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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스위치를 한번 꺼보자
2013-01-23 01:33:17최종 업데이트 : 2013-01-23 01:33:17 작성자 : 시민기자   남준희

'스티브 잡스가 인류의 재앙을 가져왔다'
아주 위험스러워(?) 보이는 발언이다. 본인이야 나름 생각 끝에 한 말이지만 이 말을 듣는 사람들로부터 적잖은 공박을 당할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유명인이 이 말을 했다면.
어제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모래시계의 배우 박상원씨가 한 말이다. 그는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서 애플 신화의 주역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비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박상원씨는 "너무 스마트한 삶이 싫다. 디지털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은 인정하지만 이는 현대인을 병들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21세기 인류의 재앙을 가져다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말의 뜻에 따라 많은 생각을 하데 만드는 것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박상원씨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물론 박상원씨도 개인적인 생각이고, 시민기자도 개인의 의견이기는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왔다는 차원보다는 어쨌거나 이 스마트한 기기들이 우리의 삶을 너무나 각박하고 차갑게 만든건 사실이다.
그냥 오가면서 필요한 내용 급히 전하고 받을수 있는 휴대폰 정도면 충분했는데 어느날 아침 느닷없이 스마트폰이라는게 생기면서 우리는 인간관계의 단절마저 맛보고 있는 현실이다.

스마트폰의 스위치를 한번 꺼보자_1
스마트폰의 스위치를 한번 꺼보자_1

그 때문에 박상원씨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이메일이나 문자 서비스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편지를 보내야 할 때는 꼭 우표를 붙여서 편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언제 과연 글씨로 종이에 쓴 편지를 부쳐 보았나 하고 되돌아 보았다. 기억이 가물거린다.

'잠시 핸드폰을 꺼두셔도 좋습니다'
이 유명한 광고 카피 다들 기억할 것이다. 이 광고가 나왔을 당시에만 해도 우린 정말 휴대폰이라는 혁명이 가져다 준 충격적이고도 획기적인 삶의 변화에 매몰돼 가고 있을때였다.
당시 휴대폰이 막 보급될때는 명절날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차들이 정체돼 있는 가운데 차에서 내려 주위 사람들 다 들으라는 투로 "어, 난데!"라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이를 두고 "난데 족"이라고도 불렀다.
비싼 휴대폰 가지고 있다는걸 은근히 과시하는 목소리였으니 주위에서 눈총도 많이 주었지만 하여튼 그때는 그랬다.

그렇게 휴대폰이 급속도로 퍼질때 이제는 상가집에서 '닐리리야' 벨소리가 터져 웃지못할 상황에 이를 정도로 우리에게 휴대폰은 바이러스처럼 급속 번지는 와중에 부작용도 속출했다.
그런저런 과정을 거쳐 이제는 완전 스마트한 시대에 접어들었으니 지금은 유치원생부터 8순의 노인까지 스마트폰 없이는 살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것은 결국 박상원씨 지적대로 세대간의 단절, 인간관계의 소박한 감정마저 메마르게 하고야 말았다.
이젠 정말 가끔씩 돌아가면서  '잠시 핸드폰을 꺼두셔도 좋습니다' 해야 할 날이 다가오고 있는건 아닌지 자문자답 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골목상권의 서민들을 위해 대형 마트들이 격주로 돌아가면서 주말 휴무제를 하고 있다.
참 엉뚱하고도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지만 스마트폰으로 인한 인간관계 단절을 더 이상 방치할수는 없으므로 우리나라 국민들 돌아가면서 10부제로  '잠시 핸드폰을 꺼두셔도 좋습니다' 캠페인같은거 한번 해볼수 없을까.
휴대폰 번호 끝자리수를 기준으로 10부제를 통해 예를 들어 오늘 23일엔 우리나라 휴대폰의 끄트머리 3번을 가진 모든 사용자가 일제히 그걸 Off시키고 하루 내내 아날로그적으로 살아 보자는 것이다.
이러면 당장 전체 매출의 10%가 사라지는 통신회사들이 반발을 하겠지만 우리는 더 이상 인간관계의 단절을 보고만 있을수 없으니 이런 황당한 생각까지 해보는 것이다.

지금은 길이 끊겨 버렸지만 오래전에 금강산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남북출입국사무소를 지나자 핸드폰을 모두 거두어 간다는 전달사항이 전해졌다.
아, 이런... 금강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찍어 연락해주기로 했는데… 모두 거두어 여행 진행자측에 보관하고 북쪽으로 우린 그 소중한 연락수단인 전화기를 놔두고 떠나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전하려 습관처럼 호주머니를 넣기도 하고, 아니면 이 곳 저 곳을 뒤지는 습관이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똑 같았다. 항상 가까이에 있었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작은 물건이 일순간에 사라지고 없으니 얼마나 답답한지 신경이 쓰였다. 
아마 하루 동안은 주머니에 손이 몇 번씩 들락거렸다. 밤에도 일행 중 누가 안보이면 습관처럼 "전화해봐" 하는 소리가 먼저 나와 우린 웃음을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루가 지나자 조금은 습관에서 벗어난 듯 반사적인 행동은 차차 없어져 갔다. 아마 포기했다고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우린 여행에만 신경을 썼다.
숙소에 들러 편안히 잠을 청하는데 일반 전화벨이 울렸다. 어찌나 그 벨소리가 생소한지 받을 생각을 안했다. 그때서야 우린 아! 전화가 있었지 하고 생각을 하게 됐다.

맞다, 그것이었다. 
익숙해져 보니 우리는 그거 없이도 곧잘 버틸수 있었다. 그러니 휴대폰 없이 한번 가끔씩 생활해 볼 필요가 있다. 백번 가능한 일이다.
돌아오는 주말 우리 다함께 스마트폰의 스위치를 off로 꾹 눌러놓아 보자. 단 하루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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