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주부의 애환,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고마움
2013-02-12 12:33:51최종 업데이트 : 2013-02-12 12:33:51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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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언제 와?" 직장인 주부의 애환,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고마움_1 "엄마 언제 와?" "일찍 갈게." 말은 쉽게 했지만 회사 업무로 내려 간 출장길이 그렇게 쉽게 끝나는 일은 아니었는지라 시간을 정확히 약속하기는 어려웠다. 그곳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위해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식당에 들어갔건만 식사를 마치고 나와 보니 이미 어두워졌다. 그동안 수도 없이 울리는 내 핸드폰 벨소리에 누군가 그랬다. "가정에 충실하시군요" 오늘날 이땅에서 살아가는 여성 직장인으로써 당연히 가정에 우선 충실해야 마땅하거늘, 실제로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주부이지만 "충실한게 아니라 매어 사는 거 같아요"하며 서둘러 대답하면서 사실은 매어 산다고 할만큼 충실하지 못한게 늘 마음에 걸려 오던 참이었다. 아이들 낳은 후 직장을 놓칠까봐 제대로 건사하지도 못한채 출산 휴가 에누리 없이 끝나자마자 출근해서 지금까지 계속 회사에 다닌 탓에 아이들 모두 다 보모 아줌마부터 친정 엄마, 시어머니 등 여기저기 떠돌면서(?) 자라야만 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나마 잘 자라준게 늘 고마워 아이들을 볼때마다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어떤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가자마자 엄마가 거실에서 "우리아이 돌아왔구나"하며 안아준다는데 나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으니. 밤 7시가 넘어 역귀성 하는 차들을 비집고 차를 몰아 서둘러 집에 돌아와보니 밤 9시가 넘었다. 주방에는 남편이 만든 김치 볶음밥으로 세 남자가 늦은 저녁식사를 마친 빈 그릇들이 놓여져 있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결국 그날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시골로 출발했는데 차 안에서 그래도 아내의 건강 걱정을 해 주며 출장 갔다 오느라 피곤할텐데 잠 한숨 푹 자 두라는 남편과, 뒷좌석에서 이미 꿈나라 여행을 떠난 두 아이를 보면서 자그마한 행복감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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