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전통시장 없어지면 우리문화 또하나 사라져
조원시장의 어제와 오늘, 그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2011-05-13 03:53:00최종 업데이트 : 2011-05-13 03:53:00 작성자 : 시민기자   서정일

전통시장 없어지면 우리문화 또하나 사라져_1
전통시장 없어지면 우리문화 또하나 사라져_1

현재, 우리에게 전통시장은 무엇일까? 그 물음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인데 효율적이지 못하면서 지저분하고 복잡한 곳이라는 인식만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들에 대한 즉흥적인 대답일 뿐이다.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해 보면, 전통적으로 당산이 마을 공동체의 중심지였듯, 시장은 여러 개의 마을 사이에 있던 지역공동체의 중심체로 그곳에는 인간사 희로애락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었다. 우리네 삶의 뿌리를 담고 있었으며 모든 문화가 시작되고 다듬어진 후 완성돼 정착되고 다시 생활 주변으로 돌아왔던 문화의 가마솥과 같은 곳이었다.

여기 18세기 말에 그려진 김홍도의 풍속화 두 장을 참고해 보면 시장의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더구나 앞으로 우리네 시장이 어떤 형태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인지도 분명히 제시해 주고 있다. 

물론, 김홍도의 풍속화가 정확히 시장의 모습들을 묘사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와 유사한 모습들이 시장에서 주로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왜 지금의 시장에서는 이런 모습들의 잔재마저 찾아 볼 수가 없을까? 

다시 회복해야 할 전통시장의 모습들

전통시장 없어지면 우리문화 또하나 사라져_2
전통시장 없어지면 우리문화 또하나 사라져_2


기자는 최근 '情'이라는 테마를 갖고 사라져버린 시장의 옛 모습들을 재현하고 문화를 되살려보기 위해 노력하는 한 전통시장의 자구노력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기록해둬 야할 필요성을 느껴 '조원시장 문화 회복운동'이라는 제목으로 전통시장의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기록에는 학생,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무료영화상영, 방학특강, 독서실 무료개방, 초등학생 재래시장 체험 학습장 프로그램, 컴퓨터 무상교육, 환경정비, 밑반찬 나누기, 문화마을 축제를 비롯해 상인대학 프로그램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최근 이 시장에서는 그동안 자신들의 모습을 돌아보고 의식을 전환할 수 있는 상인대학 프로그램을 지난 4월 19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강연 교육프로그램으로 기초 체력을 기르고 있는 회원들은 지난 12일 안양남부시장의 봉필규 회장을 초빙해 자신들의 처지와 같았던 시장의 사례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봉 회장의 강의는 회원들의 막힌 속을 뚫어주기에 충분했다. 자신들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기에 강의 도중에 질문이 쏟아졌고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다. 2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실질적인 사례를 나열하면서 설명을 이어간 봉 회장이 주문한 것은 '문화시장을 만들어 달라는 것.' 

그들의 변화는 어떤 형태로 시작돼 결실을 맺어가고 있나?

전통시장 없어지면 우리문화 또하나 사라져_3
전통시장 없어지면 우리문화 또하나 사라져_3


조원시장의 변화는 김병곤 회장이 취임하던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침체돼 가는 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생각에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솔선수범해서 폐지를 주워 모으면서부터 시작됐고 그런 활동만으로는 변화된 시장을 만들기에는 기금이 턱없이 부족해 사비를 털고 회원들까지 설득해 십시일반으로 문화 프로그램을 하나 둘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그 결과, 조원시장에는 기적적인 일 하나가 벌어졌다. 공중화장실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동안 회원들의 자구노력에 행정이 감동해 신축 공사를 하게 된 것인데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기적적인 일이라 표현했고 아는 사람들은 당연한 일이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인회 김병곤 회장은 "이것은 조원시장이 보여주는 변화된 모습의 시작이며 더 많은 결실을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 속에는 현재 공중화장실을 짓고 있는 다람쥐 공원을 문화공연장으로 만들어 지역에 다양한 예술문화를 선물하겠다는 뜻이 숨어있었다.

1년여의 노력으로 하나둘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는 조원시장, 이것은 사라져가는 우리의 문화를 다시 끌어내는 작업으로 전통놀이문화인 씨름, 널뛰기, 그네놀이 등과 함께 지역 예술인들이 뿜어 낼 작품으로 지역문화의 일 번지를 만들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무시돼 사라져갈 위기에 처해있던 전통시장, 인도나 홍콩을 여행하고 돌아 온 사람들이 이구동성 "그들의 야시장, 전통시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얘기하는 것이 우리 지역에서도 가능하지 않으라는 법이 있을까?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