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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이여 남편을 안아주자
2012-11-07 10:42:33최종 업데이트 : 2012-11-07 10:42:33 작성자 : 시민기자   오선진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행복하리라"

아내들이여 남편을 안아주자_1
아내들이여 남편을 안아주자_1

느닷 없이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를 꺼낸 이유는 가까운 친구로부터 또 이혼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친구는 그래도 남부럽지 않은 대학을 나와, 남부럽지 않은 유명 기업에 다니면서 다른 친구들로부터 은근히 부러움을 살 정도로 잘 나갔다. 

그러나 매사가 다 좋은건 아닌듯 했다. 본인의 노력과 의지와는 무관하게 경제가 침체해서 대기업들이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이 친구는 하루 아침에 실직을 했고, 눈높이를 좀 낮춰 중소기업으로 가기 보다는 직장생활할 때 가졌던 인맥과 영업능력을 발휘해 개인 사업을 야심차게 시작했다. 

그러나 기업에서 일할때와 달리 개인 사업은 말이 그렇지 쉽게 되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돈을 들여 시작한 그 사업은 결국 막대한 빚만 남긴채 2년도 채 안돼 접고 말았다. 
거기서 끝을 냈으면 좋았을것을... 사업하는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이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 미리 재산을 조금 아내 앞으로 옮긴뒤 부인과는 법적으로만 이혼을 했던 모양이다.

그게 불씨가 되었다. 서류상의 이혼인것인데 하루 지나 이틀 지나 한달 넘고 1년 넘어서다 보니까 그게 점점 현실화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사업하면서 모든 돈을 다 까먹은 상태였던데다가 그나마 조금 남겨둔 것은 모두 아내 앞으로 되어 있고, 당장 밥벌이가 없으니 이 친구는 아내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자꾸만 다툼이 생겼고 그때마다 서로 약간 험한 말을 주고 받았던 모양이다. 

이게 서로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고, 아내는 친구의 실직에 대해 격려나 재기의 힘을 북돋워 주기 보다는 친구를 우습게 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친구는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한채 자존심에 상처만 주는 아내와 살수 없다고 판단해 아내와 실제로 이혼해 버리는 지경으로 온 것이다. 
친구의 기운 빠진 이야기를 듣는 내내 마음이 영 편치 못했다. 이 친구, 정말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사람은 누구나 결혼하여 행복을 추구하려 한다. 그러나 지금껏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녀가 서로의 선택에 의해 부부로 만나서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 삶만일궈 나가는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 이혼하는 사람들이 자꾸만 늘어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물론 남편의 지속적인 가정 폭력이나 불륜, 혹은 잘못된 만남은 해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본다면 이혼 그 자체를 나무랄 수만은 없다. 
그러나 부모의 이혼은 생활 경험이 부족하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어린 자녀들이 겪어야 하는 심리적,  정서적 상처를 고려해 본다면 이혼을 그냥 지켜만 볼수는 없는 일이다.

나아가 혼인생활중 배우자의 폭력이나 불륜 같은 상황이 아닌데 성격 차이, 혹은 참고 이해할수 있는 부분에 대한 섣부른 판단으로 인한 부부의 이혼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잘못하는 남편들도 있지만 남편의 직장생활과 때맞춰 나오는 봉급생활에 익숙한 아내들은 대부분 어려움에 길들여져 있지 못한 듯하다. 

남편이 당장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충격과 허탈감과 속상함은 이해를 할수 있다. 
하지만 세상만사 새옹지마 이듯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듯이, 그런 남편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포용력도 필요하다. 
IMF때 실직을 한뒤 어딘가에 나가 보려고 이력서도 쓰고 면접도 보면서 대책을 세우는 자신에게 실직 전보다 잔소리와 투정과 불만이 늘어난 아내 때문에 결국 매일 도서관과 근처 야산 공원으로 출퇴근을 했다는 어느 직장인들의 수기가 생각난다.

실직한 남편이 불성실한게 아니고, 그야말로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진정 아내들이 이혼까지 이르지 않도록 넓은 포용력과 기다림으로 남편을 안아주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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