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쓰기와 자녀들의 인격도야
2012-12-07 19:33:00최종 업데이트 : 2012-12-07 19:33:00 작성자 : 시민기자 최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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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방을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이다. 60년대에 태어나신 분들과 그 이전 세대는 가리방이 뭔지 직접 보고 사용도 해 보았을 것이다. 50년대부터 그 이전쯤 태어나신 분들은 실무에서 가리방을 썼을 것이고, 60년대에 태어난 분들은 교무실에 불려가 담임 선생님 잡무를 도와드리다가 사용했을법 하다. 글씨 쓰기와 자녀들의 인격도야_1 일일이 글씨를 써서 그것을 등사기로 밀었던 가리방, 그리고 아이들의 애착이 사라지는것 같아 안타까운 연필과 공책. 이것들은 모두 직접 한자 한자 쓰는 글씨와 연관된다. 가리방 이후에 나온 타자기는 물론이고 지금 장난감처럼 쓰고 있는 컴퓨터는 글씨라는 것을 일시에 대체했다.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을 없앤 것이다. 손글씨는 당장 약속시간이나 장소를 적는 메모 정도에 쓰이지 않을까. 아니, 그나마도 요즘은 스마트폰에 날짜별 메모장이 있기에 그마저도 활용도가 떨어진다. 아이들이 점차 글씨를 쓰지 않고, 글씨 쓸 일을 잊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학교에서조차 글씨쓰기를 무척 꺼려하고 귀찮아 한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글씨쓰기를 참 열심히 했었다. 선생님이 칠판에다 정자로 몇 줄의 글을 정성들여 써 주시면 우리는 그걸 따라서 썼다. 그게 초등학교때 글씨쓰기의 시작이었다. 선생님은 우리 주변을 돌아다니시며 글씨 쓰는 자세와 연필 쥐는 법도 함께 가르치셨다. 당시에는 글씨를 잘 쓰면 그 공책을 들고 이웃 반을 찾아가 자랑까지 시켜 주셨다. 3~4월이 지나면 아이들의 글씨 쓰는 소리가 마치 누에가 뽕잎을 갉아먹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산골짜기의 물 소리만큼이나 시원했던 것이다. 어떤 집에 놀러 가면 20-30년 지난 그 때의 공책과 글씨 쓴 것을 장롱 속에 간직하고 있는 학부모를 보기도 한다. 한번은 선생님으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어느 학교에서 글씨쓰기를 집중적으로 시킨 반과, 그렇지 않은 반의 아이들을 데리고 가을 운동회 때에 바구니에 콩주머니 던져 넣기 경기를 시켜 보았더니 글씨쓰기를 집중적으로 한 아이들이 월등한 차이로 앞서더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우리나라 국민들이 식사때 젓가락질을 하는 습관이 두뇌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이 때문에 글씨쓰기를 통한 손끝교육이 아이들의 두뇌발달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이 많을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씨쓰기는 이런 기능적인 부분 말고도 인격 형성과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도 기를 것이다. 글씨쓰기로는 펜글씨와 붓글씨도 있으므로 이런 과정도 모두 다 아이들에게 학습효과는 물론이고 정서적 안정감과 인격함양을 위해 꼭 필요하다. 요즘들어 우리 사회에서는 인성교육이 안된 아이들이 교사에게 주먹질을 하는 충격적인 사건도 자주 일어난다. 이는 어쩌면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매몰된 아이들이 아주 기본적인 글씨쓰기조차 멀리 하다가 나타난 부작용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아이들이 글씨쓰기를 더 자주 하도록 신경을 쓰자. 집에 있는 아이들을 그렇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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