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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싼 대학생 책값 대책
2013-01-30 12:41:37최종 업데이트 : 2013-01-30 12:41:3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선화

오빠네 막내 조카가 대학에 들어갔대서 가족들이 다같이 기쁜 한해의 시작이었다. 
얼마전 등록금을 내고 조카 아이는 오리엔테이션까지 갔다 왔다. 그리고 오빠가 기분이 좋아서 한턱 내겠다며 남매들을 불러 저녁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오빠 집에 모인 형제들이 너도나도 책 사봐라, 등록금에 보태 써라, 구두 한 켤레 사 신어라, 데이트 할때 입을 옷 사거라 라며 축하금을 주었다. 아이의 입이 함지박만하게 커졌음은 물론이다.
어느 집에선들 집안에 누가 취직을 했거나 좋은 대학에 들어간 사람이 있으면 다같이 기뻐하고 경사스런 일이니 가족 모두는 아이들의 학교문제와 졸업후 취직문제 이런게 대화의 주제가 되어 술도 한잔씩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학에 들어가는 조카는 이제 성인이라며 어른들 앞에서 무릎 꿇고 술 한잔을 받아 마셨다. 
서로 왁짜하게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과거 대학에 다니던 시절의 추억담이 오갔고 동생이 책값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돈도 제대로 못 받았다는 억울했던 과거지사를 털어 놓았다. 책값이 비싸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한동안 이야기를 듣던 조카가 정색을 하면서 끼어들었다.
"저기요. 학교에 가 보니까 선배들은 복사집에서 그냥 책 한권을 만들어 나오던데요? 옛날에는 안그랬어요? 복사하면 책 안사도 된다던데..."
아이의 말은 그거였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에 갔다가 학교 근처의 복사집에 들렀더니 그 대학 학생들이 들러 교재를 복사해 가더라는 말이었다.

우리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도 비싼 교재를 사기가 벅차 필요한 부분만 복사집에서 복사를 떠다가 공부하곤 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한 친구들은 책을 샀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럴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후로는 서적을 복사해서 갖거나 그렇게 해 주면 이제는 저작권법 위반이라 함부로 할수 없도록 되어있는걸로 안다.
그러나 조카가 가 본 대학의 근처 복사집에서는 여전히 그렇게 책 복사를 해서 팔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말을 들어 보니 그정도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어떤 형이 들어오더니 ○○책 저장되어 있죠?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주인이 있다고 하면서 곧바로 복사해서 만든 책 하나를 주던데요"
조카의 말을 듣고 보니 그건 정말 책 한권을 통째로 스캔을 떠서 아예 새로 만들어 주는 방식이었다. 수백페이지짜리 책 한권이면 적게는 몇만원부터 비싸게는 10만원도 넘을테니 책값이 부담되는걸 아는 복사집에서 아예 책을 한권 구입해 통 스캔을 뜬 다음 책으로 묶어 필요한 학생들에게 싸게 파는 모양이었다.

이것도 어찌 보면 우리네가 대학에 다니던 아날로그 시대와 달리 전자 인쇄기술의 발달이 가져다 준 차이인지는 모른다.
우리 대학시절에는 고작 책 10-20페이지 정도 복사하는게 전부였으니까. 그러던게 이제는 스캔기술이 발달해 통 스캔으로 책을 만들어 주는 모양이다.

책값 부담이 이해는 되지만 이정도까지 하는건 저작권의 법적 문제를 떠나 양심에 관한 일이 아닌가 싶다. 
과거에 학교 다닐때도 학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등록금뿐만 아니라 수십만원에 이르는 전공서적 값이긴 했다. 
대학가에서는 오래전부터 불법 복사가 하나의 관행이 돼 왔지만 죄의식을 크게 느끼지도 않았다. 그러나 변명을 하자면 그때는 그런 저작권법도 없었고, 단지 몇십페이지 정도 복사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조카가 본 것처럼 통으로 스캔을 뜨는 방법은 아니지 싶다.
그렇다면 저작권을 존중하면서 학샐들의 책값 부담을 덜어줄 방법을 대학에서 찾아줘야 하지 않을까.
재학생들이 이전에 썼던 전공서적을 적정 가격에 파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될것 같다. 그러면 파는 학생도 그 책값으로 다른 책을 사 보는데 도움이 되고, 사는 학생 역시 비싼 교재비를 절반 이하로 줄일수 있으니까.

너무 비싼 대학생 책값 대책_1
너무 비싼 대학생 책값 대책_1

중고등학생들 비싼 교복값 대책 세우는 동안 대학생들에게는 너무 무관심했던게 아닌가 싶다.
대학들이 팔짱만 끼고 구경할게 아니라, 학생들의 책값부담을 줄여줄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나서줘야 한다고 본다. 자녀들이 대학에 다니는 모든 가정의 일이고 앞으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낼 모든 학부모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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