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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인재
2012-07-25 12:45:59최종 업데이트 : 2012-07-25 12:45:59 작성자 : 시민기자   오선진
준비된 인재_1
준비된 인재_1

그동안 인사적체가 많아 신입사원을 뽑지 못했는데 얼마전 새로 직원을 뽑게 됐다. 많지는 않은 인원이었지만 직원들간에 사무실이 늙어간다(?)는 푸념을 들어온 터였다.
더군다나 나이가 서른 중반인 임대리는 아직도 사무실 잔심부름은 자기 차지라며 이 나이에 어찌 이럴수 있냐는 하소연을 한두번 한게 아니라 가장 큰 축하를 받은것도 임대리였다. 

비록 몇 명 안되는 인원이라도 젊은 피를 수혈하게 된 것이 그나마 사무실에 활력이 될것 같아 다들 기뻐하고 있다.
취업대란의 시기인지라 처음 원서를 받을때도 이걸 언제 다 보나 싶을 만큼 많은 지원서가 배달 되었다. 인사팀에서 넘어온 서류를 간부직원들이 돌려가면서 몇날 몇일씩 밤새워 검토한 끝에 추린건데, 그 스펙이라는것에 대해 또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신입사원 모집에도 대부분 토익 900점대를 넘나드는 인재들이 응모해서 누굴 선발할지 고민이 많았다. 결국 이런저런 능력과 적성과 자기소개서, 업무계획등을 꼼꼼히 살펴 4 명이 최종 면접에 올랐다. 
"왜 우리 회사에 오고 싶어하는가? 어떤 책을 읽었고, 이유는 무엇인가? 좋은 회사원이란 어떤 사람인가? 회사는 어떤 사람을 원할것 같은가? 10년 후의 자기 모습을 그려 보라." 등등 많은 질문들이 던져지고 답을 글로 직접 쓰게도 했다. 우리 업무를 수행키 위한 조건에 맞춘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행간에 숨어 있는 인생관을 엿보기 위해서였다. 

직장과 인생 선배로서 취업 희망자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채용만 해준다면 열심히 일하겠다'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웅변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무엇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회에 나와 맨 처음 선택하려는 직업에 대한 사전 준비가 너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다. 

청년 백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제아무리 큰 회사라도 대기업에 비한다면 근무 환경이 열악한데, 심지어 우리 같은 중간 규모 회사에 그렇게 우수 인력이 몰렸다는 건 오늘의 실업 상황을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 한쪽이 아렸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인재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주변의 많은 회사들도 좋은 인재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구직난과 인재난 사이에 가로놓인 이런 차이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이는 현재의 실업사태 이전부터 제기돼 온 아주 오래 된 질문임을 취업 희망자들은 알아 주었으면 한다. 

4명에 대한 심층 면접 끝에 2명이 최종 낙점을 받았다. 그중 한명은 어학 능력이나 출신대 등 모든 조건에서 제일 뒤처졌는데 그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회사 일에 대한 꼼꼼한 분석과, 회사의 미래와 비전에 대해 나름대로 상당한 공부를 해서 면잡에 임했다. 심지어 회사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지적하는걸 보고 면접관들이 다들 놀랐다.

그런 생각을 어떻게 했냐고 물으니 대학시절 교환학생으로 캐나다에 갔을때 거기서 배우고 보고 느낀거라 했다.  구체적으로 그런 세심함을 보이면 겸손하면서도 진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더 좋았던 것은 많은 독서로 축적된 인문적 식견이었다. 그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자기 분야를 철저히 준비해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취업의 조건 가운데 즉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실제적 능력보다 우선되는 게 있을까. 결국 취업을 위해서는 확고한 준비가 최우선 조건인데, 이런 능력은 번듯한 외모나 언변, 화려한 학력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을 뿐더러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취업 전선에 뛰어든 수많은 인재들이 이런 준비된 자세로 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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