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동심을 엮었던 추억의 감꽃 목걸이
2012-06-26 14:10:33최종 업데이트 : 2012-06-26 14:10:33 작성자 : 시민기자   이승화

동심을 엮었던 추억의 감꽃 목걸이_1
동심을 엮었던 추억의 감꽃 목걸이_1

어렸을 적 시골에서 갖고 노는 것들 중 하나가 들꽃이다. 들과 산에 피어나는 꽃들과 풀을 이용해 소꿉놀이를 한다거나 나만의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계절별로 피고 지는 꽃이 있기에 꽃마다 할 수 있는 놀이도 여러 가지이다. 

봄에는 제비꽃으로 반지도 만들고 팔찌도 만들어 손가락 마다 걸고 다녔다. 특이하게 생긴 모양의 주머니를 따면 구멍이 생겨 만드는 것도 쉽고 작은 꽃이 딱 마음에 들어 제비꽃만 보면 한참을 놀았었다. 물론 남자친구들은 관심이 없었지만 가끔 만들어주면 팔찌며 반지며 끼고 있는 남자친구도 있었다. 

여름이 되면 나팔꽃과 계란 꽃이 흔하게 피기 때문에 이 꽃들이 좋은 장난감이 되어준다. 계란 꽃의 가운데 부분을 누르면 꽃가루처럼 많이 부스러져서 소꿉놀이로 좋은 재료가 된다. 흙으로 음식을 만든 후 위에 계란꽃 가루를 뿌리면 멋진 데커레이션 재료가 된다. 

가을에는 뭐니 뭐니 해도 코스모스 꽃이다. 꽃을 따서 가위 바위 보를 하며 꽃잎 떼기 놀이를 해서 지는 친구의 꿀밤을 때리기도 했고, 꽃이 피기 전 봉오리를 터뜨려 친구의 얼굴에 물을 튀기기도 하고, 씨앗이 맺으면 뾰족한 부분을 이용해 병원놀이도 했었다. 꽃잎을 뱅글 돌려서 날리면 멋진 낙하산이 되어 날아가니 이보다 더 좋은 장난감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이렇게 들꽃을 가지고 놀았던 옛 생각이 떠오른 이유는 공원에서 산책하며 감꽃 보았기 때문이다. 도심의 공원과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감나무가 나의 산책길을 더욱 기쁘게 만들어주었다. 시골에서는 과실수로 감나무를 제일 많이 심기에 많이 보고 자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감나무는 나무통이 굵지 않지만 건강해보이며 키가 크지만 단단하게 야무져 보인다.

감나무 밑에서 감나무를 감상하고 있는데 바닥에 감꽃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벌써 많이 떨어져서 검게 마른 꽃들도 있었고 방금 떨어져서 싱싱한 감꽃들도 있었다. 그 감꽃을 보니 어렸을 적 꽃을 가지고 놀았던 시절이 생각났던 것이다. 

동심을 엮었던 추억의 감꽃 목걸이_2
동심을 엮었던 추억의 감꽃 목걸이_2

감꽃으로는 멋진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다. 제비꽃처럼 꽃 하나로 만들 수 없지만 감꽃은 가운데 구멍이 커다랗기 때문에 줄에 엮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시골에서는 기다란 풀을 뽑아 그 풀에 감꽃을 하나하나 엮어 동그랗게 묶어 목걸이로 걸고 다녔었다. 팔에 맞게 엮어 팔찌도 만들어 다니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액세서리가 됐다. 

공원에 떨어진 감꽃을 주어 동심 속으로 돌아가 목걸이를 엮기 시작했다. 주변에 풀을 하나 뽑아 하나 둘 셋 세어가며 엮으니 아들도 꽃을 주워 나에게 주었다. 아직 목둘레가 작은 아들에 맞추어 조금만 엮은 후 아들 목에 걸어주었다. 감꽃 목걸이를 걸고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사진을 찍어 그 모습을 남겨주었다. 

이 감꽃은 이때 잠깐만 즐길 수 있는 꽃놀이다. 금방 썩어버리고 꽃이 떨어지며 감이 열리기 때문에 짧은 시간만 볼 수 있다. 열심히 만든 목걸이도 하루만 지나면 금세 시들고 검게 색이 변해버린다. 그런 귀한 꽃을 오늘 보게 되어 기쁘다. 감꽃이 어린 시절 동심을 불러다 주어 고맙기까지 하다. 이제 이 나무에서 꽃이 떨어진 자리에 감이 열리고 감이 자라고 빨간 홍시가 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승화, 감꽃, 목걸이, 추억, 동심.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