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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읽는다구요? 천만의 말씀!
독서가 체질화 돼있지 않기 때문, 아이들에게 책을 친구처럼 해주기
2012-11-22 13:21:16최종 업데이트 : 2012-11-22 13:21:16 작성자 : 시민기자   오새리
얼마전 이웃 주부들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신풍동에 있는 선경 도서관에 갔더니 아이들이 적잖게 소란을 피웠다.  열람실 이 곳 저 곳을 마구 헤집고 다녔기 때문이다. 
뛰는 아이들 챙기느라 부모들은 무척 난처해졌고 도서관에 너무나 미안했다.  보다 못한 직원이 나서서 주의를 주기까지 했다. 우리는 연방 "죄송합니다"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주변에 책을 보는 분들께 죄송했다. 

아이들이 조용해졌다고 느끼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1시간쯤 지나면서부터였다. 좋아하는 자리를 맡아놓은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을 욕심껏 쌓아놓고 읽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다른 쪽에서 책 읽는 아이들을 가만히 살펴보았다. 자주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아하, 나는 그제서야 확실히 알았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하려면 한꺼번에 책을 들여놓고 읽으라고 명령할 게 아니라 책장에 읽고 싶은 책이 얼마나 있는가, 매일 엄마아빠가 얼마나 자주 책을 읽어주어야 하는가, 책을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쉽게 접하는 그냥 어떤 물건이나 장난감으로 여기도록 친근감을 스스로 갖게 해야 하는게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아이들이 천방지축 나대다가 결국엔 자리를 잡고 앉은 가장 큰 이유는 주변에 차분히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언니 오빠, 형님, 부모님 같은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즉 책을 읽는 분위기, 거기에 아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고 취한 것이다.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게 아니라 "어른들은 책을 책이 아니라 그냥 눈으로 읽는 장난감으로 생각하는구나"라고 믿는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읽는다구요? 천만의 말씀!_1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읽는다구요? 천만의 말씀!_1

한참동안 책을 보던 우리 아이가 "엄마, 책 읽다가 밤 되면 여기서 잠 자면 안돼?"라고 묻는게 아닌가. 아이는 벌써 도서관이 스스로 흥미를 끄는 뭔가를 찾아보고, 편안하고 따뜻하면서도 머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공간임을 알아챈 것이다.
늦으막에 이르러서는 잠 자고 싶을만큼.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기다림이었다. 아이들이 그 모든 것을 놀이처럼 가지고 놀다 스스로 책을 읽을 때까지. 

그러고 보니 아이가 책을 놀이기구처럼 몸에 붙이고 체득할수 있게 하려면 가정에서 엄마의 솔선수범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항상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책을 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성인이 되어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는 것이 과연 정말 시간이 없어서일까.
천만의 말씀이라 생각한다.
바빠서 매끼니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많지 않듯이, 현대를 사는 직장인이나 사업가들이 바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시간을 만드는 삶, 다시 말하면 숨어있는 시간을 찾고 시간을 창조하는 삶을 위해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간을 만드는 지혜를 얻지 못한 이유 역시 어렸을때부터 책 읽는 습관이 체질화 돼있지 않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즉 어릴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이 체질화 돼 있지 않았고,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의무감의 어떤 것으로 여겨왔고 그렇게 배웠기에 성인이 되어 책에 대한 거부감과 한마디로 질렸기 때문이다.

책은 지적 배고픔을 채워가며 시공간을 훌쩍 뛰어 넘을 수 있는 지적 체력을 가짐으로써 담대하고 정직하고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독서는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간식이 아니고 우리 삶의 주식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되려면 부모들이 어릴때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장난감처럼 손쉽게 집어들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책 읽는 아이들의 결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려면 몇 달, 몇 년이 지나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책은 머릿속에 무수한 인생의 자양분으로 쌓여 언젠가 고결한 영혼의 안내자가 될것이다.  
아이들 머릿속이 항상 독서중이게 하려면 부모의 노력이 중요하다. 도서관을 딱딱하고 근엄하고 중압감을 느끼는 공간이 아니라,  책읽는 놀이터로 생각하고 스스로 책을 골라 읽게 하면 좋겠다. 오늘 당장 그동안 드라마에 빠져있던 엄마부터 TV를 끄고, 컴퓨터도 끄자.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책놀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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