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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번에 시장 출마해, 꼭 찍어줄게
친절 공무원에게 한 어느 할머니의 약속
2013-02-12 14:42:14최종 업데이트 : 2013-02-12 14:42:14 작성자 : 시민기자   정순예

며칠전 반가운 메일을 받았다. 수원시에서 늘 보내주는 웹진 '와글와글 수원'인데 이번 호 내용 중에는 수원시가 앞으로 고품질 민원행정서비스 실현을 위한 '2013년도 Yes종합민원 운영계획'을 수립했다는 기사도 실려 있었다.

이번 계획을 수립하게 된 배경은 '따뜻한 수원, 더 반가운 사람'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민선5기 비전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라 하는데 그 방안으로는 일과시간 외 민원실과 수원역 현장민원센터 운영을 활성화 하고 민원담당공무원의 역량도 강화하며 궁극적으로는 친절, 신속, 정확, 감동을 실천해 한마디로 시민의 불편이 제로인 민원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담번에 시장 출마해, 꼭 찍어줄게 _1
담번에 시장 출마해, 꼭 찍어줄게 _1

이런게 바로 지방자치제도의 장점이구나 하는걸 다시금 느끼면서 시민기자는 그중에서도 친절 부분에 대한 생각을 좀 적고 싶다.
개인 사업을 한다면 인허가 문제 때문에라도 구청이나 시청에 자주 가겠지만 시민기자는 직장에 다니다 보니 인허가 때문에 행정기관에 가는 일은 그다지 없다.
때문에 행정기관인 수원시청을 비롯해 구청과 동사무소에 이르기까지 수원시 공무원들의 친절도에 대해서는 잘 알지는 못한다.

시간이 조금 지난 일이지만 2년전쯤 동사무소에 주민등록 등본을 떼러 갔다가 본 사례를 한가지 소개해 보고 싶다.
등본을 떼기 위해 번호표를 뽑아 들고 기다리던 중 허리가 바짝 꼬부라진 할머니 한분이 동사무소 안으로 들어오셨다. 그러나 할머니는 무슨 일로 왜 오셨는지 알길 없이 두리번 거리기만 했다. 
뭔가 이상하다는것을 느껴서였을까. 

동사무소 민원인 창구 쪽과 직원 쪽을 경계로 하는 데스크 안쪽에서 40대 중반쯤의 직원 한명이 나왔다.
할머니가 힘에 겨운 모습으로 두리번 거리는 쪽으로 가서 마치 친부모를 부축하듯 할머니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직원 : 할머니, 어떤 일로 오셨어요?
할머니 : (여전히 두리번 거리며 무슨 쪽지를 직원에게 내밀며) "이거 해줘. 손주놈이 필요하다고 허네"
직원 : (할머니가 내주신 쪽지를 펼쳐 보고는) "아, 네. 이거 금방 해드릴테니까요 저기 좀 앉아 계세요"

직원은 데스크 안쪽으로 들어가 담당자에게 뭔가를 지시했고 이내 어떤 서류를 출력해서 직인을 찍은 뒤 할머니께 내어 드렸다.
손주가 필요하다는 무슨 서류를 떼러 오신걸 보니 엄마 아빠가 없는 조손가정의 손주를 데리고 사시는 할머니 아닌가 싶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처리를 다 해준 직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나 하면서 자리를 뜨던 할머니 입에서 나온 한마디에 직원과 그 말을 주위에서 알아들은 사람들은 뒤로 자빠질뻔 했다.

"이거 고마워서 원... 담번에 시장 나와. 내가 꼭 찍어 줄게"
친절을 베푼 직원에게 시장에 출마하라고 권하며 꼭 한표 주겠다는 말씀을 하신 할머니. 그 말씀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직원의 친절에 대해 할머니가 해줄수 있는 가장 큰 보담이라 여기셨을법 했다.
등본 한통 발급 받으러 갔다가 짧은 시간 동안 본 직원의 친절 사례는 요즘 관공서에서는 아무것도 아닐만큼 일반화 돼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별거 아닌 친절이라 해도 매사에 그렇게 실천하기 쉬운건 아니기에 그날 본 일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다. 특히 시장 출마하면 꼭 한표 주겠다고 하신 할머니의 말씀 덕분에 더욱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수원시의 모든 행정기관에서는 이런 친절이 일반화 돼있을걸로 안다. 더 나아가 단순한 민원서류 발급차원이 아니라 민원인들이 난감해 하는 모든 업무에 대해서도 직원들이 내일처럼 확인하고 챙겨서 불편함 없이 말끔하게 되도록 해줄것으로 믿는다.

'친절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며 모든 비난을 해결한다. 얽힌 것을 풀어헤치고 곤란한 일을 수월하게 하며 암담한 것을 즐거움으로 바꾼다.'
이는 톨스토이가 말한 친절의 효과이다. 이 말을 곰곰이 곱씹어 보면 친절은 미덕 이전에 공존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은 감동을 낳고 때로 몇배 더 큰 친절로 되돌아 오므로 친절은 계속해서 기분 좋게 돌고 도는것 아닌가 생각한다.

운전중에 길거리 현수막에 씌여 있는 "양보, 운전을 기분 좋게 합니다" 또는 "질서, 지키면 편해집니다" 라고 하는 평범한 진리와도 통한다.
갓 태어난 아이는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는다. 남녀노소 누구를 막론하고 어디서든 배시시 웃으며 친절히 맞이해 무엇에도 물들지 않은 순수함으로 만족감을 주듯이 앞으로 수원시의 모든 행정기관 직원들은 민원인 시민들로부터 '시장에 출마하면 꼭 한표 주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도록 친절한 직원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된다면 친절, 신속, 정확, 감동을 실천해 시민의 불편이 제로인 민원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수원시의 계획은 반드시 실현 될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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