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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입조심은 필수
2013-01-23 02:56:32최종 업데이트 : 2013-01-23 02:56:32 작성자 : 시민기자   이기현

대학을 갓 졸업하고 취직을 했던 오래전 사회 초년병 시절에 첫 직장에서 선배들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될거라며 제일 먼저 알려준게 바로 '입조심'이었다.
선배들은 여자들만 입조심 해야할게 아니라 남자들도 마찬가지라며 평생직장 잃을수도 있으니 항상 조심하라고 일러 주었다.
그렇게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만 잘 하면 직장생활 80%는 성공한거라며...

처음에는 선배들의 그런 '처치'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사회 초년병이다 보니 "옳고 그른건 가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는 나름 심지 굳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동료직원들끼리 술자리에서 마음 편히 직장 상사 씹는 재미도 쏠쏠한데 그것 말고는 특별히 뭘 더 조심하고 말고 할게 없을듯 했다.

그러나 선배들이 입 조심하라는 당부가 그냥 한 말이 아니었음은 금세 확인이 되었다.
입사후 한달 반 만에 우리 입사동기 6명의 첫 모임과 함께 다같이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였다.
한 친구가 타 부서 여자 팀장의 눈썹을 우연히 자세하게 보았더니 눈썹이 없어서 검은색 아이섀도우로 짙게 칠했더라며 마치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것처럼 술자리의 모든 동료들에게 큰 소리로 알리며 껄껄껄 웃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여자 팀장은 눈썹이 없어서 그 부분에 대한 화장을 짙게 하고 그것을 가리기 위해 안경까지 쓰고 있었던 사실은 회사 직원들 대부분이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이 눈썰미 좋은 입사 동기가 우연히 발견하고는 우리에게 우스갯소리로 말한건데 삽시간에 만 천하에 공개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있는 사실 그대로만 퍼졌어도 당사자인 그 팀장이 쿨하게 인정하고 넘어갔을지 모르지만 말이라는게 그게 아니었다.
이 직원의 한마디는 여기저기서 몇 번 구르고 뒤집히고 덧붙여지더니 마침내는 "OO팀장 눈썹은 매직이네"로 시작해 "OO팀장 눈썹은 일자네"에 이어 "OO팀장 눈썹은 신작로라네"로까지 와전되고 왜곡돼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결국 듣다듣다 못한 이 여자 팀장님이 와전된 소문의 진원지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진원지를 밝혀낸 끝에 이 친구를 불렀다. 그럼 결과는? 
여자 팀장님은 회사 부사장의 딸이었고 직원은 졸지에 타 부서로 발령을 받은후 적성에 맞지않아 그로부터 석달만에 졸지에 회사를 떠나고 말았다. 

여성으로써 자존심도 상했을뿐더러 자신의 신체적 부분에 대해 그렇게 소문이 돌자 모욕감마저 느꼈을게 뻔했으니 그 심정이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물론 이 사실을 처음 발설한 동기 친구 역시 나쁜 뜻으로 그런건 절대 아니었고, 전달한 내용 역시 조금의 왜곡됨도 없었다.

그러나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법. 그가 발견한게 상대방의 신체적 부위라는 점, 그 당사자가 여성이었다는 점, 또한 그가 직장 상사였다는 점, 그 말을 발설한 사람이 이제 겨우 회사에 갓 들어온 시신입사원이었다는 점, 퍼져 나간 말이 왜곡되고 와전되어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안겨주었다는 점이 아주 복합적이고 기기묘묘하게 뒤엉킨 사건이었다.
거기다가 상대는 회사 부사장의 딸이라는 막강한 파워가 있는 사람이었던게 결정타였다.

원래 말이라는게 그렇다. 아예 악의적인 마음에서 퍼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것은 어느 한명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전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악의를 가지고 하지 않은 말실수나, 혹은 별거 아닌듯 툭 던진 말 한마디가 말썽이 되고 설화가 되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서 말조심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그것이 특히 직장인 경우엔 자신이 천신만고 끝에 어렵사리 얻은 직장이기에 자칫하면 그 회사에서 쫓겨 날수도 있는 일이므로 항상 조심해야 한다.
나도 겪어 본 일이지만 화장실에서의 뒷담화는 특히 조심해야 할 말조심중 1호에 속한다. 
소변을 보는 두 사람이 "OO부장 *같애"라며 어쩌구 저쩌구 하는 소리. 그 당사자인 OO부장 혹은 그와 절친인 다른 누군가가 화장실 안에서(문 닫고 있는 대변칸) 듣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입조심은 필수_1
직장에서 입조심은 필수_1

그리고 요즘은 문자메시지를 엉뚱한 사람에게 날려 문제를 자초하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번에 대통령 선거 전에 모 검사가 검찰의 개혁에 대해 검찰 개혁을 하는척 시늉만 내자는 투의 문자메시지를 동료 검사에게 보낸다는 것이 실수로 모 방송사 기자에게 잘못 전달돼 그것이 온 나라에 공개되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직장에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문자메시지, 컴퓨터 메신저 내용 같은게 다른 사람 눈에 띄면 그건 정말 감당키 어려운 곤란에 빠질수 있다.

직장에 대한 불만, 상사에 대한 불만은 누구나 가질수 있다. 그러나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본인의 그런 속내를 다른 사람에게 빍힐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 말은 언젠가는 반드시 어떤 경로를 통하든 그 상사의 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비밀은 절대 지켜지지 않는다.
이제 각 회사마다 금년도 신입사원들이 막 들어와 일들을 하고 있다. 직장 선배로써 알려주는 것이니 직장과 상사에 대한 불만은 회사를 떠날 때까지는 그냥 입에 담고 있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그리고 사소한 말도 조심, 조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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