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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최소한의 매너는 지켜야
2012-06-29 11:44:56최종 업데이트 : 2012-06-29 11:44:56 작성자 : 시민기자   박나영
상가에서 몸가짐과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건 조문객의 매너중 하나인데 조문객들이 평소 생활습관을 상가에서도 그대로 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옆에서 보기에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있다.

바로 상가집에서 술을 마실 때 건배하듯 서로 잔을 부딪치는 경우다.
반드시 입으로 '건배'라고 외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술을 주고 받으면서 잔을 부딪치는 것은 슬픔 보다는 기쁨쪽에 더 가까운 행동이다. 또는 격려와 힘찬 출발같은 의미가 강하다. 그게 우리네의 음주 관례라고 보는게 옳다. 

지난 며칠전 지인의 문상을 갔다. 유가족은 집에서 가까운 장례식장에 고인을 모시고 문상객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지인은 농촌 출신이라 고향 마을과 친척들이 많이 찾아와 조문을 했는데 한쪽에서 실수였는지 모르지만 문상객으로써 지켜야 할 예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시는 분들이 좀 있었다. 

우리의 조문 문화는 멀리서 고인에 문상을 오는 손님께 음식을 대접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는게 관례다. 물론 거기에는 술도 함께 따라간다. 또한 상주와 고인의 고향이 시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평소에 보지 못하던 고향 선후배도 만나니 나름대로 반가운 마음도 갖게 된것 같다.

하지만 이때 한 무리의 남자들이 반가운 마음이 앞선 나머지 그곳이 초상집이라는걸 잊고 심하게 웃거나 떠들었다.
그리고 웃고 떠드는 것으로 끝난게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기분에 술잔을 주고 받으면서  '건배'를 뜻하는 의미로 잔을 계속해서 부딪쳤다. 어떤 계모임에서 오신분들 같았는데 소주잔을 비울때마다 '쨍그렁 쨍그렁' 하면서 서로간의 잔을 부딪쳤다. 

상가, 최소한의 매너는 지켜야_1
상가, 최소한의 매너는 지켜야_1

보다 못한 시민기자가 다가가 "저, 죄송하지만 여기는 초상집인데... 술잔 부딪치는건 상주가 보기에 좀... 그러니 조용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어렵사리 말하자 그제서야 아차 싶었는지 좌중의 한사람이 미안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나도 생면부지인 사람들에게 힘들게 말한거였는데 다행히 그쪽에서 내 말뜻을 금세 알아들어서 더 이상 술잔을 부딪치는 일은 막을수 있었다.

두어시간 상가에 앉아 있다가 나오면서 우리나라에 휴대폰이 처음 나왔을때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던게 떠올랐다.
"닐니리야~ 닐니리야"
휴대폰은 진동과 벨소리를 선택할수 있는데 그중에 벨소리는 개인의 취향에 맞게 가요든 팝송이든 혹은 클래식이든 선택해서 울리게 한다.
그런데 지금은 자각을 해서 안그러지만 휴대폰이 처음 나왔을때 상가집에 가서 조문을 하던중 슬퍼하는 유가족 앞에서 이 주책없는 휴대폰이 조문객의 주머니 안에서 "닐늬리야~ 닐니리야"를 요란하게 외쳐대는 난감한 경우가 적잖았다.

이 뜨악한 상황에 조문객이나 상주나 얼굴이 붉어지는건 마찬가지였다. 조용히 해야하는 극장이나 공연장에서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도 문제지만 상가집에서 사람이 세상을 떠났는데  신바람 나는 음악이 나오니 그게 그냥 웃고 말기에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눈살 찌푸리는 실수중 하나였다.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면서 평소 생활습관과, 그 습관을 조심해야 하는 어떤 상황을 구별 못하는 실수들을 종종 저지른다. 별 생각없이 초상집에서 술잔을 부딪치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실수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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