 가능케 한 셈이다.

비약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아이의 공포나 부정적인 성향은 부모가 해소해 주지 않으면 어른이 되는 성숙과정까지 방해한다고 한다. 불안한 심리는 아이의 자부심을 좀먹고 자신감마저 위축시켜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자녀를 지나치게 몰아붙이거나 아이에게 큰 기대를 하는 일도 금할 일이다. 지나친 기대나 과보호 역시 자녀에게 거부감을 안겨줄 주 있으니 피할 일이라는 것이다.

로베르트 베니니 감독, 주연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혹 기억해보라. 어린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부정이 인상적인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유태인 수용소에 갇혀 마침내 총살당하는 순간까지도 아들에게 부정적 정서를 안겨주지 않기 위해 코믹스런 걸음으로 사형장을 향해 걸음을 옮겨 그 뜨거운 부정에 눈시울 덥혀주지 않았던가.

어려서 각인된 두려움과 근심의 뿌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부정적 사고나 폭력적 행동을 유발케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살면서 어떻게 돈 걱정 한번 안하고 살까 싶지만 은연중 전해들은 부모 돈 걱정에 미래불안감에 휩싸이는 아이 감정이라니 옛말 그르지 않다, 아이 보는 데서는 냉수도 함부로 못마실 일 아닌가. 

오늘 혹시 아이 질문에 귀 기울여 보자. "엄마 세상에 고아가 몇 명이야?"라고 내 아이가 혹 대답을 청한다면 전문가는 혹 이 질문에 부모가 '내아이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네'라고 안도하기 보다는 "나도 고아가 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앞선 것이니 그간의 부모대화를 유심히 살펴볼 일이라는 귀뜸이다.

논술시간, 겨우 초등1학년 꼬마가 쓴 글 한토막에 되레 어른들이 더 호들갑이던 하루가 저문다. 굳이 따져보면 돈 때문에 사는 것도 아니면서 '왜 사는 건지'는 돌아볼 생각조차 접은 채 '왕왕'목청 높였던 건 아닐까. 늘 곁에서 초롱초롱 나만 바라보는 어린 눈빛 하나 있다면 그 눈빛 온전히 지켜주는게 오늘 하루 내가 사는 가장 큰 이유지 싶다.

인생은 아름다워, 로베르니 베니니 감독, 현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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