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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에게도 꿈이 있어요
2012-07-16 11:43:49최종 업데이트 : 2012-07-16 11:43:49 작성자 : 시민기자   박나영
아줌마들에게도 꿈이 있어요_1
아줌마들에게도 꿈이 있어요_1

"아줌마들에게도 꿈이 있어요"
먹고 살기 바쁘고 힘든 세상. 그래도 가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공무원, 일반직장 사무원, 공장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직장을 다니며 아이들 키우는 마음씨 건강한 워킹맘 아줌마들이 많다. 

그리고 주말에 등산으로 건강관리까지 하는 열성적인 삶. 그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것 아닐까. 
직장여성 등산 모임에서 만난 우리 여섯명의 아줌마들. 공교롭게도 모두 나이가 천차만별인데 여섯명이 모두 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아이들은 서로 결혼한 시기들이 달라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초반까지 있었는데 그중 43살 되신 가장 고참 아줌마에겐 대학생이 한명 있었다. 워낙 일찍 이성(?)에 눈을 떠 결혼을 감행했다고... 

등산후 점심으로 보리 비빔밥을 먹으며 한두시간 수다를 떠는것도 정신 건강에 좋다. 우리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입담을 과시한다. 
우리 아줌마들이 만나 수다를 떨면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영원한 대화 주제인 아이들 교육이 단연 화제 1위를 차지하고, 그 뒤를 이어 건강, 가정살림과 경제, 노후걱정 순이었다. 그중에 한명은 우연히 직장 건강검진때 위암을 발견해 조기에 치료를 했다며 건강 예찬론자가 돼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암 예방 전도사가 되었다며 피식 웃는다.

아이가 대학 다니는 아줌마 이야기는 우리의 배꼽을 빼게 했다. 작년에 그 딸 아이가 수능시험을 보던 날 아침에 딱, 미역국을 끓이셨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험을 앞둔 날 아침 미역국을 본 당사자인 딸은 물론 아침 든든히 먹고 가라며 격려를 할 참이던 아빠도 함께 경악했음은 말할것도 없었다. 직장 일에 살림에 시댁 대소사에 집안 일까지 일인다역을 하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었던 거다.

그 이야기를 듣던 다른 아줌마. 결혼할 때 자신의 어머니는 더했단다. 결혼전 지금의 남편을 집에 인사시키기로 하고 함께 갔더니만 저녁에 퇴근한 어머니가 준비한 건 달랑 슈퍼마켓에서 사온 과자 몇 봉지가 다였다고 한다. 그걸 접시에 풀어 놓고 커피 한잔 마시며 이야기를 풀었다고 하니 웃을수도 없고 얼마나 무안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는지 모른다고. 그 친정 어머니 역시 늘 직장에 바쁜 엄마였다. 

나 역시 직장 다닌다고 정신없고 항상 바빠서 애들 제대로 못 챙겨 미안하기만 하다. 수다를 떨며 서로 웃고 박수치며 재미있어 했지만 경우와 사건의 내용만 달랐지 서로들 그런 에피소드와 고충은 다 있게 마련이다. 남편과 아이들이 이해해 주는 정도도 서로 달라 좌충우돌도 있고...

우리의 수다는 다시 꿈, 즉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에 모아졌다. 수술을 한 아줌마는 다른 소원 없고 아이들 조금 더 클 때까지 건강 잘 유지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힘든 수술과 회복 과정에서 온몸과 마음으로 겪어야 했던 어려운 고비들을 생각하면 그 분의 꿈과 소망은 당연한 것이었다. 

또 한분은 몇 년내 직장을 그만 두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손뜨개방을 차리고 싶다고 말해 주위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분은 정말 손뜨개의 타고난 재주가 있어서 그날 입은 옷도 손으로 직접 떠서 만든 것이었다. 
퇴직금 받아서 세계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아줌마, 부동산 중개업 자격증을 따서 노후에까지 쭉 안정되게 살기 위해 곧 학원을 다닐거라는 아줌마까지. 

정말 회사 일은 물론 아이들 교육, 여러 가정 대소사, 미래의 계획까지 바쁜 직장맘들.  아줌마들에게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아줌마는 원래부터 아줌마로 태어난 줄 아는 사람들도 있을만큼 무관심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아줌마들이 다니는 직장에서 아줌마들에게도 꿈이 있다는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런걸 인정해주고 이해해 주고 가치있게 바라봐 주는 사회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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