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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엔 패자부활전도 마련돼 있다
2013-02-04 11:49:14최종 업데이트 : 2013-02-04 11:49:1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지영
흔히들 쓰는 말 중에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 남는게 강한 자'라는게 있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누군가 만들어 낸 상투적인 말장난 같지만 그 뜻을 곰곰이 음미해 보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곧 설이 지나면 대학 졸업식과 아울러 전국의 수많은 대졸자들이 좋건 싫건 학교의 품을 떠나 무한경쟁 체제의 사회 한복판으로 나서게 된다.

능력이 뛰어나거나 혹은 운이 좋아 이미 취업을 한 졸업생들은 누구보다도 행복한 축에 드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아직도 100여군데씩 이력서를 넣어 보지만 취직의 문이 열리지 않은 젊은이들이 태반이라고 하니 옆에서 지켜 보는 기성인의 마음도 편치는 못하다.
이게 나중에는 내 자식의 일이 되기도 할것이고, 또한 언젠가는 나도 정년 훨씬 못미친 나이에 직장에서 나가라고 하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될수도 있는 일이기에 늘 함께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남자 직원들은 어떻게든 근근히 버티는 재주가 있다지만 나 같은 여성 직장인들은 그런 부분에서 무척 불리하기까지 하다.
최근에 회사에서 인사이동이 조금 있었는데 사실상 몇 명을 정리하는 차원의 인사였다. 직장 다니면서 가장 원치 않는 사내 인사가 바로 이런 식이다.
20명 정도의 인사 대상자중 승진자는 단 2명 뿐이었고 나머니 18명은 전보, 전출, 대기발령, 보직변경이었다.

그중에서 특히 여직원 3명은 멀리 강원도쪽으로 발령이 났는데 3명 모두 회사를 그만둘수밖에 없었다. 미혼인 1명은 올 가을께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강원도까지 가서 데이트 하러 여기까지 오갈수도 없고, 그럴바에야 차라리 다른 직장을 구해보겠노라며 사표를 내버렸다.
나머지 2명은 모두 맞벌이 사원이었는데 이들도 역시 아이들과 남편을 놔두고 강원도까지 가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함께 회사를 떠나고야 말았다.

 
인생엔 패자부활전도 마련돼 있다_1
인생엔 패자부활전도 마련돼 있다_1

이런 인사는 사실상 회사를 관두라는 뜻이지만 회사에서는 업무 영역상 순환근무 차원에서 그렇게 하는거라며 회사의 고유권한을 바탕으로 하는 인사이기 때문에 달리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었다.
다른 전보나 전출도 마찬가지로 대개 현재의 근무부서보다 더 기피분야거나 하위 분야로 발령이 나는 식으로 내려보냈다. 결국 이 과정에서도 2명이 더 회사를 떠났지만 그냥 남아있는 직원들은 남자들이다 보니 끝까지 버텨보겠다는 생각으로 인사명령을 받아들였다. 

어느 회사든지 이런식의 인사가 나면 좋지 않은 뒷끝을 남기게 된다. 우리 회사도 이번에 인사 끝에 사내에서 이런저런 흉흉한 소문과 안좋은 뒷말들이 오고갔다.
남녀를 불문하고 직장은 사회생활에서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그때문에 이번 우리회사의 인사발령 같은 경우에 한번 당하고 나면 한동안 견디기 힘든 충격에 빠지기도 하고, 방황도 하게 된다. 
다행히 적당한 시간이 흘러 나중에 좋은 결과로 되돌아 오면 더 바랄게 없겠으나 그렇지 못하면 또다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래서 직장은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되는 것이다.
직장 한번 잘 잡으면 정년까지 보장이 될수도 있고, 직장의 첫 단추를 잘못 꿰면 60세 먹을때까지 크고 작은 수많은 직장을 전전해야만 한다. 그때문에 이런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면 소설책처럼 직장 옮겨 다닌 내역이 줄줄이 씌여져 있다.

짧게는 1~2년, 길어 봤자 2~3년씩 다니며 메뚜기처럼 옮겨 다닌 직장 이력.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그런 이력은 어딜 가도 환영받지 못한다. 자신의 능력에 비해 적절한 대우를 못 받는다고 생각이 되어 더 나은 곳으로 가려고 애쓰다가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이력서만 지저분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첫 직장, 첫 단추가 무척 중요한 것이고 처음부터 좋은 직장 가려고 애쓰는 것이다.

한두달 전쯤에는 국내 유명한 대형 유통마트에서 회사 업무와 관련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자녀를 따로 채용한 것 때문에 언론과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적도 있다.
자치단체장과 노동부 간부 등 고위층 자녀들을 자사 임원들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입사시킨게 들통이 난 것이다. 
이렇게 회사 간부들의 추천을 받아 입사한 직원들의 특이사항이 기록돼 있는 내용이 신문에 난걸 보니 참 어지간히 속보이는 꼴이었다.

당시 모 자치단체장의 딸이 입사를 했는데 그때는 마침 그 업체가 그 자치단체에서 대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던 때였다는 식이다. 
이것도 알고 보면 입사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독버섯처럼 생겨난 편법중의 하나이고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맑은 정신과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진 우리 젊은이들은 졸업 후 공정하게 경쟁하고 당당하게 맞서서 정글 같은 사회에서 멋지게 취직하고, 사업하고, 공부해서 자기 앞 길을 개척해 나갈것으로 믿고 있다.

특히 인생 선배로써 대학 졸업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당부가 있다.
졸업(卒業)은 끝마침이 아니라 아직 막 시작하는 스타트라인쯤에 서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일반 스포츠 게임과 달리 인생이라는 경기에서는 사람이 스스로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패자부활전은 항상 언제까지고 계속 유효하다는 사실도.

기회는 영원한데 인생의 4분지 1도 채 못간 졸업 뒤에 취직이 안됐다는 이유 등으로 꿈을 포기하거나 지레 좌절하지 말자는 얘기이다.  또한 우리 젊은이들은 반짝 일찍 피었다가 시드는 나팔꽃 같은 인재보다는 질기고 꿋꿋이 버텨 이겨내는 들풀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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