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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학교에 믿고 맡긴 결과
2012-11-24 22:08:01최종 업데이트 : 2012-11-24 22:08:01 작성자 : 시민기자   임윤빈

시누이의 아이 즉 나의 조카가 금년도에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는데 지난 주말에 우리 집에 놀러 왔다. 아이는 이제 첫 학교에 들어간지 1년이 다 된 것이다.
어릴때부터 워낙 개구쟁이였고, 형이나 누나도 없고 동생도 없는 외아들이다 보니 성장과정에서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기에 집안에서도 늘 걱정하던 조카였다.

시누이의 친정인 우리 시어머니께서도 하나 더 낳으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그게 친정엄마의 부탁으로 되는 일은 또 아니었다.
결국 하나만 키우면서 아이가 워낙 엉뚱하고, 럭비공처럼 튀고, 자기중심적이고 해서 걱정들을 했는데 우리 집에 놀러 왔을때 하는 행동을 보니 놀랍게도 그런 걱정을 왜 했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유를 물으니 큰 비결이 있는게 아니었다. 오로지 학교에 믿고 맡겼다는게 전부였다. 즉 아이가 외아들이라는 점 때문에 아이 부모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걱정하는 것과 달리 아이 엄마인 고모는 그런 아이일수록 철저히 학교에 믿고 맡겨두었다고 했다.

 

아이를 학교에 믿고 맡긴 결과_1
아이를 학교에 믿고 맡긴 결과_1

사실 우리 학부모들이 아이를 처음 학교에 맡길때 "내 자식이 학교에 가서 뒤처지지 않고 잘 적응할까? 다른 부모들은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하실까? 내 자식이 기죽지 않고 잘하게 하려면 남보다 더 잘 해 줘야 할 텐데, 어떤 선생님을 만날까? 다정다감하고 친절하며 성의껏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나면 좋겠는데, 학교에는 자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선생님께 인사는 어떻게 하나? 이렇게도 하리라, 저렇게도 하리라" 하면서 쌓았다 헐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온갖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리게 아팠을 것이다.

자녀의 입학을 가슴 설레며 고대하고 기다리던 신세대 학부모들은 이제 1년이 지난 지금, 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의 소감은 과연 어떨까. 
그렇게 마음 졸이고, 혹은 불안하거나 아니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아이가 잘 적응해 줘서 고맙다든가 하는 어떤 느낌들이 교차할 것이다.

내가 아이를 키웠던 경험이나 시누이의 아이가 자란 과정, 그리고 시누이가 아이를 학교에 믿고 맡긴 사례를 토대로 모든 학부모님들께 조언을 드리자면 학교가 가장 믿고 맡길만한 곳이라는 점이다.
학교가 원래 다 그런거지 뭘 새삼스레 믿고 말고 할 일이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조급해 하는 학부모들을 보면 이런 조언이 꼭 필요할것 같다. 

엄마들은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학교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해라!"가 아니라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선생님께 꼭 한 가지라도 질문해라"하고 가르치자.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 무엇을 배웠니?"라고 묻지 말고, "오늘은 선생님께 무엇을 질문했니?"라고 묻자. 
또한 선생님께 미움 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무슨 뚱딴지같은 말씀이냐고 하겠지만 가르쳐 주는 대로, 시키는 대로 따라서 하는 아이보다는 궁금한 것이 많고 질문이 많은 아이가 더 발전한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아는 아이보다 엉뚱한 생각을 하고 엉뚱한 질문을 하는 아이가 영재라는 사실.  그 엉뚱한 생각과 질문이 상상력이고 창의력이다.  

이런 엉뚱함은 가끔 선생님들에게 꾸중 아닌 꾸중을 들을수도 있지만 그걸 두려워 할 필요도 없고, 또한 그건 꾸중도 아니다. 
생각해 보자. 되돌아보면 스승과 선배들이 가르쳐 주는 대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정말 그럴까? 왜 그렇지? 아니야, 그게 아닌 것 같아"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역사를 발전시켰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바닷속을 헤엄치고, 하늘을 나는 엉뚱한 상상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잠수함과 비행기와 우주선을 만들게 하였던것처럼. 음식을 끼니마다 새로 만드는 것이 귀찮은 게으른 주부가 냉장고를 만들게 하고, 구구단을 외우고 계산하는 것이 성가시고 귀찮은 아이의 싸가지 없는 엉뚱한 생각이 계산기와 컴퓨터를 만들게 한 것 아닌가.
우리 학부모들이 사랑스러운 자녀들이 진정 생기발랄하고 활기찬 아이, 창의력이 넘치는 아이로 자라기 바란다면 학교를 믿고 그냥 맡기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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