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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파전에 동동주라구요?
양파 껍질의 효능을 적목시킨 '엄마표 수제비'
2012-08-23 10:13:47최종 업데이트 : 2012-08-23 10:13:4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주희
파전에 동동주, 비 오는 날 연상되는 음식이다. 추석에 송편, 설날에 떡국처럼
요 며칠 하늘이 뚫린 듯 비가 내리고 있다.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은 심기 불편한 하늘의 눈치를 보느라 밖에서의 활동이 조심스럽다. 가린다고 가린, 쓴다고 쓴 우산에도 빗물로 옷이 흥건히 젖는다. 빗물에 젖은 옷이 몸에 달라 붙는 느낌은 정말... 

머릿속에 떠오르는 파전에 동동주도 귀엽게 내리는 가랑비일때 먹으러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퍼붓는 비에는 빨리 집에 들어가 샤워하고 보송보송한 옷으로 갈아입고 싶은 심정뿐이다. 

일찍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저녁준비를 거의 마무리하고 계셨다. 대충 손과 발만 씻고 식탁에 앉았다. 저녁 메뉴는 수제비. 비 오는 날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도 파전 못지 않은 인기 메뉴다.
사실 우리 집에서는 수제비를 먹기 힘들다. 특별히 좋아하는 식구도 없을 뿐더러 소화기관이 약한 우리 가족에게 밀가루 음식, 수제비는 그동안 인기가 없었다. 음식점에서도 수제비를 먹어 본 기억이 없을 정도다. 

비오는 날, 파전에 동동주라구요? _1
오묘한 색 국물의 엄마표 수제비

엄마표 수제비를 마주한 순간... 그다지 식욕이 일지는 않았다. 뽀안 국물에 둥둥 떠다니는 수제비와 감자 그리고 호박의 색감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모습을 상상하고 앉았는데 엄마표 수제비는 우중충한 바깥 날씨처럼 어두웠다.
"국물 색깔이 왜 이래?"
"그거 적색 양파를 껍질채 넣어서 그래. 몸에 좋은건 다 들어가 있으니까 먹어"
양파 껍질을 그대로 넣으셨다니... 엄마는 음식을 만들 때 평상시 아껴둔 창의적 아이디어를 다 끄집어내시는 것 같다. 본인께서 만든 음식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의 마지막은 거의 대부분 '몸에 좋은거다'로 끝마치신다. 

엄마가 만든 음식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가끔은 일반적인 색감과 형태의 음식이 그리울 때가 있다. 동일한 이름에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과 달라 밖에서 사먹는 음식을 제대로 시킨게 맞는지 갸우뚱 거린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공격적으로 숟가락을 들고 싶은 식욕이 생기지 않아서 그렇지 일단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음식맛은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甲'이다.

이번 수제비 역시 자칫 팥죽을 연상케 하는 국물 색으로 오묘한 맛일거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멸치, 표고버섯 그리고 다시마등 갖가지 몸에 좋은 재료로 육수를 낸 국물의 풍미는 환상적이었다.
뭐니 뭐니 해도 수제비의 생명은 밀가루 반죽이다. 씹으면 씹을 수록 쫀득 쫀득해서 목으로 넘기기 아쉬울 만큼 제대로 찰져있었다. 일반적인 반죽보다 약간 얇았는데 지난번 부산여행에서 맛 본 완당의 반죽을 시도해 보신 것 같았다.

입 안이 비워져 있을 틈을 안주고 바쁘게 숟가락으로 수제비를 입안으로 옮길만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엄마, 진짜 맛있다."는 말을 연발했다. 엄마는 "그래?"라고 시크하게 대꾸 한 번 하시고는 양파껍질에 대한 예찬을 하셨다.

양파 껍질은 따로 차를 끓여 마실 만큼 양파 속보다 영양이 풍부하다고 한다. 양파 껍질에는 항산화 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하얀 양파에 비해 적색 양파에 혈압을 낮추고 당뇨를 조절하는데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또한 뇌의 신경전달 물질이 증가해서 기억력이 상승한다고 한다. 더불어 유해활성산소나 노화물질을 억제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이밖에도 숙취해소, 백내장 치료, 동맥경화 예방등 양파껍질의 효능은 우수하다고 하니 차를 끓여 마시거나 음식을 할 때 사용해 보도록 하자. 

어제부터  비가 오는 날 떠오르는 음식이 '파전에 동동주'가 아니라 '엄마표 수제비' 되었다. 엄마는 평소 tv나 잡지등에서 본 유용한 정보를 메모해 놓는 습관이 있으시다. 
엄마의 메모 노트를 보면 우리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취약한 부분에 대한 건강 정보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가족을 위하는 마음으로 만든 음식은 여느 유명한 세프의 음식보다 맛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한 식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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