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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해피콜 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내 친딸, 친동생
2013-02-06 00:14:32최종 업데이트 : 2013-02-06 00:14:32 작성자 : 시민기자   권순도

전화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네, OO콜센터입니다."
"야, 늬네는 눈 감고 제품 만드냐?"
"네? 무슨 업무 때문이신지 말씀해 주시면 담당 부서에 바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야, 늬네는 전부다 눈이 삐었냐고 썅. 무슨 잔말이 많아 XX. 이걸 물건이라고 만들어 팔아 처먹었냐고? XX"

더 이상 설명이 필요찮은 일이다.
공공기관이든 기업이든 요즘 업무 처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콜센터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가깝게는 우리 수원시에서도 해피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시정에 관한 궁금증이나 필요한 민원을 직접 답변해 주기도 하고, 직접 답변이 어려운 일은 해당 부서에 연결을 도와줌으로써 민원이 있는 시민들이 쉽게 시정을 이해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수원시 해피콜 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내 친딸, 친동생_1
수원시 해피콜 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내 친딸, 친동생_1

이 때문에 어느 부서를 찾을지 몰라 전화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는 불편도 사라져서 민원이 있는 시민들도 모두 편리해 졌다.
하지만 눈으로 얼굴을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원하는 답변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말은 기본 예사이고, 심지어 험악한 욕설을 하는 사람들이 적잖다고 한다.

그나마 서로간의 대화 전에 아예 "고객님의 의견은 더 나은 민원 상담을 위해 녹음되고 있음을 알려 드리오니..."라고 공지한 뒤부터는 약간 줄어들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막무가내식 막말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모 중견기업 소비자 상담센터에 근무하는 여고동창의 딸이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유는 왼종일 민원 전화를 받다 보면 참을수 없는 모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서 그랬다고 한다.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더 이상 그 일을 하다가는 정신병 걸릴것 같아서 견디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우연이기는 했으나 친구의 딸이 입사해서 콜센터에 근무하는 동안 회사의 제품이 유난히 클레임이 많이 걸려 하루에도 몇차례씩 "사장 바꿔라"부터 시작해 "늬네는 눈 감고 제품 만드냐? 이 날강도들아" "제품 당장 바꿔주지 않으면 회사에 불 싸질러 버린다" 는 말은 기본이고 전화 받은 콜센타 직원에게 "늬 얼굴도 이렇게 하자 있냐"는 식의 인신공격성 발언도 마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굴을 대하면서 직장 생활하는 동안에조차 성격에 약간 문제가 있는 상사들은 부하직원들 면전에 대고도 심하게 모멸감을 주기도 한다. 직장 다니는 사람들 대개가 다 그렇겠지만 윗 상사의 찍어 누르는 업무 스타일 때문에 고충을 겪으면서도 그게 밥벌이이고 가족 먹여 살리기 위해 그냥 참고 다니는 것이다.
이런 일은 남자 직원들의 애환이 더 크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심지어 어떤 후배 직원은 "늘 수도하는 마음으로, 수도승의 자세로 직장에 다닙니다"라고 하소연 하기도 했다. 
얼굴 마주 대하는 직장에서 그 정도인데 전화를 통해 목소리만 주고받는 콜센터 직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막말은 더 심해서 결국에는 이게 심해지면 우울증이라는 질병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금년 초였던 1월초에 나도 궁금한게 있어서 수원시 해피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던적이 있었다.
마침 2013년 새해이기도 해서 첫마디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인사부터 했더니 콜센터 직원 역시 활짝 웃으면서 날더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답례를 했다. 인사부터 하고 나니 서로 기분도 좋고, 서로간에 부드럽게 민원에 대한 궁금증과 답변을 주고받을수 있었다. 

운전중에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통행료를 낼때조차도 통행료를 받는 아줌마 직원들에게 항상 웃으면서 "고향에 오니까 기분 좋네요"라며 돈을 건네고, 떠날때도 반드시 "수고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넨다.
어느 톨게이트에 가든 항상 그렇게 인사를 한다. 그 톨게이트가 있는 곳이 실제로 나의 고향이 아니더라도 듣는이에게는 기분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톨게이트 직원들 대부분은 아줌마 사원들인데, 나 역시 아줌마로써 똑같은 직장생활을 하는 처지에서 동병상련의 기분을 느끼기도 해서 그렇게 인사를 건넨다.
 하루에 8시간 이상씩 진종일 앉아 자동차 매연을 마시면서 일하다가 그런 인사를 받는다면 조금이나마 피로가 풀리지 않을까. 

뒤에 반드시 따라오는 인사가 있다. "안전운전 하세요"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을수밖에 없다.
수원시민들이 시정에 대한 업무도 알고 궁금하거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어서 만족스러움을 느끼는 뒤에는 콜센터 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애환과 노력이 숨어있다. 그러므로 항상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시네요"라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인사 한마디쯤 꼭 건네자.

누군가의 작은 배려가 이들에게는 삶의 힘이 되는 것이다.
수원시민 모두 해피콜 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모두 내 친딸, 친동생이라 여기고 항상 따뜻한 말씨로 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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