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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밖의 선물을 받다
작은 도움에도 보답 하려 했던 아는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
2013-02-26 20:33:32최종 업데이트 : 2013-02-26 20:33:32 작성자 : 시민기자   오승택

명절이나 생일같이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뜻 밖의 선물을 받게 될 때가 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을 때는 기쁨이 2배를 넘기도 한다. 한 아저씨께 참치세트를 받았다. 납작하고 넓은 참치세트 상자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참치가 가지런하고도 빼곡하게 들어 있었다. 

처음에는 한사코 사양을 했지만, 이 선물을 다시 돌려 보내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기분 좋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았다. "제가 참치찌개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아시고선...감사합니다." 참치를 선물 받아 싱글벙글해진 내 모습에 아저씨도 진심으로 흡족해 하셨다. 

뜻 밖의 선물을 받다_1
뜻 밖의 선물을 받다_1

이 아저씨는 나와 인연이 깊다. 
오래전부터 아르바이트 했었다. PC방에서 아르바이트 했을 당시에 자주 오시던 분이셨다. 자주 오시는 분이라서 항상 친절하게 인사를 했는데, 아저씨께서는 가끔씩 시원한 음료수를 사주셨다. 

알바를 하느라 바쁜 나에게 수고를 하라는 의미로 가끔씩 사주신 음료수는 나에게 있어서 꿀맛이었다. 아저씨는 오실 때 마다 항상 문서 작성같은 것에 몰두 하셨다. 웬만하면 PC방에 와서 게임 등을 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아저씨만은 한글 프로그램을 띄우고 나서 글을 계속 치고, 도표 같은 것을 작성 하는 것을 많이 봤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한 실기 연습을 하셨던 것이다. 

집에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 묵혀 두고, PC방에 직접 와서 컴퓨터 실기 공부를 하셨는데, 500원이나 1천 원만 주면 컴퓨터를 한 시간 정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저씨가 편하게 들락날락거리셨던 것이다. 그래서 가끔씩 아저씨가 실기 연습을 할 때 모르는 것에 대해서 내가 조금씩 도와 드렸던 것이 인연이 되었다.

나는 오래 전에 이미 컴퓨터 자격증을 몇 개정도 따 놓은 상태이기도 하고, 대학교에서도 계속 배워 왔던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보다는 컴퓨터를 조금 더 잘 한다고 자부정도는 할 수 있는 실력이었다. 그래서 성심 성의껏 가르쳐 드리기도 하면서 친분을 쌓아 갔다. 

그렇게 PC방 아르바이트를 꽤 오랫동안 하면서 아저씨를 자주 뵐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같은 동네 사람이었다. PC방에서 인연을 만들기 전까지는 동네 길거리에서 지나쳐도 서로 모를 사이였는데, 알고 나니 자주 동네에서 마주 치면서 아저씨의 컴퓨터 자격증 획득 여부도 물어 보고, PC방에 오시면 내가 알고 있는 정보 내에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알려 드렸다. 

그러다가 나는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고 취직을 하게 된 후부터 아저씨를 자주 못 뵈었는데, 이번에 참치세트를 하나 사주셨다. 모르는 것에 대해 잘 가르쳐 줘서 고맙다는 표현을 참치세트 정도밖에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씀도 하셨다. 전혀 미안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내가 오히려 죄송했다. 
근황을 여쭤보니 아직도 아저씨는 컴퓨터 자격증 취득을 못 하셨다고 한다. 어린 나이의 사람들도 컴퓨터 실기를 따기란 쉽지가 않다. 필기야 어떻게 해서든 딸 수는 있어도, 실기는 어렵다. 

나도 과거에 몇 번씩 떨어진 적이 있는 경력이 있다. 그래도 열심히 컴퓨터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멋있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받는 도움을 쉽사리 여기며 지나치는 법이 없는 따뜻한 마음도 존경 받을 만 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쉽게 받을 줄만 안다.

가끔씩은 그런 도움들이 당연하다고 생각 하는데, 세상에 도움을 받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될 것 같다는 것을 아저씨를 통해 알았다. 나도 이렇게 따뜻한 선물을 받았으니, 아저씨께 보답 할 무언가를 생각 하고 있는 중이다. 
아저씨 덕분에 한동안은 내가 좋아하는 참치찌개를 엄마에게 자주 해 달라고 부탁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행복하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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