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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앞에서 말과 행동 조심해야겠다
2012-09-03 13:00:34최종 업데이트 : 2012-09-03 13:00:34 작성자 : 시민기자   박나영
우리집에는 초1, 초3 남매가 있는데 이 아이들 둘이 노는걸 보다가 기겁하는줄 알았다. 
둘째가 우유를 거실 바닥에 엎지르자 큰 아이가 "에이 참 이 멍충아, 짜증나 죽겠네. 똑바로 먹어야지!"라며 큰 소리로 야단을 쳤다. 
처음에는 많이 컸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웃을 일이 아니었다. 아이가 한 말 "짜증나 죽겠네"와 "멍충아" 때문이었다.

멍충아 정도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어린 아이 입에서 거침없이 짜증난다는 말이 튀어 나오고, 거기에 덧붙여 "죽겠네"같이, 어른들이나 즐겨(?) 쓰는 말을 연달아 사용한걸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이는 부모가 평소에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또 한번은 아들녀석이 제 방에서 친구와 놀다가 서로 의견이 안맞았나 보다. 
갑자기 방문을 쾅 닫고 나오는게 아닌가.  처음에는 양쪽 베란다 창문을 열어 놔 바람에 의해 그러는줄 알고 아이들 손 다칠까봐 얼른 문을 괴어 놓으려고 일어났는데 그게 아니라 이 어린 아들이 문을 그대로 쾅 닫아버린 것이다.

그것 또한 제 아빠가 나와 가끔 다툰 후 문을 쾅 닫는걸 보고 배운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문을 닫는 것은 제가 화가 났을때 취하는 행동이라는것 까지.
아이는 문을 닫고 나오면서 "에이, 젠장"이라고 했다. 기가 막혔다.
우선 우리 아이를 앉혀놓고 어디서 그런 말과 행동을 배웠는지, 다시는 그런 말과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가르친 후 친구를 불러 화해를 시켰다.

최근에 아이의 이런 행동들을 보면서 많은 반성과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 아침에 아이를 빨리 학교로 보내고 출근하려는 마음에 남편과 다투는 경우가 있다. 
남편이 가사를 덜 도와주는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우리 부부는 서로 투덜거리며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았고 가끔 TV를 보면서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나올 때 무의식적으로 거친 말을 하곤 했다. 우리 부부의 이런 행동을 그대로 보고 배운 것이다. 

"싫어" "그만 둬, 차라리" "승질나게 정말"… 이런 부정적인 말은 아이가 듣고 배우기 십상인 용어였는데 아이들이 그런걸 배우는 것은 그만큼 어른들이 그런 말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른스럽지 못한 경우를 일컬어 "나이를 떡국으로만 잡수셨는지..."라며 잘못을 지적한다. 어른스럽지 못한 경우는 종류가 많겠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조심 하지 않는 사람도 해당 된다. 

특히 한창 자라는 자녀 앞에서 부모의 말과 행동은 곧 교과서이기 때문에 나이를 떡국으로만 먹은 듯한 언행은 더욱 삼가 해야 하는 일중 하나인데 그동안 우리 부부는 그런 부분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했던것 같았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말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특히 말에는 사람의 영혼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능력이 있다고도 한다.

우리는 매일 많은 사람들과 마주치며 지낸다. 오늘 스치듯 만나는 사람도 따지고 보면 소중한 인연이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 가운데 옷깃을 스쳐 지나갈 확률을 따지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 따지면 부모에게 자식은 엄청난 인연이다. 아이가 외모는 물론 잠버릇과 식성까지 닮아가는 것을 지켜보면 신기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며 희망과 기대에 부풀게 된다. 

아이들 앞에서 말과 행동 조심해야겠다_1
아이들 앞에서 말과 행동 조심해야겠다_1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니 지금 당장부터 남편과 함께 말조심, 행동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느껴보는 요즘이다. 
우리 아이의 백지처럼 깨끗한 마음에 좋은 그림이 그려질 수 있도록 사랑, 행복, 아름다움 같은 희망적인 단어를 채워 줘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엄마 아빠의 입에서 항상 꽃처럼 고운 말과 꽃처럼 화사하고 고운 행동만을 할것을 약속해 본다. 아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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